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계 고충 충분히 이해...합리적 해법 찾겠다"

"의료계 고충 충분히 이해...합리적 해법 찾겠다"

  • 고신정 기자 ksj8855@doctorsnews.co.kr
  • 승인 2014.07.19 0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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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춘진 신임 국회 보건복지위원장을 만나다
진료행위방해방지법안 공감-건정심 구조개편은 신중

ⓒ의협신문 김선경

19대 후반기 국회 보건복지위원회가 공식적으로 문을 연지 꼭 보름이 지났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 쏠린 관심과 기대는 그 어느 때보다 높다. 의료영리화 논란부터 원격진료·건정심 구조개편 등 굵직굵직한 현안들이 줄줄이 대기하고 있기 때문. 이에 후반기 보건복지위를 이끌어 갈 김춘진 국회 보건복지위원장(새정치민주연합)을 만나 복지위 운영 방향과 각종 의료현안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김춘진 위원장은 경희치대를 졸업한 치과의사 출신으로, 지난 2004년 국회에 입성(전북 고창군부안군)한 뒤 내리 3선을 지냈으며 17대 국회에서 보건복지위원회 위원, 18~19대 때 교육과학기술위원회와 농림수산식품위원으로 활동해왔다. <편집자 주>

Q. 제 19대 국회 후반기 국회 보건복지위원장 취임을 축하드린다. 지난 17대 국회 이후 6년 만에 보건복지위원회에 복귀했는데.

- 중책이 주어져 어깨가 무겁기도 하고 오랜만에 보건복지위원회에 돌아오니 감회가 새롭기도 하다. 위원장을 맡게 된 만큼 초심으로 돌아가 모든 국민이 행복하고 높은 삶의 질을 영위할 수 있도록 많은 복지정책을 이끌어 내도록 하겠다.

Q. 본격적으로 의료현안에 대한 얘기를 좀 해보자. 첫째는 의료법인 부대사업 확대, 원격의료 시범사업 등 의료영리화 논란에 관해서다.

- 작년 한해 의료영리화 정책을 두고, 우리사회는 심각한 대립과 혼란을 경험했다. 국민들은 의료기관의 지나친 영리추구행위로 인해 의료비가 상승하거나 서비스 질이 하락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지금의 속도로 정부가 일방적으로 의료영리화정책을 강행할 경우 국민들의 극심한 반대가 예상되며, 또 한번 사회적 분열을 일으킬 것이다.

의료정책은 국민의 안전 그리고 생명과 직결돼 있는 만큼 충분한 사회적 논의를 거쳐야 한다. 정부와 시민단체, 정치권 모두 상호 비방과 대립을 멈추고 현 상황을 냉철하게 점검해 봐야 한다. 앞으로 보건복지위원회에서 의료영리화 정책과 관련해 국민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정부에 전달하고, 조정하는 역할을 해내겠다.

ⓒ의협신문 김선경
Q. 의료수가 적정성 문제도 수면 위로 올라왔다.

- 경영의 안전성을 확보하고,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려면 수가인상은 필요하다. 다만 수가를 인상하려면 건강보험재정확보가 필수적이며, 이는 국민 부담으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 이미 지난 10년간 건강보험 인상률은 국민소득 증가율보다 5배 이상 높았고, 국민들은 의료비에 상당한 경제적 부담을 느끼고 있다.
의료수가 현실화는 보다 심도 있는 논의가 필요하다. 앞으로 다양한 전문가들의 의견을 모아 우리 국민들이 보다 손쉽게 좋은 의료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겠다.

Q. 의료전달체계 붕괴도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 대형병원 환자쏠림 현상과 1차의료 활성화에 대한 견해를 듣고 싶다.

- 우리나라 보건의료체계에서 가장 비효율적인 부분 중 하나는 의료기관규모별로 기능과 역할이 제대로 정립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의료기관간 상호경쟁에서 인력·시설·장비 등이 상대적으로 우위에 있는 대형종합병원으로 환자가 집중되고 1차의료기관과 중소병원의 기능이 약화되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질병의 경중과 관계없이 수도권의 대형병원으로만 집중되는 현재 추세대로라면 의료자원배분의 불균형으로 중소병원들의 심각한 경영난과 도산이 우려된다.

인구구조가 노령화되고 만성질환자가 늘어나고 있는 만큼 이용자 중심의 의료전달체계 확립이 필요하다. 미국·영국·독일 등에서는 1차의료 공급자들에게 의료관리자로서의 권한을 부여하고 있다. 우리도 1차 진료를 강화할 필요가 있으며, 더불어 병원급 의료기관은 경증 및 중증도 환자의 입원 위주로 운영하고, 상급병원의 경우 신의료기술개발·확산, 선도의료 등 3차의료를 제공하는 방향으로 의료기관별 역할을 분화할 필요가 있다.

Q. 법안에 대한 얘기도 빼놓을 수 없다. 현재 보건복지위원회에는 진료실 내 의사 폭행행위를 진료방해행위로 규정해 처벌하는 의료법 개정안(이학영/ 박인숙 의원 대표발의),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구조개편을 골자로 하는 국민건강보험법 개정안(박인숙 의원 대표발의) 등이 계류되어 있다.

- 기본적으로 법안심사 처리는 여야 간사의 합의를 거쳐서 진행되는 만큼 위원장이 좌지우지 할 수는 없지만 진료행위방해방지법안의 경우 생명을 살리는 의사를 포함한 의료인에 대한 폭행은 엄히 다스려야할 필요성은 인정이 된다. 단 이러한 법안이 의사특권법으로 국민들 사이에 비추어지지 않도록 해법을 고민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는 건강보험정책에 관한 중요한 의사결정을 하는 기구인만큼 개편은 신중할 수밖에 없다. 만일 개편이 된다면 지금 건강보험제도가 직면한 다양한 문제점들을 해결 할 수 있는 최선의 안으로 개정되도록 노력하겠다.

ⓒ의협신문 김선경
Q. 보건의료분야의 경우 그 어느 곳보다 이해단체간 입장이 첨예하게 대립하는 분야다. 복지위원장으로서 앞으로 이 같은 갈등·혼란을 어떻게 풀어나갈 생각인지.

-제19대 국회 하반기에도 조속히 해결해야 할 보건의료 분야의 과제들이 산적해있지만, 이해관계자들 간의 대립으로 인해 난항이 예상된다. 과거를 돌이켜보면, 첨예한 이해관계가 존재하는 사안들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이해관계자들이 자기주장만을 내세우기에 급급해, 결국 별 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는 안타까운 일들이 빈번히 일어났다. 이로 인해 결과적으로는 국민이 피해를 입게 된다. 이런 우를 더 이상 범해서는 안된다.

보건복지위원장으로서 무엇보다 국민의 생명과 건강이 항상 우선시돼야만 한다는 확고한 원칙 아래, 보건의료계와 여·야 위원들의 의견을 원만히 조율해 국민건강 증진을 위한 최선의 결과를 도출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Q. 의료계에 한 말씀.

- 저 역시 의료인 출신이기에, 의료계 종사자분들의 고충과 노력을 그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의료계 종사자분들은 환자를 위해, 저는 국회의원으로서 국민을 위해 각자의 위치에서 각자 다른 방법으로 고군분투하고 있을 뿐 지향하는 바는 결국 같다고 본다. 국민의 건강을 증진시키고자 노력하시는 의료계 종사자분들의 노고가 국민들의 눈높이에 맞는 수가 현실화를 통해 인정받을 수 있도록, 국회에서 최선을 다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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