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인유두종바이러스 판별용 탐침 관련 처분 취소 판결
산부인과 검사과정에서 기능이 향상된 탐침을 썼다는 이유로 기존 급여대상이 아니라고 판단해 환수 처분을 내린 국민건강보험공단의 행태에 법원이 잇단 제동을 걸고 나섰다.
서울행정법원 제2부는 최근 경북대병원과 인천성모병원 등 일부 대학병원과 안동의료원 등 지방의료원, 산부인과 개원가 등 11개 의료기관이 건보공단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이들 병원에 대한 환수처분을 모두 취소하라고 판시했다.
이들 의료기관은 2010년부터 3년 동안 HPV 감염 여부를 검사할 때 '파나진'이라는 업체가 제조한 인유두종바이러스 유전형 판별용 PNA 탐침을 썼다. 이는 펩티드를 골격으로 하는 칩으로, 디옥시리보로 된 DNA 탐침에 비해 안정성 등의 성능이 향상된 진단제품이었다.
이에 대해 공단은 "급여행위에 해당하지 않는 신의료기술"이라며 PNA 탐침을 사용한 의료기관에 행정처분을 통보했다.
이후 PNA 탐침을 이용한 진단행위는 신의료기술로 결정됐지만, 해당 고시에서 기존 급여로 인정된 검사와 동일한 상대가치 점수를 받았다. 염기서열을 연결하는 골격 재료의 차이만 있을 뿐, 검사원리나 원천 기술의 원리가 다르다고 볼 수 없어서다.
재판부는 "이 사건 급여행위의 중점은 DNA의 염기서열을 이용한 검사에 있는데, 그 염기서열을 연결하는 골격 재료의 차이로 인해 근본적인 검사원리가 달라진다거나 원천기술의 원리가 다르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공단측 주장을 배척했다.
이어 "목적과 방법, 염기서열을 이용한다는 검사원리가 동일함에도 불구하고 이제와 진단제품의 일부 구성부분이 다르다는 점을 들어 급여대상에서 제외한다면 헌법과 국민건강보험법의 취지에 어긋날 뿐 아니라, 건강보험 혜택을 누릴 보험가입자의 권리를 침해하는 것"이라며 의료계의 손을 들어줬다.
앞서 법원은 지난달 한림대성심병원과 인하대병원 등 대학병원과 여성병원, 산부인과 개원가 등 22개 의료기관이 제기한 같은 소송에서도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