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규식,의약분업비판

이규식,의약분업비판

  • 이석영 기자 dekard@kma.org
  • 승인 2000.04.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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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약분업, 의보통합 등 정부 주도의 급진적 의료개혁에 대한 심각한 재고가 있어야 한다는 지적이 보건의료 학계에서 제기됐다 의료에 대한 정부의 역할을 최소화 하고 시장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연세대 보건과학대학 이규식 교수는 지난달 24일 열린 건강.복지사회를여는모임 창립 기념 세미나에서 이같이 지적하고, 목적에만 심취해 시행착오가 예견되는 개혁을 단행할 때 그 피해는 모두 국민이 떠안게 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이 교수는 의약분업과 관련, 국민의 편의성을 무시한 제도 시행은 국민적 동의를 얻을 수 없으며 과거 약가마진으로 조달됐던 병의원 수익의 35%에 대한 합리적 보전이 전제되지 않으면 의료기관의 경영난으로 의료행위가 변형되거나 의료기관이 문을 닫는 사태로 발전, 결국 피해는 국민이 입게 된다고 지적했다. 또 의약분업을 계기로 의료기관 경영 투명성이 뒷받침되고 의료행위가 정상화 될 수 있도록 보험수가가 정해져야만 의약분업이 부작용없이 실시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의보통합에 대해서는 "통합모형을 고집하는 한 국고지원의 증액없이는 재정관리가 불가능하다"고 지적하고, 통합이 올 7월로 예정된 시점에서의 차선책은 영국이 택한 내부시장원리를 변형시켜 경쟁원리를 도입하고 의료저축제도와 같은 제도를 병행, 가입자의 선택의 폭을 넓히는 방안을 강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재정관리를 지역단위로 분할하고 지역별로 공급자와 계약을 맺어 관리하의 경쟁과 같은 구도를 마련하는 방안도 고려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교수는 "현재 우리나라 보건의료제도상에 표출되고 있는 여러가지 문제의 가장 근본적인 원인은 의료체계에 대한 기본적인 패러다임을 정립하지 못하고 의료분야는 정부의 규제하에 둬야 한다는 논리로만 접근하는데서 찾을 수 있다"며 보건의료정책에 대한 정부의 개입분야와 시장의 경쟁에 맡겨야 할 분야에 대한 명확한 구분이 없고 의료서비스의 공급구조와 정부 정책의 부조화 빈약한 공공재정 외국 정책의 성급한 도입에 따른 시행착오 등을 문제점으로 꼽았다.

건강.복지사회를여는모임은 한달선(韓達鮮, 한림대학교총장)교수를 창립준비위원장으로 100여명의 보건.복지분야 전문가가 참여, 의료보험 등 현실적인 과제에 대한 정책의 타당성을 검증하고 대안 제시를 목적으로 결성된 보건의료 정책 연구 모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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