노환규 의협 회장, 미래의료정책포럼서 밀어붙이기 정부정책에 쓴소리
지난해 DRG 투쟁 때 병협 불참 "서운했다"…국민 공감대 형성 주력
노환규 대한의사협회장이 의사들만 포괄수가제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낼 것이 아니라 국민과 공감대를 형성, 국민과 함께 문제점을 풀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사립대학교의료원협의회 주최한 '미래의료정책포럼' 개회식에서 노 회장은 축사를 통해 "지난해 의협은 의료의 질이 떨어질 것이라며 건강보험정책심의원회를 탈퇴하고, DRG 의무 시행을 반대하고 나섰으나 국민을 위한 의협의 주장이 SNS 괴담으로 치부되면서 정부의 정책 강행을 막아내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당시 함께 DRG 반대 목소리를 내자는 요청을 외면한 대한병원협회에 대한 섭섭함도 털어놨다.
노 회장은 지난해 만난 대만의사회 부회장과의 대화를 소개하며 "DRG를 시행하면 최선의 다해 치료하려는 주치의와 최소의 의료자원으로 최대의 효과를 거두려는 경영진 간의 이해 상충 문제가 발생한다"고 우려했다.
"의사는 제도나 경제적인 면에 최선을 다할 것이 아니라 환자 치료를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밝힌 노 회장은 "의사들만의 목소리가 아니라 국민과의 공감대를 형성하고, 문제를 함께 풀어나가야만 한다"고 국민 여론을 강조했다.
노 회장은 "의협은 이번 7월 DRG 확대 시행에 적극적으로 반대하지 않겠다"면서 "제도 의무시행을 지켜보면서 지방의료원과 적십자병원 등의 부작용 사례를 수집해 국민에게 올바로 알리고, 공론화를 통해 문제를 함께 풀어나겠다"고 밝혔다.
미래의료정책포럼에 참석한 주요 인사들은 저수가와 함께 DRG제도로 인한 부작용을 걱정했다.
오제세 국회 보건복지위원장은 "GDP 대비 국민의료비는 미국이 한국(7.1%)에 비해 2배가 넘는 17.6%이고, OECD 평균도 9.5%에 달한다"며 "OECD 평균보다 30% 적게 의료비를 부담하면서 의료의 질은 상위권이라는 것은 의료인에게 희생을 강요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오제세 위원장은 "사회적 합의를 거쳐 저정비용을 부담하고, 국민과 의료계가 모두 만족할 수 있는 의료시스템을 만들어 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윤수 병협 회장은 "저수가로 병원 경영이 악화돼 있는 상황에서 DRG를 확대·시행하면 환자 쏠림현상이 심화되고, 출구 전략이 사라져 걷잡을 수 없는 위기가 올 것"이라며 "수가를 통제하기에 앞서 적정수가와 수가 조정기전을 마련하고, 환자분류체계를 다듬어 보완한 후에 시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보건사회부 장관을 역임한 문태준 의협 명예회장도 "현재 논의되고 있는 포괄수가제는 환자에게 고통을 주는 제도"라며 "충분한 준비없이 제도를 강행하고 있는 정부에 전적인 책임이 있다"고 쓴소리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