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의대회 후속조치 발표 직후 각오·신념 피력
"잘못된 의료제도 근본 개혁...마지막 믿음 달라"
의사 인권 탄압에 저항하기 위한 투쟁을 선포한 노환규 대한의사협회장이 투쟁에 임하는 각오와 소신을 밝혔다.
노 회장은 12일 자신의 SNS를 통해 지난 임기동안의 소회를 밝히고 회원들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며 사과의 뜻을 먼저 전했다.
노 회장은 "의협회장의 자리에서 처음으로 회무를 수행하면서 지금까지 다양한 시도를 했다"며 "물러터진 의협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정부와 7개월간 대화를 단절하고 대립각을 세우기도 했었고, 토요휴무투쟁도 했었으며, 국민의 신뢰와 의학적 권위의 회복을 위한 다양한 노력들도 했었다"고 밝혔다. 정부를 설득하는 등 상호간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노력한 사실도 언급했다.
이 같은 다양한 방식의 시도들은 의협이 추구하는 궁극의 목적인 '올바른 의료제도의 확립'에 다가가기 위한 것이었으나, 결과적으로 득보다 실이 많았다고 자평했다.
노 회장은 "공개하기 어려운 내부적인 성과도 있었으나, 성과보다는 훨씬 더 크게 잃은 손실이 있었다"며 "그것은 바로 많은 회원들이 갖고 있었고 지금도 간절히 필요한 '희망'"이라고 말했다.
이어 "최선의 방법으로 회원들에게 변화와 희망을 주기위해 노력했고, 그것은 성공적인 투쟁을 위한 준비이기도 했다"며 "그러나 나의 생각과 방법이 틀렸음을 인정한다"고 밝혔다. 또 "결과적으로 회원들에게 희망을 줘야 할 의협 회장이 오히려 회원들로부터 희망을 앗아간 사람이 됐다"며 "용서를 빈다"고도 말했다.
지금까지 의협이 진행해 온 전략·전술 보다는 전면적인 단체 행동이 필요한 상황이라는 점을 시사했다.
노 회장은 "내가 생각했던 계획을 앞당기고자 한다"며 "편법과 불법을 동원해야 경영이 유지되는 원가 이하의 저수가제도와 그 원인이 되는 일방적인 수가결정구조, 의사의 기본권을 불인정하는 도가니법, 원외처방약제비 환수, 부당한 삭감, 리베이트쌍벌제의 소급처벌, 수진자조회, 수십가지가 넘는 의사면허정지 요건들, 이 모든 것을 다 걸고 잘못된 의료제도의 근본적인 개혁을 요구하는 총 궐기에 나서고자 한다"고 밝혔다.
특히 "회원들께서 마지막으로 믿음을 주신다면 앞장서서 전면 투쟁을 진행하겠다"며 투쟁에 대한 동참과 지지를 호소했다.
의협의 투쟁이 내부 갈등의 국면전환을 위한 것이라는 일부의 시각에 대해서도 단호한 입장을 밝혔다. 노 회장은 "(투쟁 선언을) 면피용이나 국면전환용으로 생각한다면, 기꺼이 일부 대의원들이 추진하는 탄핵을 받고 물러나겠다"고 말했다.
앞서 의협은 7일 전국 의사 대표자 결의대회를 열고 리베이트 쌍벌제, 도가니법 등 의사의 인권을 억압하는 제도의 개선을 위한 투쟁에 나설것을 다짐했다. 이에 대한 후속조치로 투쟁준비위를 조직하고 전국 시도의사회 산하 시군구의사회 반모임을 재조직해 회원들의 참여를 이끌어낸다는 계획을 수립했다. 또 리베이트쌍벌제 소급처벌, 원외처방약제비환수 등 대표적인 의사 인권탄압 제도에 대한 반대 서명운동과 탄원서 제출운동을 벌이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