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기관에 지급할 진료비 볼모

금년 7월 이후에 예정된 의료보험통합과 관련, 직장―지역간 조직과 재정의 완전 분리를 주장하며 전면파업에 나선 전국직장의료보험노동조합이 진료비 예탁 업무를 거부함에 따라, 파업이 장기화될 경우 의료기관에 적지않은 경영난을 안겨줄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전국 직장의료보험노동조합은 총 139곳으로 이중 노조에 가입한 조합수는 113곳이며, 노조원은 10일부터 9일째(18일 현재) 업무에서 손을 떼고 있다.

이에 따라 보험증 발급 등 민원업무가 큰 차질을 빚고 있으며, 특히 15일까지 납부하도록 돼 있는 `진료비 예탁'을 거부함에 따라 의료기관에 지급해야 할 진료비가 볼모로 잡혀 있는 상태다.

99년도 총 진료비 11조7,056억 중 `직장'에서 지급된 액수는 4조3,500여억원으로 전체 37.2%를 차지하고 있는데, 파업 장기화에 따른 대책이 마련되지 않을 경우 이로 인한 피해가 고스란히 의료기관에 전가될 우려가 높다.

18일 현재 의료보험연합회에 예탁된 진료비는 약 800여억원(4월분 예탁금은 2,809억원)으로 전체 액수의 3분의 1에도 못미치고 있다.

의료보험연합회 `진료비예탁금 징수 및 진료비 지급규정'에는 매월 10일까지 각 조합별로 예탁금 납부고지를 하고, 조합은 그달 15일까지 예탁금을 납부하도록 하고 있다. 또 진료비 지급은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진료비 청구서가 접수된 날부터 1개월 이내에 심사·지급함을 원칙으로 정하고 있다.

직장의보노조측은 통합과 관련된 자신들의 요구가 관철될 수 있도록 오는 6월말까지 파업을 강행할 방침이어서 이에 따른 파장과 혼란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