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국민건강특위, 건강보험발전분과 첫 회의
보건의료 6단체 초청 의견청취 ...의 "신뢰회복이 먼저"
건강보험 제도개선이 필요하다는 큰 틀에서는 공감대가 형성되었지만 세부안에 대해서는 여전히 이견이 엇갈렸고, 방향성 부재로 '용두사미 위원회'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새누리당 국민건강특별위원회는 4일 국회의원회관에서 특위 건강보험발전분과(분과위원장 김현숙 의원) 첫 회의를 열었다.
새누리당은 지난 1월 의료영리화 논란에 대한 일종의 대항마로, 의료정책 및 건강보험제도 개선을 위한 정책기구로 당내에 국민건강특위를 발족했다.
특위는 산하에 원격의료 등 의료산업 이슈를 다루는 의료서비스 발전 분과와 건강보험발전 분과를 두고 있다.
방향성 부재 등 한계..."'자리를 위한 자리' 안된다"
건강서비스발전분과의 공식활동은 이날 회의가 처음으로, 분과는 이날 의·병협 등 보건의료 6단체 관계자들을 직접 초청, 공급자들의 입장을 여당 의원들에 전달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했다.
건강서비스발전분과는 회의를 앞두고 각 단체에, 단체별 '건강보험제도 개선 요구사항'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는데, 이를 두고 결국 특위 회의 또한 과거 여러차례 이뤄져왔던 유사한 회의들의 '재판'에 그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특별한 방향성이나 목표 없이 '공급자단체들의 애로사항을 듣고, 정부가 제도개선을 고민하는' 선에서 그쳐왔던 기존의 회의들을 그대로 답습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다.
최재욱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소장은 "제도개선 요청사항을 발표문 내용으로 내 달라는 특위의 요청을 받고 또 다시 자리를 위한 자리, 자료를 위한 자료를 만드는데 그치는 것 아니냐는 생각에 실망감이 컸다"고 운을 뗐다.
그는 "건강보험의 문제를 얘기하자면 의료기관종별 기능 재정립이나 건강보험 의사결정 구조 합리화 등 다양한 것들이 있겠지만, 그런 각론보다는 어떻게 의견을 모아갈지, 최소한의 가이드인을 가지고 이야기를 풀어나갔으면 한다"면서 "협상과 토론, 합의를 위해서는 서로간의 신뢰가 우선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덧붙여 최 연구소장은 "의협 집행부가 회무를 시작한지 1년 반이 지났지만 '국민이 행복해야 의사가 행복하다''국민이 행복한 의료제도를 만들자'는 기조는 단 한번도 바꾸지 않았다"고 강조하고 "핵심은 국민행복을 위해 건강보험의 틀거리를 바꾸자는 것, 공급자가 업자 처지가 되지 않고 정부 파트너로서 함께 그 틀을 바꾸자는 것이다. 신뢰가 생긴다면 무수히 많은 변화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영민 대한약사회 부회장 또한 "오늘의 논의가 단순히 협회의 의견을 청취하는 선에서 그치는 것인지, 실제 제도개선의 시발점이 될 수 있는 것인지 의문스럽다"는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이와 관련 김현숙 분과위원장은 "건강특위의 역할은 정부와 공급자, 수요자들의 입장을 모두 청취한 뒤 바람직한 제도개선 방향을 코디네이션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 "공급자단체를 비롯해 각계의 의견을 들은 뒤 정책방향을 결정하고 입법하는 작업 등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입장을 전했다.
"합리적이고 필요하다면 조정될 수" 정부도 뜨뜻미지근
일부 직역단체들은 직역 안팎을 아우르는 주요 현안들을 설명하고, 적극적인 제도개선을 요청하기도 했다.
최근 복약지도 의무위반시 과태료를 골자로 하는 법률 개정으로 '폭탄'을 맞은 대한약사회는 이날 복약지도 의무화에 따른 수가 신설과 함께, 65세 이상 약제비 정액구간 상향조정 등을 제도개선 방안으로 건의했다. 대한한의사협회는 4대 중증질환과 치매에 대한 한방 보장성 강화와 한방수가 현실화를, 대한간호협회는 간호관리료 수가인상 등을 요구했다.
이에 대한 정부의 입장은 기존의 것들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이동욱 보건복지부 건강보험정책국장은 "말씀하신 사항들은 그간 여러차례 건강보험제도개선 요구로 다뤘던 내용으로 안다"면서 "특위 활동과 함께 충분한 논의를 거쳐, 합리적이고 필요한 부분에 대해서는 충분히 조정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건강보험제도와 관련된 정부의 주된 고민으로 ▲의료제도의 발전 ▲국민부담과 재원조달 ▲의료전달체계와 이용행태 개선 등을 꼽은 뒤 "국민들의 의료서비스 수준을 높이고, 질 좋은 의료를 보장한다는 취지에 맞춰 방법을 찾아간다면 특위를 통해 대안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회의에는 심재철 새누리당 건강특위 위원장·김현숙 건강특위 건강보험발전분과위원장·박인숙 의료서비스발전분과위원장·문정림 의원·신의진 의원·신경림 의원 등이 참석했다.
공급자단체에서는 최재욱 의협 의료정책연구소장·정영호 대한병원협회 정책위원장·이영민 대한약사회 부회장·양수 대한간호협회 부회장·이진욱 대한한의사협회 부회장·마경화 대한치과협회 부회장 등이 자리를 함께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