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형간염 가이드라인, '테노포비르' 단독 권고

B형간염 가이드라인, '테노포비르' 단독 권고

  • 이정환 기자 leejh91@doctorsnews.co.kr
  • 승인 2014.10.27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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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간학회, B형간염 진료 가이드라인 부분개정안 발표
B형 간염 약제 내성 환자에서 '테노포비르' 단독치료 언급

 
대한간학회가 2014년 추계 학술대회에서 B형간염 진료 가이드라인 부분개정안을 발표했다. 이번 부분개정안에서 가장 변화가 두드러진 대목은 약제 내성 환자에서의 '테노포비르' 단독요법 권고이다.

그동안 진료 가이드라인은 기존 치료제 내성 환자에 대해 약제 간 교차 내성 출현을 방지하기 위해 병합요법을 일반원칙으로 했다. 그러나 새롭게 개정된 가이드라인은 기존 치료제 내성을 보이는 환자라 하더라도 바이러스 억제력이 뛰어난 테노포비르 단독요법 치료가 가능하다고 제시했다.

치료제의 활동성 B형 간염 바이러스 증식 억제력은 내성 발현의 가능성과 직결된다. 항바이러스 효과과 강력해 바이러스 증식이 충분히 억제되면 약제 내성을 갖는 바이러스 돌연변이가 나타날 가능성을 최소화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기존 2011년 진료 가이드라인에서도 이러한 점이 고려된 바 있는데, 일부 치료제 내성 환자 대상으로 테노포비르 단독요법이 낮은 신뢰 수준으로 권고 됐다.(라미부딘 내성 환자의 경우 테노포비르로 치료 대체를 고려. 권고 수준 B2)

하지만 일반적인 내성 환자 치료 원칙은 내성이 발생한 치료제와는 다른 계열의 치료제를 추가로 사용하는 병합요법이었다. 이는 당시 국내에는 테노포비르가 출시 되지 않은 상황(2012년 12월 출시)을 고려해 국내 환자의 테노포비르 처방 경험을 바탕으로 한 근거의 축적이 필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여진다.

▶2011년 가이드라인, 두 계열 치료제 간 병합요법 권고
만성 B형간염 치료제는 크게 뉴클레오사이드 계열(라미부딘·텔비부딘·클레부딘·엔테카비르) 치료제와 뉴클레오사이드 계열(아데포비어·테노포비르) 치료제로 나뉜다.

기존 치료제 내성 환자 치료의 대 원칙은 어느 한 계열의 치료제에 내성이 생기는 경우, 다른 계열 치료제를 병합해 사용하는 것이다.

가령, 뉴클레오사이드 계열 치료제인 라미부딘에 내성이 확인 되면, 뉴클레오타이드계열 치료제인 테노포비르를 추가 하는 방식이다. 같은 이유에서 뉴클레오타이드계열 치료제인 아데포비어 내성이 확인 되면, 같은 계열이면서 바이러스 억제력이 강한 테노포비르와 뉴클레오사이드 계열의 다른 치료제(라미부딘 또는 엔테카비르 1mg) 병합요법이 권고돼 왔다.(권고수준 B1)

이렇듯 약제 내성 환자를 대상으로 병합요법을 권장해 온 이유는 앞서 언급 한 바와 마찬가지로 교차 내성을 피하고자 함이었다. 현재 완치 요법이 확인 되지 않은 만성 B형간염의 치료 목표는 장기적으로 B형간염 바이러스 증식을 억제해 이로 인한 치명적인 간질환(간경변증, 간 기능 상실, 간세포암종)으로의 진행을 예방하는 것이다. 치료제 내성은 바이러스 증식 억제의 실패로 이어지기 때문에 병합요법은 교차 내성 위험을 최소화 할 수 있는 치료 전략이었다.

그러나 장기간, 여러 치료제를 복용하는 것은 치료제 간의 상호 작용으로 인한 부작용 위험을 증가시킬 우려가 있다. 또 치료 기간이 긴 만성 B형간염의 특성상 환자의 경제적 부담을 가중할 뿐 아니라, 건강보험재정 지출 비용 증가를 초래하는 요인으로 작용해 왔다.

(표1) 2011 대한간학회 B형 간염 진료 가이드라인

라미부딘

내성 환자

라미부딘에 테노포비르를 추가한다 (B1).

*클레부딘, 텔비부딘 내성은 라미부딘 내성에 준함

엔테카비르 내성 환자

엔테카비르 내성에 대한 치료로 nucleotide 유사체 (아데포비어 또는 테노포비르)를 추가한다 (B1).

아데포비어 내성

(라미부딘 내성 및 초치료 환자

아데포비어를 중단하고 테노포비르와 nucleoside 유사체 (라미부딘 또는 엔테카비르 1 mg)를 병합한다 (B1).

다약제 내성

테노포비르와 엔테카비르 1mg 병합 치료를 고려한다 (B1).

*참고: 각 치료제 내성 별 가장 신뢰 수준이 높은 가이드라인 내용 정리

▶2014년 부분 개정안, '테노포비르' 단독요법 권고
부분개정안 가이드라인의 가장 큰 변화는 테노포비르 단독요법이 테노포비르를 포함한 뉴클레오사이드계열 치료제 병합요법과 함께, 모든 약제 내성 환자 치료에서 가장 높은 신뢰 수준으로 권고됐다는 점이다.

이는 테노포비르 출시 이후 활발하게 진행된 국내 임상연구 및 기타 해외 연구 결과, 테노포비르 단독요법이 테노포비르를 포함한 병합요법과 바이러스 억제력 측면에서 유사한 치료 효능을 입증했음을 의미한다.

먼저, 라미부딘의 경우 기존에는 라미부딘 내성 환자의 경우 테노포비르를 병용하도록 권고해 왔으나, 96주 간 라미부딘 내성 환자 280명을 대상으로 뉴클레오사이드 유사체 '엠시타빈(라미부딘과 교차 내성이 있음)+테노포비르' 병합요법과 '테노포비르' 단독요법간의 치료 효과를 비교한 결과에서 두 치료군 간에 바이러스 억제 능력에 유의한 차이가 없음이 밝혀졌다. 따라서 라미부딘 내성 환자에서 '테노포비르' 단독요법이 권고됐다.

이와 함께 내성장벽이 높은 치료제인 엔테카비르 내성 환자의 경우에서도 아직 근거수준은 부족하지만 '테노포비르' 단독 또는 '테노포비르'와 '엔테카비어' 병합 치료를 고려할 수 있다고 권고됐다.

(표2) 2014 대한간학회 B형 간염 진료 가이드라인 (개정안)

라미부딘

내성 환자

테노포비르 단독 또는 뉴클레오시드 유사체에 테노포비르를 병합 치료한다 (A1).

*클레부딘, 텔비부딘 내성은 라미부딘 내성에 준함

엔테카비르 내성 환자

테노포비르 단독 또는 테노포비르와 엔테카비르 병합 치료를 고려한다 (B1).

아데포비어 내성

(라미부딘 내성 및 초치료 환자

테노포비르 단독 또는 테노포비르와 엔테카비르 병합 치료를 고려한다 (B1).

다약제 내성

테노포비르 단독 또는 테노포비르와 엔테카비르 병합 치료를 고려한다 (B1)

*참고: 각 치료제 내성 별 가장 신뢰 수준이 높은 가이드라인 내용 정리

국내에서 시행된 전향적 다기관 연구에 따르면 엔테카비르 내성 환자 90명을 대상으로 48주 간 '테노포비르' 단독요법과 '테노포비르+엔테카비르' 병합요법 치료를 시행한 결과, 바이러스 반응(HBV DNA 15 IU/mL 기준)은 두 치료 군에서 각각 71%와 73%로, 유의한 치료 효과의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다음으로 아데포비어의 경우 라미부딘에 내성을 보여 아데포비어를 사용했던 경우, 그리고 초치료로 아데포비어를 사용했던 경우 모두에서 테노포비르 단독요법을 사용할 수 있도록 권고했다.

국내 임상연구에 의하면 48주 간 아데포비어 내성 환자를 대상으로 '테노포비르' 단독요법과 '테노포비르+엔테카비르' 병합요법의 치료 효과를 비교한 결과, 혈중 바이러스 수치가 60IU/mL 이하로 검출된 환자의 비율이 각각 74%와 78.8%로 두 군 간 치료 효과가 비슷한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이 국내 연구를 진행한 임영석 울산의대 교수(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는 "아데포비어 내성 환자의 경우, 테노포비르 치료 효과가 낮을 것이라는 기존의 예상과는 달리 테노포비르 단독요법이 테노포비르와 엔테카비르 병합요법과 유사한 치료 성과를 입증해 보였다"며 "장기 관찰을 통해 두 치료군 간의 바이러스 억제 효과 및 치료 성과를 면밀히 살필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밖에 다약제 내성 환자의 경우에도 테노포비어 단독 또는 테노포비어와 엔테카비어 병합 치료를 고려할 수 있다고 권고됐는데, 대상 환자 수가 적고, 내성 양상이 달라 '테노포비르' 단독요법과 '테노포비르+엔테카비르' 병합요법의 치료 효과를 검증하기가 어려운 측면이 있어 장기간 대규모 연구가 필요해 보인다.

▶'테노포비르' 단독요법 이점 패러다임 바꿀 것
약제 처방의 근간이 되는 진료가이드라인이 부분개정됨에 따라 테노포비르 단독요법 및 테노포비르를 포함한 뉴클레오사이드 계열 병합요법은 향후 만성 B형간염 약제 내성 환자 치료 기준으로 자리 매김 하면서, 초치료 환자는 물론 기존 약제 치료에 실패한 내성 환자까지 만성 B형간염 치료제 시장에서 테노포비르의 약진은 분명해 보인다.

아울러, 2011년 가이드라인에 이어 변함없이 개정안에서도 초치료 환자 대상 1차 치료제로 테노포비르와 엔테카비르를 함께 권고돼 있는 만큼 앞으로도 만성 B형간염 초치료 시장에서의 양강 체제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임영석 교수는 "테노포비르 단독요법과 테노포비르를 포함한 뉴클레오사이드계열 치료제 병합요법 간에 치료 효과성 측면에서 유의미한 차이가 보이지 않는 다면, 환자 편의성과 치료 비용 등을 감안 할 때 단독요법이 가지는 이점은 분명해 보인다"고 말했다.

또 "추가적인 국내 임상연구 및 처방 경험이 축적되면서, 테노포비르 단독요법의 이점이 진료 현장에도 충분히 반영 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테노포비르 단독 삭감 이슈가 부분개정 이끌어 냈다
한편, 이번 진료가이드라인 부분개정안은 현행 급여기준보다 더 효과적인 치료방법이 있음에도 제한적인 보험급여기준에 발목이 묶여 처방권이 제한되고, 그 피해를 환자들이 부담하는 상황을 대한간학회가 극복하기 위해 이례적으로 짧은 기간 내에 추진됐다.

부분개정 형태로 추진된 이번 만성 B형간염 진료가이드라인은 지난 6월 발표된 최신 국내환자 대상 치료결과 데이터를 반영해, 기존 약제 내성환자들에 대해 더욱 효과적이고 다양한 치료옵션을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진료가이드라인 개정위원회 위원장을 맡은 이관식 연세의대 교수(강남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는 "진료현장에서 테노포비르를 처방하고 삭감이 되는 문제가 있었다"며 "이번 부분개정안은 2012년 12월 출시된 테노포비르의 임상적 데이터가 반영된 것이라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한광협 대한간학회 이사장(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도 "가이드라인을 개정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며 "이번에 부분적으로 내성문제에 대해 개정안을 만든 이유는 진료를 하는 의사들이 삭감 문제 때문에 힘들어 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고, 앞으로 더 많은 임상근거를 적용해 전체적으로 가이드라인이 개정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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