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 치료제로 레졸로 사용해야 … 아시아인 효과 좋아 고무적
차원이 다른 효과가 입증됐거나 혁신적인 기전을 입증한 약제라도 기존 약제들을 써서 효과가 없을 경우 사용의 기회가 주어지는 신약의 숙명(?)을 비켜갈 수 없다. 얀센의 변비치료제 '레졸로' 역시 이런 숙명을 감당 중이다. 숙명을 벗어나는 방법은 간단하다. 약의 효능을 널리 알려 '공감'을 끌어내는 것이다. |
얀탁(Jan Tack) 벨기에 루벤의대 교수는 레졸로가 만성변비 환자들에게 1차 치료제로 쓰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레졸로는 변을 불게 만들어 배출시키거나 대장 점막을 자극하는 기전이 아니다. 장이 원래 가진 운동패턴을 강화해 생리학적인 리듬을 살려주는 기전이라 변비약의 가장 일반적인 이상반응이라 할 수 있는 배가 뒤틀리거나 아프다던가하는 증상이 상대적으로 적다.
레졸로는 약효 시간도 빠르다. 다른 변비약과 달리 대장이 아닌 십이지장과 소장에서 흡수돼 대장에 약이 도달할 때쯤 희석이 될때로 된 다른 변비약과는 차원이 다른 효능을 낼 수 있다는 얘기다. 얀탁 교수는 이미 각종 민간요법과 이런저런 변비약으로 지칠대로 지친 만성변비 환자의 시간을 더이상 낭비하지 말고 1차 치료약제로 레졸로를 쓸 수 있도록 급여기준을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APNM 2014(Asian Postgraduate course on Neurogastroenterology & Motility)' 연자로 초청돼 한국을 방문한 얀탁 교수를 4일 만나 만성변비 치료제 레졸로의 효능과 안전성 등을 들어봤다.
얀센의 레졸로는 장 운동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끼치는 '세로토닌 4형(5-HT4)' 수용체에 선택적으로 작용하는 '프루칼로프라이드(prucalopride)' 성분으로 장의 수축·이완 작용을 촉진해 둔화된 장의 기능을 정상적으로 개선하고 원활한 배변활동에 도움을 주는 것이 장점이다. 지난 2012년 10월 국내에 출시됐으며 비급여 품목으로 분류돼 있다.
▶한국 의사들이 '락사티브'를 사용하기 앞서 왜 레졸로를 1차 치료제로 적극 사용해야 하나?
레졸로는 기존 완하제와 큰 차이가 있다. 기존 완하제는 소장을 거쳐 대장에서 작용이 시작된다. 약효 발현에 시간이 걸리고 대장에 도달하는 과정 중 상당 부분이 희석되는 단점이 있다. 레졸로는 약의 흡수 자체가 대장까지 가서 흡수되는 것이 아니라 위에서 바로 통과돼 소장으로 내려가는 십이지장에서 흡수된다. 레졸로의 약효가 복용 후 2시간 반 정도 지나면 나타나는 이유다.
그렇다보니 약이 희석될 가능성도 더 적다. 사람이 본래 지니고 있는 장 운동의 리듬에 있다. 밤에는 장 운동이 잦아들며 아침 식사 직후 가장 활발하게 장이 운동한다. 레졸로는 우리가 원래 가지고 있는 장 운동의 패턴을 강화해 작용기전을 가지고 있다. 레졸로는 생리학적인 리듬을 강화시켜 작용을 해 배가 아프거나 복부 팽창감 등 부작용이 덜 나타나는 치료제라고 할 수 있다.
▶기존 변비약과 레졸로를 비교한 임상시험이 있다면?
자극성 하제는 장의 연동운동을 촉진해주지만 환자의 만족도가 낮다. 예를 들어 밤에 자극성 하제인 비사코딜을 복용하면 아침에 장 운동이 촉진이 되지만 나타나는 효과에 대한 예측 가능성이 낮고 배가 아주 아픈 경우가 많아 만족도가 적은 편이다. 유럽에서 자극성 하제에 대해 대규모로 만족도 조사를 한 적이 있었는데 하제들에 대한 만족도는 25~30%으로 상당히 낮았다. 반면에 레졸로는 임상적으로 의미 있는 연동운동의 촉진(기저선 대비 잔변감없는 배변이 일주일에 2회 이상)이 잘 이뤄진다는 대답이 44%로 높게 나타났다.
물론 이 수치가 레졸로의 효과를 충분히 대변할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대상 환자군이 기존 완하제로 치료가 어렵고 치료하기 힘든 환자를 대상으로 한 만족도 조사였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일반적인 설문의 경우 환자들의 만족도가 70% 정도였다는 결과도 있다.
▶레졸로는 현재 2차 치료제로 권고되고 있지만 1차 치료제로 사용하는 것이 낫다는 생각인가?
의학적으로 보면 레졸로를 1차 치료제로 사용해도 문제가 없다. 대부분 국가의 만성변비 환자들은 의사를 찾기 전 이미 이런저런 민간요법과 OTC 약물을 복용하고 오기 때문에 레졸로를 처방할 때는 이미 다양한 완하제를 사용한 케이스가 많다. 충분히 레졸로를 사용하는 것이 가능하다.
레졸로는 안전성과 유효성, 효능 등에 대해 방대한 연구가 이뤄진 치료제다. 전세계적에서 가장 근거자료가 많은 만성변비 치료제라고 확신한다.장의 운동을 추진시키는 추진체 역할을 하는 것으로 장의 벽에서 분비되는 세로토닌이라는 성분이 있다. 세로토닌은 장과 장의 움직임을 추진시켜 잘 조율된 위장관계가 되도록 돕는다.
레졸로는 세로토닌 4형 수용체에 대해 작동을 하는 효용제이기 때문에 신체에서 본래 발생하는 장운동을 강화시키는 치료제며 생리학적인 치료제라고 할 수 있다. 변비는 원래 있어야 할 장 운동이 상당히 둔화돼 있는 것인데 레졸로는 장이 정상화될 수 있도록 도와 문제의 본질을 해결하는 치료제다. 잔변감없는 배변을 돕고 만성변비와 관련된 복부 팽만감, 더부룩함, 통증 등을 호소하는 환자들에게 도움이 되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사용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안전성 역시 여러 임상시험을 통해 확인됐다. 1800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3상 시험 결과를 보면 3개월 임상시험을 한 후 36개월까지 시판후 결과를 봐도 장기간 복용에 특별한 문제는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레졸로 임상결과 아시아인에게 특별히 효과가 좋다는 결과가 나온 것으로 안다. 그 원인에 대한 분석이 있나?
레졸로 관련 대규모 임상연구는 유럽에서 2건, 미국에서 1건 진행됐다. 2년 전인 최근 아태지역에서도 연구를 했는데 4개의 임상연구 결과를 비교하면 아시아인에게서 더 높은 효과를 확인 할 수 있었다. 아시아인이 서구인에 비해 체중이 덜 나가다 보니 동일한 용량에 효과가 더 크게 나타났을 것이라고 볼 수 있는데 아시아인의 유전적인 특징도 영향을 미치지 않았나 연구해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서양인과 아시아인의 5-HT4 수용체의 발현유형이나 발현양의 차이가 있지 않을까 추정해 볼 수 있다. 어쨌든 가장 최근에 진행된 아태지역 임상연구에서 가장 좋은 연구 결과가 나왔다는 것은 매우 고무적인 결과다.
▶레졸로를 어느정도 복용해야 만성변비가 치료된다고 보나?
환자별로 차이가 있어 표준화된 답변은 어렵다. 하지만 일단 치료를 시작한다면 최소 한달은 유지하도록 권하고 있다. 환자가 레졸로로 치료되는지 안되는지 확인 할 수 있는 기간, 즉 판단기간을 한달로 잡고 있기 때문이다.
4주를 사용해서 효과를 본 환자는 기본적으로 12주까지 쭉 사용하길 권고한다. 12주를 사용한 후 어떡할 것인지 역시 아직 표준화된 접근법은 없다. 다만 까다로운 케이스가 아닌 환자의 경우 12주 후 중단해보는 것도 고려할 수 있다. 영국에서 발표된 데이터에 의하면 레졸로로 한번 치료를 하고 중단한 후, 만성변비가 재발했을 때 레졸로로 다시 치료해도 효과는 처음과 거의 동일한 것으로 밝혀졌다.
다른 데이터를 보면 만성변비를 10년 이상 앓고, 모든 치료제를 다 써도 효과가 없었지만 레졸로만 효과가 있는 환자는 12주에서 치료를 멈추기가 부담돼 12주 이상 처방을 하고 있다는 데이터도 있다. 레졸로는 장기복용에 대해 안전성이 입증된 약이라 장기복용에 대한 부담을 가질 필요는 없다고 본다.
한가지 첨언하자면 레졸로의 효과를 최대한 누리기 위해서는 복용하라고 처방받은 기간 동안 꾸준히 복용해야 한다는 점이다. 영국에서 발표된 연구결과에 따르면, 약물 순응도가 떨어질 경우 얻을 수 있는 기대 효능보다 실질적인 효과가 훨씬 낮을 수 있으므로 최소 한달 단위로 꾸준히 복용해야 한다고 권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