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텔' 등록기준 완화·건기식도 부대사업에 포함
경자지역, 제주 수준으로 투자개방형 외국병원기준 완화
의료계와 시민사회계의 강력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드디어 의료법인 영리 자회사(이하 영리자법인) 설립 허용 등을 골자로 한 '유망 서비스산업 육성 중심의 투자활성화 대책'을 확정·발표했다.
정부는 12일 오전 박근혜 대통령 주재 '제6차 무역투자진흥회의'를 통해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의 핵심과제인 '유망 서비스산업 육성 중심의 투자활성화 대책(이하 투자활성화 대책)'을 확정발표했다.
투자활성화 대책에는 보건· 의료, 관광, 콘텐츠, 교육, 금융, 물류, 소프트웨어 등 7대 유망 서비스산업 육성을 위한 135개 정책추진과제가 포함됐다.
보건·의료분야의 핵심 추진과제는 영리자법인 허용은 물론 영리자법인이 '메디텔(의료관광호텔)'을 등록할 경우 모법인의 해외환자유치 실적으로 인정하는 동시에 영리자법인의 부대사업 범위를 건강기능식품, 음료 연구개발까지 확대했다.
아울러 해외진출을 목표로 하는 특수목적의료법인에 정책금융 및 컨설팅을 지원 ▲투자개방형 외국병원 허용 기준을 제주특별자치도 수준으로 완화하고, ▲의과대학 산하에 기술지주회사 설립 허용 ▲의료정보 보호과 교류 및 활용을 위한 법체계 마련 등이 추진과제에 포함됐다.
메디텔 등록시 모법인 실적 인정...건기식 등 부대사업 범위도 확대
먼저 영리자법인과 관련, 2013년 12월 발표된 '4차 투자활성화 대책'을 통해 의료법인의 부대사업 목적 자법인을 허용하기로 결정한 이후, 일부 병원이 관심을 갖고 추진 중인 점을 감안해 영리자법인 설립을 위한 개별 프로젝트별 애로를 맞춤형으로 해소함으로써 4개 자법인 설립을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현행 관광진흥법시행령 규정은 모법인이 메디텔을 직접 운영하는 것을 전제로 서울 연 3000명, 서울 이외 연 1000명의 해외환자 유치실적을 요구하고 있지만, 정부는 자법인을 통한 메디텔 등록시 모법인의 유치실적을 자법인 실적으로 인정하는 내용의 새 관광진흥법시행령은 8월 안으로 개정할 계획이다.
종합의료시설 내 메디텔에 의원급 의료기관 임대를 허용하겠다는 계획에 따라 관련 내용을 반영한 의료법시행규칙을 8월 내로 개정하고 메디텔과 의료기관간 시설분리 기준 역시 완화하고, 문화체육부 고시도 개정할 계획이다.
문화체육부 기존 고시는 메디텔과 의료기관간 시설분리 기준이 엄격했지만, 의료기관과 메디텔이 다른 층에 설치되거나, 같은 층이라도 격벽 및 별도 출입구가 있는 경우 동일건물내 입주를 허용하는 내용으로 문화체육부고시를 개정하겠다는 것.
영리자법인이 수행할 수 있는 부대사업 범위도 기존 계획보다 확대된다.
기존에는 숙박업, 해외환자유치업 등만 허용됐지만 건강기능식품, 음료 연구개발 사업도 할 수 있도록 올 하반기에 관련 의료법을 개정할 계획이다.
의료법인의 해외진출뿐 아니라 국내 특수목적법인 등을 통한 국외법인 투자가 가능토록 허용범위, 절차 등에 대한 규정을 마련하고, 해외진출 목적 특수목적법인에 대한 정책금융지원을 추진하고 초기 성공사례 창출을 위한 건설팅도 제공할 계획이다.
투자개방형 외국병원 설립 기준 완화...의대 산하 '기술지주회사' 설립 허용
경제자유구역과 제주도에 투자개방형 외국병원 설립이 가능하도록 제도적 장치는 마련(2012년 10월)됐지만, 아지까지 유치사례가 전무하다는 점을 고려해 투자개방형 외국병원설립 허용 기준도 완화한다.
정부는 제주도에 투자개방형 외국병원(505억원 투자규모) 설립을 지난 2013년 2월 신청한 '(주)CSC'에 대해 승인여부를 9월까지 확정할 계획이며, 경자구역의 경우에도 경쟁력을 갖춘 우수 병원들이 투자 개방형 병원 설립에 적극 참여할 수 있도록 제주도와 경자구역간 규제 차이를 완화할 계획이다.
즉 현재 경제자유구역 내에 투자개방형 외국병원을 설립하려면 ▲외국의사 10% 이상 고용 ▲병원장/진료의사결정기구의 50% 이상 외국인 등의 기준을 충족시켜야 하지만 외국의사 종사 가능 조건만 갖추면 외국병원을 설립할 수 있는 제주도 수준으로 완화하겠다는 것.
정부는 의과대학 산하 기술지주회사 설립을 허용하고 의료기술사업 수익이 병원으로 귀속될 수 있도록 관련 제도를 개선할 계획이다.
실제로 Y, K의과대학 등의 기술지주회사 설립 요건을 검토하고 9월 중으로 승인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특별법 제정해 해외환자 유치 뒷받침
오는 2017년까지 해외환자 50만명(연 환자 기준 150만명) 유치를 목표로 '(가칭)국제의료 특별법'을 제정(2014년 하반기 법률안 제출)해 해외환자 유치를 체계적으로 뒷받침하겠다는 계획이다.
특별법의 골자는 ▲해외환자 유치 및 의료기관 해외진출 분야의 특수성을 감안해 의료법상 규제의 예외를 인정한다는 것. 예를 들면 외국인 환자 대상 국내 의료광고 허용, 보험사의 해외환자 유치 허용 등이다.
또한 금융·세제·재정지원의 근거를 마련하고 해외환자 유치 및 의료기관 해외진출을 체계적으로 지원하기 위한 시스템, 일례로 의료호텔(메디텔) 설립 촉진을 위한 인센티브제 시행 등을 구축하는 등이다.
이외에도 ▲국가별 중점 분야에 대한 맞춤형 진료정보 제공 ▲국내 또는 외국 보험사와 계약을 체결한 외국인 환자에 대한 국내보험사의 유치행위 허용 ▲보건산업진흥원 해외지사 네트워크 등 적극 활용해 직불계약 확대 및 미국 의료보험 상품 개발 촉진 ▲해외환자 급증 지역을 중심으로 비자완화 추진 ▲정부간 환자 송출계약, 해외의료진 유무상연수 등을 적극 활용 ▲해외환자들을 대상으로 의료사고 접수, 법률상담서비스를 제공하는 '(가칭)국제환자지원센터' 설립(2016년) ▲환자가 본국으로 돌아간 후에도 원활한 사후관리가 가능하도록 해외검진 및 원격의료 센터 설립 등도 포함된다.
의료분야 해외진출 활성화 여건 조성...의료 연관사업 수출 확대
의료기관 해외진출 활성화를 위한 여건을 조성하고, UAE 진출 모범사례를 벤치마킹해 의료 연관산업 수출도 확대할 계획이다.
먼저 최근 해외의료투자 자산범위, 신고 및 투자, 사후관리, 수익금 처리 등에 대한 절차와 기준을 마련하고 해외진출 의료기관에 대한 정책금융 지원 등을 확대하며 의료분야 유·무상 원조를 사후관리까지 확대해 의료기관 해외진출 및 연관산업 수출의 거점으로 활용하겠다는 것.
또한 정부-KMH(Korea Medical Holdings)간 긴밀한 협력·분업체계를 구축해 공공·민간 IT 시스템 수출을 촉진하고 의료수출 지원 전문기관(KMH)의 역할을 강화하기 위해 공공기관 출자도 확대할 계획이다.
신약·신의료기술 개발 촉진 및 연구중심병원 육성
신약과 신의료기술 개발 촉진을 위해 연구자 임상의 상업화 연계를 지원하고 연구대상도 확대할 계획이다.
상업 임상 1상을 면제할 수 있는 연구자 임상 인정범위를 현행 자가줄기세포 치료제에서 모든 줄기세포 치료제로 확대(식약처 고시 2014년 하반기 개정 예정)하고 유전자 치료제 연구 허용 기준을 완화(보건복지부, 2014년 하반기 생명윤리법 개정 추진)하고, 임상시험 참여자의 안전 강화를 위한 가이드라인도 보완·강화할 계획이다
대체치료법이 없는 환자에게 신의료기술을 조기에 적용하기 위한 '제한적 의료기술' 선정을 단계적으로 확대하고 기초연구, 공익적 목적이 큰 임상시험을 중심으로 통상진료비용(routine care cost)의 보험급여 적용도 검토(2015년 상반기)할 계획이다.
연구중심병원 육성을 위해서는 연구중심병원 재정지원(2014년 100억원)을 확대하고 사업실효성 제고를 위해 연구성과에 대한 정기평가·컨설팅을 강화할 계획이다.
아울러 연구 내용 및 수준에 따른 재정 차등지원, 평가결과가 미흡한 기관은 연구중심병원 재지정 배제 등 성과중심체제를 강화하고 병원기반 R&D의 장점을 살리고 연구성과의 사업화를 촉진할 수 있도록 제도을 운용할 계획이다.
의료정보 보호 및 활용 위한 법적 기반 조성
보건의료의 특수성과 개인정보 보호의 필요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건강정보 보호 및 활용 법률'을 2014년 하반기에 제정할 계획이다.
법률에는 정보보관방법, 의료기관간 정보교류 절차, 환자 동의 절차 등을 명확히 규정하고 보안체계 구축, 개인 의료정보의 제3자 유용 금지 등 프라이버시 보호방안도 마련할 계획이며, 특히 건강보험공단, 질병관리본부 등 공공기관들이 보유한 국민건강 관련 통계를 연계하는 DB를 구축해 연구목적 등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허용(2016년 하반기)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