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대의원총회, 젊은의사 권익향상 후원비 신설
병마 투병 중에도 수련환경 개선·불법 PA 개선 앞장
대한의사협회가 생사의 갈림길에서도 전공의 수련환경 개선에 온 힘을 쏟았던 고 김일호 제15기 대한전공의협의회장을 기리기 위한 후원에 나서기로 했다.
의협 대의원회는 27일 제66차 정기대의원총회에서 고 김일호 회장 유가족과 대전협이 추진하고 있는 '김일호상' 제정을 위해 젊은의사권익향상비에서 후원비를 지원키로 의결했다.
고인은 2004년 연세대 원주의대를 졸업하고, 2008년 가톨릭중앙의료원에서 인턴을 마친 후 2010년부터 서울 대림성모병원에서 가정의학과 전공의 과정을 시작했다.
2011년 대전협 15기 회장선거에 단독으로 출마, 84.8%의 지지 속에 당선된 이후 전공의들의 열악한 수련환경을 개선하는데 주력, 주당 80시간 근무라는 제도 변화를 이끌어내는 디딤돌 역할을 했다.
포괄수가제·리베이트 쌍벌제·총액계약제·선택의원제 등 의협 의료정책에도 적극적으로 참여, 힘을 실었다.
불법 PA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일부 수련병원들을 검찰에 고발하며 행동하는 전공의협의회의 모범을 보였다.
전공의·공보의·의대생 등 젊은 의사들이 단합하고, 소통의 장을 마련하자는 취지에서 젊은의사 포럼을 기획하기도 했다.
2012년 5월 두경부암 진단을 받고 항암치료를 받는 와중에도 응급의료법 개정안 공청회에 참석하며 나 보다는 의료계와 국민을 위해 제도 개선에 앞장섰으나 2013년 9월 13일 건강을 회복하지 못한 채 영면에 들었다.
권민석 대전협 대의원은 "고인은 병마와 힘겨운 사투를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도 불법 PA 문제와 전공의들의 수련환경 개선을 위해 몸을 사리지 않고 앞장섰다"며 "후배 전공의들에게 항상 모범을 보인 선배였다"고 회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