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1명 벌금형, 업체 관계자 징역 8월·집행유예 2년
"리베이트 사실 몰랐다" 의사 17명, 검찰 구형 받아
동아제약 리베이트 사건에 대한 공판이 막바지를 향해 가고 있다．
22일 의사 18명 가운데 1명이 검찰로부터 벌금형을 구형받은 것을 시작으로, 오는 8월 26일 피고인 2명에 대한 마지막 심문 및 최종변론, 검찰 구형이 이어질 예정이다.
하지만 공소사실을 인정하고 재판부의 판결을 따르겠다고 인정한 피고인에게 검찰이 벌금 1000만원에 추징금까지 구형을 내린 것을 고려하면, 동아제약으로부터 리베이트를 받는 사실을 몰랐다고 주장하면서 계속 재판을 진행해 온 피고인들에 대한 구형은 수위가 더 높을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어 재판 결과에 따른 파장이 클 것으로 보인다．
동아제약 리베이트 사건으로 정식기소 된 의사 18명은 지난 4월 26일 서울중앙지방법원(2013고합242/재판장 성수제) 417호 법정에서 첫 재판을 받았다. 또 이날 재판에서 12명을 제외한 의사 6명은 공소사실을 인정하고 최종변론을 하지 않기로 해 의사 12명만 3개월 동안 재판을 받아왔다．
22일 진행된 공판에서는 의사 12명(피고인)에 대한 심문이 진행됐는데, 피고인 대부분은 검찰의 공소사실을 인정했으나, 동영상 강의자료에 대해 강의료를 지급받은 사실을 놓고 몇몇 피고인들의 의견이 엇갈렸다．
먼저 피고인 의사 B·C·D씨는 동영상 강의자료를 만들고 동아제약으로부터 대가성으로 리베이트를 받는다는 사실을 몰랐거나, 전문 컨설팅업체를 통해 진행했기 때문에 합법적인 것으로 알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피고인 B씨는 "동아제약 영업사원으로부터 강의 제안 및 강의료 지급에 대한 얘기를 들었고, 동영상 강의자료 제작은 전문 컨설팅을 통해 진행된다고 해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또 "강의자료가 부족하다고 판단해 자료를 보완해서 촬영을 했다"며 "동아제약에서 대가성으로 리베이트를 주는 사실을 알았다면 강의수락을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피고인 C씨도 "전문컨설팅업체와 계약을 하고 강의자료를 만들었으며, 강의료도 컨설팅업체로부터 받은 것이지 동아제약으로부터 받은 것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또 "강의자료 제작에 투입한 시간과 노력에 비해 강의료를 과하게 받은 것은 인정하지만, 저작권에 대한 비용, 그리고 앞으로 클릭수에 따라 발생할 비용이 미리 계산된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강의료가 리베이트라는 생각을 전혀 못했다"고 말했다．
D씨도 "전문컨설팅업체와 계약을 하고 동영상 강의제작을 했는데, 특정 제약사 뿐만 아니라 다수의 제약사 직원들에게 교육용 자료로 쓰인다는 것으로 알고 동영상 강의에 응했다"며 "동아제약 직원만 강의자료를 보는 것이었다면 참여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동영상 강의료와 설문조사에 대한 비용지급이 리베이트였다는 것을 인정한 피고인들도 있었다．
E씨는 "의사가 아닌 부인이 강의자료 제작에 참여했으면 한다는 제안을 동아제약 영업사원으로부터 들었고, 이를 허락했다"며 대가성으로 강의료가 지급될 것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음을 시인했다. 하지만 "부인이 강의료를 받은 것이어서 문제될 것이 없다고 생각했다"고 강조했다．
이밖에 F씨는 "동아제약 영업사원으로부터 병원 경영과 관련된 설문조사를 하는 것은 합법적이라는 말을 듣고 안심했지만, 설문조사에 대해 지급된 비용 일부는 대가성이 있었다는 것은 인정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설문조사를 하고 수수료를 받는 것이 문제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법적으로 잘 따지지 못한 잘못도 인정한다"며 "기분이 착잡하다. 내가 왜 이자리에 있는지 잘 모르겠다"고 착잡한 심경을 밝혔다.
피고인 심문이 길어지자 재판부는 나머지 피고인 2명에 대한 심문과 최종변론, 그리고 검찰 구형을 오는 8월 26일 오전 10시 417호 법정에서 진행키로 했다. 또 최종변론까지 마친 피고인 15명에 대한 검찰구형은 8월 26일 오후 2시에 하기로 했다． 최종선고일도 이날 확정키로 했다．
이밖에 약사법 위반으로 재판을 받고 있는 동아제약 관계자들에 대한 재판(2013고합241/재판장 성수제)도 8월 26일 오후 4시에 1차 증인심문을 하고, 9월 9일 2차 증인심문·피고인심문에 이어 검찰구형까지 내리기로 했다．
동아제약측 공판에서는 동아제약 관계자를 비롯해 내부고발자, 컨설팅업체 관계자, 한국제약협회 임원 등이 증인으로 출석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공판에서 검찰측은 동아제약 물품구매대행 및 광고대행 등에 관여한 에이전시 관계자 2명에게 각각 징역8월에 집행유예 2년을 구형해 동아제약 측 피고인들에 대한 구형도 리베이트 쌍벌제 이후 최대규모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정식기소에 따른 재판이 마무리되면 약식기소된 의사 91명에 대한 공판도 오는 9월 16일 오후 2시 서울중앙지방법원 417호 법정(법관 송영복)에서 처음으로 열릴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