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료비 지연, 고소·고발 남발..."특정 손보사 환자 자보 적용 배제할 수도" 경고
최근 A 손해보험회사는 한 의료기관이 간호사와 간호조무사가 조제행위를 했다며 진료비 삭감 및 환불을 요구했다.
원내조제가 가능한 의료기관의 경우 간호사 및 간호조무사 조제행위에 대한 의사의 지시·감독 범위는 법적으로 명확하지 않은 상태여서 개별 판례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법원의 최근 판례에 따르면 의사의 지시·감독 범위는 의료기관의 규모, 조제실의 위치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기도 하다. 하지만 A 손보사는 판례를 무시한 채 의료기관을 상대로 고소·고발을 남발하고 있다.
B손보사는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업무협정서의 형태를 띤 일명 '노예계약서'를 만들어 서명할 것을 강요해 물의를 빚었다. 협정서 내용을 보면 의료기관은 자동차보험 환자를 치료할 때 손보사 요구에 성실히 따라야 하며, 심지어 8급 이하 환자의 경우 매월 통원율 70%를 강제로 지켜야 한다는 등 의사의 의학적 판단을 무시한 비상식적인 내용들이 담겨 있다.
보험사에 가입한 사고 환자를 치료한 의료기관에 대해 갖은 명목과 이유를 만들어 진료비 지급을 지연하고 진료내역을 문제 삼아 각종 고발과 고소를 남발하는 일부 손보사에 대해 의협이 강력한 대응을 예고했다.
대한의사협회는 26일 성명을 통해 "대다수 선량한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무분별하게 자행되는 손보사의 횡포가 심해지고 있다"며 "더 이상 묵과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의협은 "손보사의 이익창출을 위해 더 이상 의료기관이 희생양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지적하고 "어떠한 경우에도 의사의 진료권이 침해받는 경우가 발생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의사의 진료권을 침해하는 형태의 손보사-의료기관 사이의 업무협약을 즉각 중지하고 손보사의 비상식적인 행태에 대해 공개적인 사과를 요구한다"고 밝혔다.
7월부터 시작되는 자동차보험의 진료비의 심평원 위탁심사를 계기로 손보사들이 비상식적인 간섭을 중단할 것도 촉구했다.
의협은 "손보사의 고객을 진료하는 의료기관을 존중하고 협조하는 등 손보사의 철저한 자기반성과 상생을 위한 자정노력을 촉구한다"면서 앞으로 손보사의 횡포가 지속될 경우 해당 손보사의 환자 진료의 자동차보험 적용을 배제하는 등 모든 방법을 동원해 강력히 대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