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신생아 사망 과실 공동원장 '1억6천' 배상 주문
심한 통증을 호소하는 임산부에게 필요한 통증 감별진단을 다하지 않은 의료진의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한 판결이 나왔다.
임신 초기부터 상당한 크기의 자궁근종을 진단 받았던 이 임산부는 자궁근종이 염전돼 장을 괴사시키면서 회맹장절제술 등을 받는 과정에서 태아가 사망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제15민사부는 최근 망아의 부모가 인천 부평구 소재 H병원 공동원장과 의료사고 보상계약을 체결한 보험사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1억 6천여만원을 배상하라고 판시했다.
A씨는 2011년 임신 8주 때 11*8cm의 장막하 자궁근종을 진단 받고, 정기적으로 진료를 받던 중 34주께 극심한 복부통증으로 병원을 찾았다. 의료진은 초음파검사와 심전도검사 등을 통해 복부부종과 폐침윤 등의 소견을 확인하고 인근 대학병원으로 전원시켰다.
전원된 병원에서 의료진은 제왕절개수술과 자궁근종절개술, 유착박리술을 시행하면서 장천공 등을 발견하고 회맹장절제술 등을 추가로 시행했다. 아기는 신생아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던 중 사망했다.
재판부는 "의료진이 산모와 태아에 대한 진단 및 상급병원으로의 전원을 소홀히 한 과실을 인정할 수 있다"며 의료진의 과실로 산모의 복강이 오염되고 망아가 사망하게 된 인과관계를 인정했다.
자궁근종으로 진단된 임산부가 복통을 호소할 경우 의료진으로서는 복부촉진이나 청진을 통한 진단, 혈액검사, 복부 X선검사 등을 지속적으로 시행하면서 협진을 요청할 필요가 있었다는 판단이다.
단 "A씨가 임신 초기부터 상당한 크기의 근종을 가진 상태에서 통증의 종류를 구분하기 어렵고, 태아 보호를 위해 감별진단을 위한 검사방법이 제한돼 있는 점 등을 고려해 책임을 50%로 제한한다"며 1억6천여만원의 배상책임을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