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상 교수팀… Fgf9 단백질 활성화 통해 모낭생성 가능성 입증
탈모증을 치료할 수 있는 새로운 물질이 한국과 미국의 연구진에 의해 처음으로 밝혀졌다.
권오상 서울의대 교수(서울대병원 피부과)·김창덕 충남의대 교수(충남대병원 피부과)와 조지 코트살렐리스 펜실베니아의대 교수 연구팀은 제9형 섬유아세포성장인자(Fibroblast growth factor 9, Fgf9)가 모낭을 생성시키는 중요한 인자임을 밝혔다.
사람의 머리카락 수는 약 10만개로, 모낭은 임신 8주째부터 7개월 사이에 모두 완성된다. 출산 후에는 새로운 모낭은 생기지 않고 평생에 걸쳐 그 수가 줄어든다.
그러나 연구팀은 2007년 생쥐의 피부에 상처를 낸 후 이를 치유하는 과정에서 표피와 진피의 성체줄기세포가 활성화돼 새로운 모낭이 생성되는 것을 최초로 밝혀냈다. 이는 그 전까지 모낭은 태아시기에만 발생된다는 상식을 뒤집는 결과이다.
연구팀은 이 연구의 연장선상으로 상처치유 과정에서 표피 재생이 이루어진 후 새로운 모낭이 생성되기 직전에 Fgf9 단백질이 진피층에서 급증하는 것을 관찰, Fgf9 단백질이 모낭 생성에 끼치는 영향을 실험했다.
생쥐의 피부에 상처를 낸 후 치유과정에서 대략 1㎠ 당 30개의 모낭이 새로 만들어진다. 연구팀은 상처치유 과정에 있는 생쥐의 피하에 Fgf9 단백질의 기능을 억제하는 항체를 투여한 결과 1㎠ 당 생쥐의 모낭이 1/3 수준인 약 10개가 생겼다. 그러나 유전자 조작생쥐모델에서 Fgf9 단백질을 정상보다 많이 작동하도록 한 결과 1㎠ 당 평소보다 5배 많은 150개의 모낭이 생겼다. 반면 Fgf9 단백질발현을 제거한 결핍생쥐모델에서 정상군에 비해 약 1/3 수준으로 감소하는 것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모낭은 진피에 있는 Wnt 단백질 발현이 증가하면서 생기는데 Fgf9 단백질이 Wnt 단백질 발현을 증가시켜서 모낭 발생 수를 조절하는 것으로 해석했다.
Fgf9 단백질은 주요 면역세포의 하나인 γδT 세포에서 분비되는데 생쥐에서는 γδT 세포가 진피층에 많이 있으나 사람에서는 세포의 수가 적으며 그나마 혈관주변에만 밀집돼 있다. 이런 차이가 상처치유 과정에서 생쥐에서는 새로운 모낭이 발생하나 사람에서는 흉터만 발생한다.
이번 연구는 사람에서도 Fgf9 단백질 활성을 조절함으로 새로운 모낭을 생성시킬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는 가운데 권 교수는 "Fgf9 단백질이 상처치유 과정에서 새로운 모낭의 재생에 직접적인 역할을 하고 있음을 확인했다" 며 "새로운 모낭을 만드는 방법으로 Fgf9 발현을 활성화시키거나 증가시키는 기전으로 탈모증의 치료에 응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 연구는 국제저명학술지 <네이처 메디신> 온라인판에 6월 2일자로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