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야심작 '4대 중증질환 보장방안'...의료계는 '싸늘'

정부 야심작 '4대 중증질환 보장방안'...의료계는 '싸늘'

  • 이석영 기자 lsy@doctorsnews.co.kr
  • 승인 2013.06.27 0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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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원마련 대책 없이 '퍼주기'...의협·병협 '비판' 입모아
국고지원 이행·강화 / 보험료 인상 / 건강세 신설 촉구

정부가 26일 발표한 '4대 중증질환 보장성 강화 추진계획'에 대해 의료계의 반응이 차갑다.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명확한 재원확보 방안 없이 일시적인 건보재정 흑자분을 쏟아붓는 방식의 보장성 확대는 부적절하다는 지적이다.

의협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보장성 강화 정책 시행에서 가장 우선시 되어야 하는 것은 확실한 재원확보 방안"이라며 "재원의 추가 확보 없이 보장성을 확대한다는 것은 사상누각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재원의 확보를 위해 국고지원 이행 및 확대, 적정수준의 보험률 인상, 특히 건강세 신설 등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이 반드시 전제되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또한 비급여 항목의 급여화는 반드시 적정수가가 담보돼야 하며, 4대 중증질환 보장 관련 필수 및 선별 급여의 정의 및 범위 설정 등에 대해서도 의료계와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의협은 "현재의 건강보험 체계가 중증질환 비용에 초점을 맞추고 향후 진료비 증가폭을 심화시키는 만성질환 관리에 대한 정책은 없는 실정"이라며 "4대 중증질환 우선 보장에 따른 타 질병과의, 소득계층과의 형평성 문제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4대 중증질환 보장강화는 대형병원의 환자 쏠림현상을 더욱 가속화시킬 것이 분명하므로, 일차의료 강화를 위한 정책이 우선적으로 시행되어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송형곤 의협 대변인은 "건보재정의 흑자 자체가 경제 악화로 인해 국민들의 의료기관 이용률 하락 등 시적인 현상일 가능성 많다"며 "재정 부족 부분을 어떻게 채울것인지에 대한 현실적인 대안 없이 보장성 강화 제도가 나오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 "정부 방안이 시행되면 의료기관에서 많이 행해지고 있는 비급여가 급여로 전환될 것"이라며 "급여화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국민의 건강을 위해서 얼마나 필요한 것인가이며, 적정수가 보전 역시 반드시 수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선별급여 항목에 대해서도 우려의 시각을 나타냈다. 송 대변인은 "선별급여의 취지가 비급여 항목을 어느정도 인정한다는 점에서는 공감하지만, 현재와 같이 삭감이 부분별하게 이뤄진다면 취지가 무색해 질 것"이라고 밝혔다. 또 중증질환이 아닌 질환과의 형평성 문제, 본인부담금 비율을 정하는 문제에 있어서도 시민사회단체와 전문가단체의 입장이 반영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병원계도 "의료공급자 희생 강요하지 말라"

4대 중증질환 보장성 강화 방안의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받게 된 병원계도 우려의 목소리를 높였다. 대한병원협회는 같은 날 성명을 내어 "국민의 의료비 부담을 덜어준다는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적정수가 보전에 대한 확실한 담보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밝혔다. 특히 비급여 항목을 급여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적정수가를 보전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나춘균 병협 대변인은 "암·심장질환·뇌혈관질환·희귀난치질환 등 4대 중증질환 진료항목 중 비급여를 급여로 전환하면서 가격과 적용범위를 결정할 때 환자별 특성과 의료기관별 투입비용 등을 반영해야 한다"며 "손실을 보전할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4대 중증질환자를 많이 진료하는 상급종합병원은 올해 1/4분기 급여비가 2.1% 감소했고, 종합병원은 감소율이 5.7%에 달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비급여를 무리하게 급여로 전환하면 병원경영난은 심각한 국면에 빠져들게 된다"고 대책을 호소했다.

특히 "정부가 9조원에 달하는 재원확보 방안으로 제시한 '보험 재정의 효율적 관리'는 결국 의료공급자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겠다는 의미"라며 "보험료율 인상 을 비롯한 추가적인 재정확보 방안이 마련되지 않으면 결국 공급자의 희생만 강요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자 현 정부가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는 4대 중증질환 보장성 강화 방안에 대해 의료계가 시작부터 냉담한 반응을 보임에 따라, 앞으로 제도의 구제적인 실행 단계에서 마찰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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