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제 약대를 2+4년제로 전환하겠다던 2006년, 학제 연장을 반대한 측은 그때부터 이공계 학생의 '약대 쏠림 부작용'을 경고했지만 교육부는 2+4년제를 밀고 나갔다.
그런 교육부가 2+4년제 졸업생을 불과 세 번 배출한 2017년, 뻔히 예상됐던 약대 쏠림 부작용을 해결하려고 올 연말쯤 6년제 개편안을 제안할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는 약대 6년제 전환을 논의하기 위해 22일과 29일 '약학 학제개편 정책자문위원회'를 연이어 개최했다.
4년제 약대를 2+4년제로 개편할 당시 명분은 변화된 시대에 걸맞은 약사 배출이었다.
한국 제약산업이 신약개발 중심으로 나아가기 위해 개국 약사가 아닌 제약관련 연구인력을 키워야 한다며 만만치 않은 반대에도 교육부는 전문대학원 성격의 2+4년제 도입을 강행했다.
바뀐 2+4년제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후반부 약대 4년 교육프로그램의 업그레이드가 중요했다.
후반부 약대 4년 교육이 이전 4년제 약대와 별다를 것이 없다면 2+4년제는 약대생의 부담만 늘리고 약대 쏠림 부작용만 부추긴 실패한 제도가 될 것이 뻔했다.
2+4년제 전환 이후 약대 쏠림 부작용은 예상대로 일어났고 약대생의 부담은 늘었지만 제약계는 여전히 필요 연구인력을 구하지 못한다며 볼멘소리다.
교육부 역시 2+4년제가 새 시대에 맞는 연구 인력을 배출하지도 못하면서 약대 쏠림 부작용만 낳았다고 판단해 6년제안을 논의하는 듯 하다.
그럼 교육 연한을 6년으로 늘리면 새 시대에 맞는 약사인력이 배출될까.
글쎄다. 2+4년제에서 만들지 못한 교육 프로그램을 6년제로 만들었다고 해결될 것 같지는 않다.
오히려 예전 4년제로 돌아가는 안이 더 이상적으로 보인다. 4년제는 약대생의 부담은 늘리지 않으면서 이공계 학생의 약대 쏠림 현상을 완화할 수 있다.
신약개발을 위한 전문인력 양성이 과제인데 이는 약대 특성화나 대학원 교육 프로그램 강화로 보완하는 편이 낫다.
물론 이번에도 교육부는 최악의 카드인 6년제 전환을 선택할 것으로 보인다. 10년 전 약대 쏠림 현상을 누구나 경고했지만 2+4년제안을 밀고 나갔던 그때처럼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