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숙희 첫 여성 회장 선출..."임기동안 불꽃처럼 살겠다" 다짐
추무진 의협회장, 안정 속 혁신 강조..."힘 모아 달라" 협조 당부
서울시의사회는 28일 서울 영등포구 서울시의사회관에서 제69차 정기대의원총회를 개최하고 중앙대의원을 회원 직선으로 뽑는 내용의 회칙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개정된 회칙은 '의협 파견 대의원과 교체 대의원은 보통·평등·직접·비밀투표로 선출한다'고 명시했다. 고정대의원 2명은 대의원회 의장과 회장에게 각각 1명씩을 추천할 수 있는 권한을 위임했다.
의사회는 이날 회칙 개정에 따라 조만간 대의원 직선제를 위한 선거 절차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로써 서울시의사회에 배정된 총 34명의 중앙대의원 가운데 고정대의원 2명을 뺀 32명의 대의원은 회원들이 직접 선출할 수 있게 됐다.
앞서 서울시의사회 대의원회는 중앙대의원 직선제를 공고했으나 절차상 하자가 있다는 논란에 휩싸여 철회한 바 있다.
이날 정총에서 대의원 총 129명이 참여한 회장 선거 투표에서 김 부회장은 3명의 후보 중 가장 많은 86표를 얻어 당선됐다. 박영우 후보는 39표, 최낙훈 후보는 4표를 각각 얻었다.
김 당선자는 서울시의사회 100년 역사상 첫 여성 회장 당선자로 기록됐다.
김숙희 신임 서울시의사회장은 당선 인사를 통해 "앞으로 3년의 임기 동안 하루하루를 불꽃처럼 살 것이며, 임기가 끝나는 3년 후에 박수를 받으며 떠나고 싶다"고 강조했다
이어 "선거 과정에서 많은 회원과 대의원들로부터 많은 정책과제를 제안받았다. 회원 권익을 위한 것이라면 모두 수용할 것"이라고 약속하고 "항상 세 가지 주문을 외우면서 산다. 그것은 '항상 죽음을 생각하라', '불꽃처럼 살자', '박수 칠 때 떠나라'다. 회장 임기 동안 평소 외던 주문처럼 최선을 다해 살겠다, 회원들의 많은 충고와 격려, 그리고 조언을 바란다"고 덧붙였다.
김 신임 회장은 앞서 출마 선언 당시 소통과 화합 그리고 의권 강화를 핵심 공약으로 내세웠다. 또한 "투쟁과 협상을 통해 의사의 자존심을 회복하고 진료권을 되찾겠다"고 약속했다.
당시 김 신임 회장은 "지금까지 의료환경이 어렵지 않은 때가 없었지만, 지금의 현실은 의료계 존립 기반조차 흔들리는 위기 상황이다. 의사이기에 앞서 생계를 걱정해야 하고, 자존심은 나락으로 떨어져 회복불능 상태가 됐으며, 의사들끼리도 소통과 화합이 되지 않고 있다"고 탄식하면서 "지금까지의 다양한 회무경험과 여성 특유의 섬세함을 바탕으로 회원들에게 다가가 단합시키고, 그 단합을 바탕으로 협상과 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규제기요틴과 원격의료·대체조제 활성화 등 의권을 침해하는 의료정책 추진은 막아내고, 리베이트 쌍벌제·아청법·불합리한 수가계약 체계 등 악법은 재협상하겠다. 회원과의 소통강화·의료계 상생을 위해서는 임원들이 직접 회원을 만나 회무를 공개하고 의견을 청취해 회무에 반영하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의협과 병원협회의 관계를 개선하고 전공의 처우개선에도 힘을 쏟겠다"고 했다.
김 신임 회장은 지난 1978년 고려의대를 졸업했으며, 관악구에서 김숙희 산부인과의원을 운영하고 있다. 대한산부인과학회와 산부인과의사회 부회장, 대한의사협회 정책이사, 대한의학회 홍보이사, 서울 관악구의사회장 등을 역임했으며, 한국여자의사회 이사, 서울시의사회 부회장 등으로 활동해왔다.
이날 정총에서 서울시의사회 대의원들은 김 신임 회장을 중심으로 각종 악법 개선과 회원 권익보호, 병·의원 경영 개선 등에 총력을 다 하기로 결의하고, 2015년 예산 27억 8000여만 원도 의결했다.
아울러 현재 서울시의사회장과 대의원회 의장의 임기가 맞지 않아 발생하는 문제들을 해결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과 함께 상정된 '2016년 선출되는 의장에 한해서 임기를 2년으로 한다'는 긴급동의안도 의결했다. 이로써 2018년부터는 서울시의사회장과 대의원회 의장의 임기가 같아지게 됐다.
추무진 의협회장, "안정 속 혁신, 꼭 이루겠다...힘 모아 달라"
한편 이날 총회장을 찾은 추무진 의협회장은 자신이 제39대 의협회장에 재선된 것에 대해 서울시의사회 대의원들에게 큰 절로 감사 인사를 하고, 자신의 핵심 공약인 '안정 속 혁신'을 꼭 이루겠다며 힘의 모아달라고 협조를 요청했다.
추 회장은 특히 "회원들이 의협의 안정과 의료계 화합을 원해 내가 당선된 것으로 생각한다. 그러한 회원들의 뜻을 겸허히 받아들여 회무에 반영해, 안정 속에서 끊임없는 개혁을 통해 강한 의협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강한 의협이 다시 태어날 수 있도록 힘을 모아 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선거 과정에서 많은 의료현안에 대해서 많이 들었다. 현안 하나하나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겠다. 오늘도 보건복지부가 노인정액제 개선을 위해 실태를 분석해 보고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금방은 아니더라도 좋은 소식이 전해질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또한 "보건복지부가 대의원 직선제 정관 개정을 승인했다. 오 는 4월 의협 정총에 회원투표제 도입을 골자로 한 정관 개정안을 부의하려고 준비하고 있다. 시도의사회와 전체이사회를 통해 회원들을 수렴해 정관 개정안을 만들고, 정총에서 통과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아울러 "강력한 의협을 통해, 국민 건강과 환자의 생명을 최우선으로 회무를 집행해 국민의 신뢰와 존경을 회복하겠다. 또한 회원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기 위해 노력하겠다. 그러기 위해서는 회원들이 협조해줘야 한다"면서 "서울시의사회 회원들도 서울시의사회를 중심으로 뭉치고, 그 뜻을 의협으로 모아 줄 때만이 강한 의협을 만들 수 있다"고 당부했다.
임수흠 서울시의사회장, "추무진 회장 중심으로 힘 모아야"
추 회장과 의협회장 선거에서 경쟁한 임수흠 서울시의사회장은 "추무진 의협회장을 중심으로 새롭게 선출된 16개 시도의사회장 등 의료계 지도자들이 힘을 모아 의료계 혼돈과 갈등의 숲을 헤쳐나가야 한다"고 화답했다.
임 회장은 "그동안 의사들이 현실에 거듭 좌절하면서 생긴 무력감에서 벗어나 긍지와 자부심을 회복해 국민에게 행복을 줄 수 있는 올바른 의료제도를 정착시켜 나가야 한다"면서 "의료계 모든 지역과 직역이 갈등을 극복하고 큰 틀에서 화합하고 단결해야 한다.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는 평범한 진리를 되새겨 우리나라 의료의 백년대계를 위해 한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역설했다.
끝으로 "우리에게는 정부의 의료정책을 정확히 파악하고 올바른 의료정책을 제시해야 할 의무가 있다. 우리의 실정에 맞는 의료정책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면서 "지금의 현실이 어렵더라도 무관심에서 빨리 벗어나야 한다. 의약분업 15주년을 맞이해 의약분업 재평가 및 선택분업 쟁취를 위한 노력을 지속해 기필코 이뤄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