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계, 의료인력·인건비·응급의료 등 정책 지원 건의
간호등급제 개선·진료의뢰 및 회송 수가 현실화 필요
수도권 초대형병원으로 환자 쏠림 현상을 해소하기 위해 지역의료의 허리 역할을 하는 중소병원을 지역거점병원으로 지정, 지역의료서비스 이용을 활성화해야 한다는 건의가 나왔다.
대한병원협회(회장 김윤수)·대한중소병원협의회(회장 백성길)는 29일 "군 지역 주민의 17%만이 해당 지역내 의료기관을 이용할 정도로 원정진료가 늘어나면서 의료 이용의 지역적 불균형이 심화되고, 지역의료 역할이 붕괴되고 있다"며 "지역사회의 중심 역할을 하는 중소병원을 지역거점병원으로 지정, 의료인력·서비스 질 관리·인건비 등을 지원해야 한다"고 밝혔다.
3개 단체는 지역거점병원 육성을 위한 정책 건의서를 곧 보건복지부에 제출할 예정이다.
병협은 "정부에서 추진 중인 4대 중증질환 보장성 강화 정책으로 인해 가격탄력성이 낮은 첨단 필수의료서비스 제공 기능이 강한 대형병원으로 환자집중이 더욱 심화되고, 지역단위 의료서비스 제공 시스템이 위축될 것"이라며 "지역의료를 활성화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병원계는 지역·인구수 및 연령대별 구성비·의료기관 접근성 등을 고려해 종합병원(종합병원이 없는 곳에는 병원) 중에서 지역거점병원을 지정할 것을 제안했다. 지정기준으로는 일정 비율 이상의 의료급여환자 진료 유지·개방병원 운영·지역응급의료센터 수준의 응급의료 제공·지역 내 의료종사자 자질 향상 위한 교육 수행 등을 제시했다.
병원계는 지역거점병원들이 만성질환관리의 컨트롤 타워 역할을 수행토록 하고, 지역사회 의료자원의 통합·조정을 통해 효율적으로 의료자원을 배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의료기관 도산 후 신용불량자로 전락해 취업 제한을 받고 있는 의사들에게 지역거점병원에 근무할 수 있도록 진료기회를 부여함으로써 사회적 명예 및 신용 회복과 지역의 의료인력 수급 부족 문제를 해소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들 단체는 지역거점병원의 경우 대학병원에 비해 낮은 중증도의 진료서비스를 제공하는 현실을 반영, 간호등급 기준을 완화하고, 간호사를 비롯해 간호조무사·응급구조사 등이 팀간호체계에 참여할 수 있도록 제도화해 줄 것도 함께 건의했다. 아울러 지역거점병원 지원 방안으로 진료 의뢰·회송 수가의 현실화를 통해 지역거점병원과 지역 내 의원급 의료기관간 원활한 진료협력체계를 구축하고, 효과적인 만성질환 관리 및 건강증진을 도모할 수 있도록 해 줄 것도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