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병 초기 치료의 열쇠, 내장지방에 숨어있다?

당뇨병 초기 치료의 열쇠, 내장지방에 숨어있다?

  • 이정환 기자 leejh91@doctorsnews.co.kr
  • 승인 2014.04.01 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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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연구진, 조기 당뇨병 환자 내장지방 신호물질 최초 규명
정상인-당뇨병 환자 내장지방서 분비되는 신호물질 중 가장 차이 나는 6개 찾아

국내 연구진에 의해 당뇨병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다고 보여지는 신호물질이 최초로 보고돼 앞으로 조기 당뇨병 치료의 열쇠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최성희 서울의대 교수(분당서울대병원 내과)를 비롯한 다학제 융합연구팀(박경수 서울의대 내과, 이상원 고려대 화학과, 황대희 대구경북과학기술원)이 정상인과 당뇨병 환자의 내장지방에서 분비되는 신호물질을 분석한 연구 결과를 발표한 것.

신체 내 내장지방은 당뇨병·비만·심장질환 등의 대표적인 성인병 만성질환과 밀접한 영향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내장지방이 증가할수록 만성 질환의 위험 역시 높아진다. 이는 내장지방에서 분비되는 아디포카인(adipokines)이라는 신호물질 때문으로, 이 신호물질은 당뇨병 등의 질환을 대사적으로 더욱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꼽혀왔다.

따라서 당뇨병의 초기 치료를 위해서는 내장지방에서 분비되는 신호물질을 정확하게 규명하는 것이 중요한데, 문제는 이 신호물질의 종류가 적어도 수 천개는 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다수의 신호물질을 효율적으로 분석하는 것은 기술적으로 매우 어려운 일이어서, 어떤 신호물질이 순차적으로 당뇨병에 기여하는지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없었다.

그런데 최성희 교수와 다학제 융합연구팀은 최근 조기 당뇨병 환자의 내장지방에서 분비되는 신호물질을 정상인의 것과 비교해 그 차이점을 규명했다.

이 연구는 당뇨병 진단을 받은 지 5년이 넘지 않고, 약을 복용한 적이 없는 조기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것이어서 앞으로 비만 및 당뇨병 조기 치료의 중요한 열쇠가 될 수 있을 것으로 학계는 기대하고 있다.

연구팀은 수술 시 얻은 정상인과 당뇨병 환자의 내장지방을 연구한 결과를 토대로, 정상인과 당뇨병 환자의 내장지방 신호물질의 차이점을 분석하고, 이 가운데 당뇨병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다고 보여지는 6개의 신호물질을 제안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에 따르면  정상인과 초기 당뇨병 환자의 내장지방이 분비하는 신호물질 중에서 가장 큰 차이를 보인 것은 ▲지방세포의 크기를 조절하는 물질 ▲유리지방산의 산화 및 연소를 돕는 작용을 하는 물질 ▲인슐린 신호전달체계 및 인슐린 작용을 증가 혹은 저해하는 물질 등이었다.

특히 연구팀은 당뇨병 발생 초기부터 이미 지방조직의 에너지원인 지방산을 스스로 산화시키는 기능이 매우 저하돼 있었으며, 이는 인슐린 신호전달체계에 기여하는 물질의 이상을 초래하고 결국 지방세포의 크기 조절 및 기능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추정했다.

최성희 교수는 "내장지방의 증가는 복부 비만의 대표적인 원인이고, 복부 비만이 심해지면 당뇨 뿐 아니라, 대사증후군과 심혈관계 질환의 위험 요인 역시 높아진다"며 "이번 연구가 의미 있는 가장 큰 이유는 당뇨병 초기에 내장지방에서 분비되는 신호물질의 변화를 명백히 규명한 것이고, 이는 즉 당뇨병의 조기 치료 및 질병의 원인을 이해하는데 매우 중요한 단서를 제공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황대희 교수는 "우리나라 인구의 식습관 등이 갈수록 서구화되면서 우리나라에서도 비만 인구가 늘고 있는데, 이번 연구를 통해 규명하게 된 내장지방의 신호물질이 앞으로 비만 및 당뇨병 치료의 타깃을 발굴하는 데 상당히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 성과는 단백체학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권위지인 <미국 생화학 및 분자생물학회지(Molecular&Cellular Proteomics)> 2014년 3월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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