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한국의료 글로벌 진출 활성화 토론회서 정부·의료계 한목소리
해외환자 유치를 활성화하기 위해 규제 일변도의 정책 노선을 지양하고, 특별법 제정으로 숨통을 틔워야 한다는 데 정부와 의료계가 한목소리를 냈다.
현재 세계 16개국에 국내 91개 의료기관이 진출한 것은 중소병원의 자발적 노력에 따른 성과로,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서는 의료규제 완화 등 정부 차원의 제도적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이다.
박인석 보건복지부 보건산업정책국장은 27일 국회 의원회관 소회의실에서 열린 '한국의료 글로벌 진출 활성화를 위한 정책 토론회'에서 주제발표를 맡아 병원·의료수출 지원책을 공개했다.
박 국장은 "해외환자 유치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먼저 자신감을 가져야 한다. 대한민국은 한강의 기적을 이룬 자랑스런 나라"라면서 "보건의료를 바라보는 시각이 아직도 공공재라는 인식에 머물러 있어 산업적 가치가 경시된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보건복지부에서도 그 동안 규제만 하다가 의료산업을 육성하려니, 나부터 사고를 바꿔야겠다고 생각한다"며 "전국민 건강보험이라는 튼튼한 토대 위에서 산업화를 추진하면 두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그간 국내 의료기관의 해외진출 성과가 정부 개입 없이 병원 스스로 해냈다는 점을 언급하면서 "제도적으로 아직 손볼 곳이 많다"고 했다. 2017년 해외환자 50만명 유치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보험사가 환자 유치를 할 수 있도록 허용해야 한다고도 설명했다.
민간 유치채널을 다양화하기 위해서는 국내 주요병원이 해외보험사의 가맹기관으로 지정되도록 적극 지원함과 아울러 보험사의 보험계약과 연계한 외국인 환자 유치를 허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정부는 해외에 진출할 때 투자허용 가능방안, 수익환수 등에 대한 세부지침을 마련하고, 필요한 경우 특별법 제정 등 제도화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이날 정책 제언을 주제로 발표를 맡은 전병율 연세대학교 보건대학원 교수 또한 병원 진출을 위한 투자 장벽해소를 위한 우선과제로 의료법인의 해외병원 투자 촉진을 위한 법령 개선을 제안했다.
전 교수는 "의료법인의 해외병원 투자가 촉진되면 수익금이 국내 의료법인으로 귀속되고, 투명한 자금과 회계관리를 위한 제도적 장치가 마련돼야 할 것"이라면서 "해외 수익금의 국내 송금 애로 해소를 위한 정부간 협력강화도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의료현장에서는 보다 많은 해외환자를 유치하기 위해 일반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코리아 그랜드 세일'과 같이 실질적인 혜택을 제공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보건산업진흥원에 따르면, 지난해 외국인환자는 외래 평균 162만원, 입원 평균 910만원의 진료비를 지출했다. 이는 한국을 찾는 일반 해외관광객 보다 월등히 높은 지출금액이다.
최건 우리들병원장은 "일반 관광객의 경우 '코리아 그랜드 세일' 혹은 '서울 섬머 세일'과 같은 쇼핑 프로모션에 많은 유통업체들이 참가하고 있다"면서 "해외환자와 동반인에게 가장 부담되는 항공료를 비롯해 숙박, 쇼핑에서 면세율 적용 등 실감할 수 있을 정도의 혜택을 제공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현재는 각 병원들이 현지 병원 설립을 위해 대부분 SPC를 설립해 투자하고 있고, 개인 명의로 이뤄지고 있다. 이는 사실상 병원 진출이라 보기 어렵다"며 "의료법인이 직접 해외에 투자해 병원을 설립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조성된다면, 법인 차원의 해외진출이 활성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