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건강' '의학발전' 두 가치 지켜낸다"

"'국민건강' '의학발전' 두 가치 지켜낸다"

  • 김영숙 기자 kimys@doctorsnews.co.kr
  • 승인 2013.08.24 0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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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의학한림원 제5대 남궁성은 회장

남궁성은 가톨릭의대 명예교수(산부인과학)가 지난 2월 1일 제 5대 대한민국의학한림원회장에 취임했다. 의학한림원은 의학계 석학들의 모임으로 대한민국학술원에 비견되는 단체다.

내년에 10년을 맞이하는 의학한림원의 수장이 된 남궁성은 회장을 만나 지난 9년의 발자취와 앞으로의 비전에 대해 들어봤다.

 

▲ ⓒ의협신문 이정환 기자

보통은 의학 학술단체하면 대한의학회를 떠올리게 된다. 의학한림원의 탄생에 의학회가 모태 역할을 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두 단체의 역할이나 차이점은 무엇인가?

- 미국에서 보건의료관련 국가 정책을 수립하는데 가장 큰 역할을 하는 곳이 보건성과 미국의사회(AMA), IOM(Institute of Medicine)을 꼽을 수 있다. 세 곳이 협력해 국가 정책를 결정하는데 이중에서도 IOM이 중심 역할을 한다.

의학한림원은 미국의 IOM을 모델로 출발했다(IOM은 미국에서 정책결정자와 대중에게 의학 및 건강 이슈에 대해 공정한 조언을 하는 비영리·비정부기구로, 뉴욕타임즈는 IOM을 가장 존경받고 권위있는 보건의학관련 조언자로 꼽고 있다).

의학회는 교수·학회·수련업무, 기타 세부적인 학술 활동을 하지만 의학한림원은 '국민의 건강'과 '의학발전'이라는 두 가지 큰 틀을 가치로 삼고 있다.

자동차를 예로 들면 의학회가 차의 내부 엔진이나 필요한 IT 등을 논하는 것이라면 의학한림원은 운전하는 사람이 도덕적으로 윤리적으로 차 운전을 잘하느냐, 운전은 어떻게 하는 것이 올바르고 정당한가를 따지는 역할이다.

또 가장 큰 특징은 의사 편도, 정부 편도, 환자 편도 아닌 불편부당함이다. 이처럼 이해관계를 떠난 단체이므로 우리가 정당한 것을 논의하고 이를 국가가 수용하면 미국처럼 국가적 정책으로 채택할수 있을 것이다

여기에 윤리성을 중요시하므로 회원들의 회비가 주요 재원이며, 의학회·대한의사협회의 지원금을 받지만 제약회사로 부터는 일체 기부 받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대한민국 의학한림원의 최종 설립 목표는 높은 자율성과 윤리성을 가진 석학들에 의한 수준 높은 연구업적이 한국 의과학수준의 향상에 도움이 되도록 하고, 이것이 국가 정책에 반영돼 국민건강 향상에 도움이 되도록 하는데 있다.

'국민의 건강'과 ' 의학발전'에 방점을 두셨는데 지난 9년간 이룬 성과물들은 어떤 것들이 있나?

- 소금, 비만 등 국민건강에 직결된 이슈들을 발굴해 포럼을 열어 전문가들의 토론을 거쳐 단행본을 발행했다. 2006년과 2010년 두번에 걸쳐 한국의학연구업적 보고서를 발행했다.

우리나라 의학연구수준을 평가하기 위해 한국 학자들이 세계의학잡지에 발표한 논문수와 피인용횟수를 집계한 것으로, 1974년부터 2009년까지 40여년간 한국의학이 어떻게 발전했고, 한국의학이 세계의학 속에서 어떤 위치에 있으며, 세계의학발전에 어느 정도 기여했는가를 알수 있는 중요한 자료다. 전임 회장님과 관련 위원회가 수행한 매우 훌륭한 업적이다.

현재 1년에 2~4개 정도의 연구를 수행하고 있는데 IOM은 대단위 연구만 연간 50개 정도를 수행한다. 의학용어원탁회의도 꾸준히 열어 의학용어표준화에도 힘써왔다.

의학용어표준화작업에 상당한 에너지를 쏟아 왔다. 하지만 대한의사협회의 용어위원회와 중첩되는 부분도 있다.

- 우리나라 의학용어가 상당히 복잡하다. 중국의학에 이어 근대에는 독일의학의 영향을 받은 일본의학, 그리고 미국의학이 들어왔다. 여기에 급속한 의학발전에 따라 새로운 용어들이 많아지고 있다.

의협의 의학용어위원회가 5집 발행까지 잘 해줬다. 하지만 실제 사용자인 의사들이 불편해 하는 것도 사실이다.

최근 노환규 의협 회장과 김동익 의학회장을 만나 3곳이 통합위원회를 운영하기로 했다.

각 분과학회의 의견을 경청해 공정하고, 말썽없는 용어집을 2년 내에 만들기로 의견을 모았다. 모든 과정은 의협이 주도하고, 의학한림원은 토론을 통해 학술적인 힘을 보태기로 했는데 좋은 용어집이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

많은 의학자들이 의학한림원에 이름을 올리는 것을 의학자로서 큰 영예로 생각한다. 하지만 그 문이 상당히 좁은 것으로 소문 나 있다.

- 산부인과 내과, 외과 등 각 분회의 추천을 통해 총회에서 회원을 결정하는데 과별 편차가 심한 편이다. 특히 내과의 경우는 훌륭한 학자들이 많다 보니 들어오기 힘든 것이 사실이다. 회원 가입 여부는 원장인 나도 관여할 수 없다. 이와 관련해서 인사위원회에서 불평등한 부분은 고치려고 많이 고민하고 있다. 현재 회원은 388명이며, 90%는 의사 출신이다.

내년 4월이면 창립 10주년이 된다. 지난 9년을 어떻게 평가하고, 10주년 행사는 어떻게 계획하고 있나?

- 행사 위주 보다는 앞으로 의학한림원을 어떻게 발전시켜 나갈 지 정체성에 대한 토론회를 생각하고 있다. 지금은 사람 중심의 운영방식이지만 시스템으로 가야한다고 생각한다.

사실 지난 9년은 굉장히 힘들었다. 하지만 훌륭한 회장과 월등한 능력의 회원 등 훌륭한 인적 자원이 있었기에 여기 까지 왔다.

거듭 이야기 하지만 의학한림원은 이익단체가 아니다. 병원협회가 병원, 대한의사협회가 의사, 의학회가 학회의 이익를 대변하지만 의학한림원은 이 모든 이해관계를 떠나 있다. 국가도, 의사도, 병원도, 환자도, 어느 일방을 위한 것이 아닌 대법원과 같은 윤리적 기반위에 바르고 정당한 단체를 만드는 것이 우리의 지향점이다.

개인적으로는 그동안 병원에서 과장부터 의무원장, 학회 이사장, 국제학회조직위원장, 사립대의료원장협의회장 등 많은 일들을 해봤다. 아직 조직은 작지만 큰 역할을 할 수 있는 단체며, 큰 보람을 느끼게 하는 일이다. 한분 한분 귀하고 점잖은 분들을 모시고 일하면서 많이 배운다. 임기중 한림원의 거름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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