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자살 1위 오명 ...'우울증 치료가 먼저'

한국 자살 1위 오명 ...'우울증 치료가 먼저'

  • 고수진 기자 sj9270@doctorsnews.co.kr
  • 승인 2016.10.12 1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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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개학회, 우울증 치료 위해 SSRI 처방 제한 철폐 주장
"모든 의사 대상 우울증 치료 할 수 있어야"

▲ 12일 국회에서는 자살예방과 우울증 치료를 위한 토론회가 열렸다.
한국의 자살률이 OECD 국가 중 1위를 차지하고 있는 가운데, 자살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우울증 환자의 치료가 우선돼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특히 우울증 치료를 위해 모든 진료과에서 SSRI를 처방하고 진료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대한뇌전증학회·대한내과학회·대한소아과학회·대한산부인과학회·대한가정의학회·대한마취통증의학회·대한신경과학회·대한뇌신경재활학회 등은 12일 국회의원회관에서 토론회를 개최했다.

▲ 홍승봉 대한뇌전증학회장
홍승봉 대한뇌전증학회장에 따르면, 국내 우울증 환자는 고혈압 다음으로 2위 질환으로 조사됐다.

우울증으로 진료 받은 600만명 환자중에 2015년 정신과에서 진료 받은 환자는 50만명 미만으로 추정됐다. 나머지 우울증환자는 우울증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으며, 자살률만 높이고 있는 상황이다.

우울증의 초기 대응과 치료가 가장 중요한데도 불구하고, 정신과에서만 우울증 환자를 치료하기에는 제한적이라는 입장이다.

홍 회장은 "한국을 제외한 유럽 각국과 미국 등에서는 우울증 치료에 SSRI 항우울제 사용을 높이면서 우울증 치료율을 높였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비정신과의사에게 SSRI 사용을 60일로 제한하면서 오히려 자살기도에 많이 사용하고 부작용 많은 항우울제 TCA 처방을 50% 이상 늘렸다. 자살률을 높이는 결과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우울증 치료와 자살예방을 위해서는 SSRI 처방제한을 긴급 폐지하고, 모든 진료과에서 처방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 회장은 "OECD에서도 한국의 SSRI처방에 대한 급여제한을 풀어야 한다고 지적 했지만, 여전히 보건복지부는 대응이 없다. 우울증을 치료하고 자살을 막기 위해 정부는 긴급하게 움직여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어 "우울증은 고혈압과 당뇨병처럼 일상 생활과 밀접하게 진료해야 하는 질병으로 인식해야 한다"며 "앞으로 의료계에서는 범국민 다의료 자살예방 위원회를 구성하고 자살예방과 우울증 치료를 위해 의료인이 적극 참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건우 고대안암병원 신경과 교수 역시 자살 예방을 위해 의사가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박 교수는 "그동안 자살에 대해 의사들이 관여하려 했지만, 정신과의사가 아닌경우 항우울제 처방을 했다고 삭감하기도 하고 제도적으로 어려운 부분이 있다"며 "우울증은 자살의 가장 중요한 원인인 만큼, 우울증 진단과 치료에 모든 의사가 동참해야 한다"고 말했다.

의사로써 자살 예방에 책임감을 느껴야 하며, 의사만이 우울증과 자살의 편견을 없앨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일차의료 환자에 있어서 우울증 환자가 늘고 있지만, 제대로 처방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대한가정의학회 회원대상 261명으로으로 설문조사를 했을때, 우울증 환자 진료를 한 경우는 248명으로 95%에 해당됐다. 이 환자의 경우 59%는 직접처방을 하고 41%는 정신과로 의뢰했다.

그러나 직접 처방을 하는 경우 항우울제 처방 보험기준에 따른 처방제한으로 54%가 어려움을 겪었다. 또 정신과로 의뢰했을때 환자가 가려고 하지 않는 경우가 40%로 나타났다.

이준형 일산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자살예방을 위해 일차의료의 역할이 중요한데, 항우울제 처방제한으로 인해 제대로된 역할을 못하고 있다"며 "일차 의료기관에서 우울증을 치료하고 자살 예방에 앞장설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토론회에는 SSRI를 처방하는 정신의학계 관계자들이 참석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홍승봉 회장은 "지난 8월에 정신과와도 논의를 했지만, 정신과에서는 무조건 정신과에서만 SSRI 처방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며 "한국은 100배 위험한 TCA는 사용하게 하고  부작용 없는 SSRI 사용은 제한하고 있다. 전세계적으로도 이례적인 일이다. 우울증 환자의 치료를 위해 관련 학회들과 자리를 마련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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