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성명 "교육자로서 자질 상실...솜방망이 처분이 웬 말" 엄벌 촉구
국내 굴지 대형병원 교수 성추행 파문과 관련, 피해 전공의 중 한 명이 소속된 병원에서 해당 교수의 교육자로서의 자질을 문제 삼으며 단호한 처벌을 공개적으로 요구해 추이가 주목된다.
본지 취재결과 피해 전공의들은 문제 교수가 재직 중인 A병원이 아닌, 건국대학교병원과 베트남에서 A병원으로 각각 파견수련을 왔던 '외부인'이었다.
우수한 수련환경을 자랑하는 대형병원에 파견근무를 보낸 전공의가 성추행을 당했다는 뜻밖의 소식을 접한 건대병원 교수와 전공의들이 A병원의 시대착오적인 대처를 고발하고 나선 것이다.
건국대병원 교수협의회와 전공의협의회는 30일 성명을 내어 "서울 소재 대표적인 대형병원에 파견근무간 본원 전공의가 성추행 당한 사건과 이를 무마하려는 수련병원의 대처를 고발한다"면서 이 같이 밝혔다.
앞서 10월 사건 당일 가해자인 지도전문의는 파견 나온 여전공의 2명을 자신의 차에 태워 가슴 등 신체 일부분을 만지면서 성적 수치심을 유발하는 발언을 하고, 강한 거부에도 물리적인 힘으로 계속 추행을 시도한 혐의다.
두려움에 떨던 전공의는 즉시 해당 병원에 사건을 보고하고 가해자 해직을 요구했지만, A병원이 교수에게 내린 처분은 감봉과 직위이동에 그쳐 솜방망이 처분 논란이 불거졌다.
오히려 피해 전공의에게 연락해 지속적인 회유와 설득으로 사건을 무마하려 했다는 후문이다.
건대 교수와 전공의들은 "교수이자 지도전문의로서 이 같은 비도덕적, 비교육적인 행위를 자행한 것은 교육자로서 본연의 의무와 책임을 망각한, 있을 수 없는 행위"라면서 "대한민국의 대표병원이 사건을 해결하려는 대응방식은 차후 의료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을 극히 미미한 처분"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교육자로서의 자질을 상실하고 의료인 전체의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한 가해자에게 적법하고 단호한 처벌을 강력히 요구한다"며 "전공의에게는 정신적 피해에 대한 보상과 함께 병원에서 또다시 불미스러운 사건이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피해 전공의측은 대한전공의협의회, 소송대리 변호사와 함께 31일 오후 3시 대한의사협회 3층 회의실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가해 교수에 대한 형사 고소를 즉시 진행키로 했다.
앞서 전공의 폭행 관련 대응지침을 다룬 프로토콜을 대대적으로 배포한 대전협은 성추행 위험에 노출된 전공의들을 위한 2차 프로토콜을 조만간 공개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