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베이트로 퇴출되나, 안팔려 사라지나..."

"리베이트로 퇴출되나, 안팔려 사라지나..."

  • 최승원 기자 choisw@doctorsnews.co.kr
  • 승인 2014.05.20 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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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사 연이은 단절안 마련 내부 규정 강화
중소사는 리베이트 의존 벗어나기 어려울 듯

매출 상위권 대형 제약사들을 중심으로 리베이트 영업방식에서 탈피하려는 구체적인 움직임이 가속화되고 있다. 대웅제약이 최근 변호사 등으로 구성된 공정거래전담부서 'CP팀'을 만들어 리베이트 단절을 선언한데 이어 CP 규정을 위반한 6명의 사원에게 징계를 내려 리베이트 근절 의지를 보여줬다.

한미약품도 지난 3월 CP전담부서를 만들어 리베이트 영업방식과 선을 그었다. CP팀을 만든 올 3월 인사위원회를 열어 영업사원 7명을 징계하기도 하는 등 주로 선언에 그친 과거와는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이경호 한국제약협회장과 조순태 한국제약협회 이사장도 리베이트와의 단절을 선언했다. 이경호 회장은 지난 4월 제약협회가 마련한 리베이트 관련 설명회에서 "사회가 리베이트로 의심받을 수 있는 영업·마케팅 행위를 폐기하고 투명하고 정상적인 판매망을 구축하라고 요구하고 있다"며 리베이트 척결의지를 밝혔다.

조 이사장 역시 지난 3월 취임사에서 "리베이트를 제공하다 적발되면 사법적인 처벌과 별개로 제약협회 차원에서의 패널티를 주는 방안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상위권 대형 제약사들을 중심으로 리베이트 단절에 나선 데에는 올 7월 시행될 '리베이트 투아웃제'가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리베이트 투아웃제는 리베이트 제공으로 2회 이상 적발될 경우 건강보험급여리스트에서 해당 약을 퇴출하는 강력한 리베이트 단절책이다.

검찰 역시 리베이트 전담단속반을 만들어 지속적인 리베이트 적발에 나서고 있는 점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한 품목이 크게는 한해 600억원까지 이르는 대형 제약사의 여건상 자칫 급여퇴출로 입을 손해를 생각하면 리베이트 영업방식에 미련을 둘 이유가 없어진다.

최근 제약시장의 시장 흐름도 대형 제약사들이 리베이트 영업방식에서 벗어나 신약개발이나 해외수출로 눈을 돌려야 한다는 것을 시사하고 있다.

식약처가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2012년에 비해 2013년 국내 제약시장이 0.57% 성장한데 그쳤다. 사실상 제자리걸음이거나 마이너스 성장이다. 앞으로 이같은 성장세가 유지되면 국내 시장에서 리베이트 영업방식으로 다투다가는 글로벌 제약사로서의 도약은 고사하고 유지조차 장담할 수 없을 것으로 제약계는 예측하고 있다.

대형 제약사들이 리베이트 영업방식에서 손을 떼면서 현장에서도 리베이트 제안이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수도권에서 개원 중인 K원장은 "최근 1년 사이 리베이트 제안이 부쩍 줄어들었다"며 달라진 추세를 반영했다.

대형사 위주로 리베이트 근절을 선언하고 있는 가운데 중소 규모 제약사들은 여전히 리베이트 영업방식에 의존하게 될 것이라고 보는 견해가 많다.  이렇다할 경쟁력이 없는 500여개의 중소 제약사들은 소규모 품목이 많아 퇴출부담이 적어 급여퇴출 등을 두려워 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중소 제약사의 한 관계자는 "리베이트를 제공하다 급여리스트에서 퇴출되나 시장에서 안팔려서 사라지나 마찬가지라"며 리베이트는 사라지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중소 제약사들은 지난 3월 이경호 제약협회장이 리베이트 근절을 강조한 설명회 자리에서  '리베이트 투아웃제'의 위헌소송 여부를 질의하는 등 대형사와는 다른 입장을 보이기도 했다.

각종 리베이트 근절방안이 대형 제약사는 신약개발과 수출에 주력하게 하는 효과가 있는 반면, 중소 제약사의 리베이트 영업방식에는 별다른 변화를 주지 못할 것이라고 예상되는 배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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