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경 이후 골밀도 3∼5% 낮고 골다공증 유병률 2.27배 높아
가톨릭의대 강무일·이원기·임예지 교수팀 'Osteoporosis International' 발표
당뇨 합병증 질환인 '당뇨망막병증'이 있는 여성은 폐경 이후 골밀도가 낮고, 골다공증 위험도 높아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강무일(내분비내과)·이원기(안과) 교수와 국립교통재활병원 내과 임예지 교수 공동연구팀은 2008∼2011년 국민건강영양조사 참여자 중 골밀도와 당뇨망막병증 검사를 받은 50세 이상 남성 4,357명과 여성 4,392명을 대상으로 당뇨병성 망막병증과 골밀도의 연관성을 분석했다.
분석 결과, 폐경 이후 당뇨병 여성이 당뇨망막병증을 앓고 있는 경우 당뇨병만 있는 여성보다 3∼5% 골밀도가 낮고, 골다공증 유병률도 2.27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당뇨가 있는 남성은 당뇨망막병증의 유무에 따른 골밀도나 골다공증 유병률에 차이가 없었다. 나이·체질량지수·당뇨 유병기간·당뇨수치를 보정한 결과다.
당뇨병성 신병증·말초신경병증·망막병증 등 당뇨병 합병증은 골절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당뇨병성 신병증과 말초신경병증은 낮은 골밀도와 연관이 있는 것으로 보고됐으나 당뇨망막병증과 골밀도와 연관성을 증명한 연구는 이번이 처음이다.
2014년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 30세 이상 성인 3명 중 1명이 당뇨병(약 290만명)에 걸렸거나, 고위험군(약 650만명)으로 조사됐다. 65세 이상 노인의 경우 남성(19.0%) 보다 여성(21.5%)에서 당뇨 유병률이 높은 것으로 파악됐다.
여성은 폐경이 시작되는 50∼60대에 급격히 발병률이 높아지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여성 노인은 당뇨 질환 자체 뿐 아니라 합병증이 발생할 위험도 높다. 이에 대해 의학계는 폐경 후 여성호르몬의 감소로 인해 겪게 되는 생리적인 변화 때문으로 보고 있다.
'당뇨병성 망막병증'은 당뇨병 합병증 가운데 하나로 망막 혈관에 순환 장애와 출혈이 생겨 시력을 잃게 만든다.
의학계는 "당뇨병으로 진단받은 경우에는 정기적인 안저검사를 통해 조기에 발견해 치료해야 한다"면서 "당뇨병 초기에 혈당조절이 잘 이루어지면 망막병증의 발생을 지연시킬 수 있고, 철저한 혈당조절로 진행속도를 늦출 수 있다"고 밝혔다.
임예지 가톨릭의대 교수는 "일반적으로 당뇨로 인해 고혈당이 오래 지속되면 골밀도를 감소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면서 "이번 연구는 혈당과 독립적으로 당뇨망막병증과 골밀도의 감소를 확인한 것으로, 망막병증이라는 합병증이 생긴 환자라면 미세혈관에도 문제가 생겨 뼈 주변에 혈류공급이 원활하지 않아 골 형성이 감소된 것으로 추측된다"고 말했다.
강무일 가톨릭의대 교수는 "이번 연구로 폐경 이후 당뇨망막병증이 있는 여성 환자의 경우 낮은 골밀도 및 높은 골다공증 유병률과 연관성이 확인된 만큼, 당뇨망막병증 진단을 받은 폐경 이후의 여성은 골다공증 검사를 받아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골다공증 국제학술지 <Osteoporosis International>(인용지수 4.1) 최근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