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의료역사 창출…`김재정號' 出帆

새 의료역사 창출…`김재정號' 出帆

  • 김영식 기자 kmatimes@kma.org
  • 승인 2000.05.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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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0년 4월. 이 달은 보건의료계로서는 새 천년을 설계하고 또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길다'고 할 수 있는 앞으로 3년동안의 새 의료역사를 창출시키며 힘차게 이끌어 갈 대한의사협회의 새 집행부를 출범시켰다는 점에서 커다란 기대와 내일을 기약하는 달이기도 합니다.
 -잠시 지난 1년을 돌아보면 새 천년, 새 봄을 맞이했지만 아직도 의료계는 동면에서 깨어나지 못한 것 같아요. 지난 1년간의 회기동안 마무리를 짓지 못하고 다시 새틀을 짜야하는 의약분업·의료보험과의 전쟁속에서 헤어나지 못한 채 의료환경 개선을 위한 주어진 숙제들이 산적해 있지요.
 의약분업과 관련한 헤아릴 수 없이 많은 회의·간담회 등에서 얻은 정책제시로 정부와의 수차례에 걸친 타협을 시도했건만 회원들의 요망에 부응하지 못한채 급기야는 11/30 결의대회→집행부 사퇴→의권쟁취투쟁위원회 발족→2/17 대규모 결의대회→휴진으로 이어진 가운데 의협은 벼랑에 떨어진 `의권을 쟁취'하기 위한 강력한 의지를 만천하에 표명함으로써 그늘에 가려진 의료현실을 표출시켰습니다.
 -그러면 금년으로 52차를 맞은 의협 정기 대의원총회 뒷이야기부터 엮어 보기로 합시다.
 혼미한 의료현실 속에서 새 집행부의 탄생은 그 어느때보다도 의미를 더 한다고 하겠으며 의미부여 못지않게 앞으로 헤쳐 나갈 길은 험난하다고 하겠습니다.
 불과 몇달동안 과도체제이긴 했으나 김두원(金枓元) 의협회장직대 집행부도 혼란스러운 투쟁과정을 겪으면서 총회를 무사히 마침으로써 유종의 美를 거두고 후임 당선자에게 바톤을 물려주기까지의 각고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김두원 의협회장 직대를 중심으로 한 집행부가 구성, 과도체제 속에서 정총을 맞기까지 회원들의 정서는 의료계의 개혁과 변화를 구체화시키면서 대정부와의 투쟁과 타협을 병행해 추진해야 하는 `강력한 의협'을 요망하는 분위기였습니다. 이런 의료계의 대의가 22일 열린 의협 제52차 정기 대의원총회에서 그대로 반영이 되었다는 평가입니다.
 말하자면 의약분업·의료보험제도 상에서 파생되는 갖가지 문제점을 진취적으로 해결해 나가기 위해서는 강력한 투쟁력과 리더쉽의 바탕위에서 타협을 모색하는 인물이 절실하다는 전국 회원의 바램이 그대로 투표과정에서 표출되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새 천년의 기반을 다질 제31대 회장에는 그동안 `의권쟁취'를 총지휘했던 김재정(金在正) 의협 의권쟁취투쟁위원장(前 서울시의사회장)이 3차 투표를 통해 큰 표차로 3명의 회장 입후보자를 물리치고 당선되는 영광을 안았지요. 이번 회장선거에서 40대의 신상진(申相珍·성남시의사회장)씨가 의협 회장후보로 출마한 것은 커다란 이변으로 관심을 집중시켰고 시대적인 변화를 요망하는 한 단면을 반영한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의장선거 역시 회장선거 못지않게 3명의 후보가 출마, 박길수(朴吉壽) 의협 개원의협의회장이 선출돼 회장과 함께 비상시국을 맞은 의료계의 총수역할을 담당하게 되었습니다.
 `변해야 한다'는 회원의 여망을 풀어 나가는데 있어 신임 집행부는 무거운 짐이지만 기대에 부응하도록 최선을 다해야 하겠습니다.
 어쨌든 금년 선거는 과거 학연을 중심으로 한 선거풍토가 다소나마 깨어 졌다고 볼 수 있지요. 특히 전국 16개 시·도의사회에서 40대의 신진세대를 중앙대의원으로 선임, 파견함으로써 과거 강한 보수성과 학연, 선배중심 체제를 일단 변화시켜 나가는 개혁과정을 연출시켰다고 봅니다.
 -금년을 `의권 확립의 해'로 정하고 이를 추진하기 위한 예산으로 총 68억5천여만원을 확정했지요. 특히 의약분업 시행과 관련돼 도출된 문제점과 의료보험제도상에서 국민건강보험법, 의료보험 수가, 심사평가원, 수가계약제, 의료분쟁조정법 제정 등은 정총 분과 토의에서 열띤 논쟁의 대상이 되었습니다.
 이를 대변하듯 전국 회원의 총의를 모은 결의문에서도 ▲진료권이 침해 당하는 의약분업은 절대 수용할 수 없으며 ▲시범사업 실시 ▲의료전달체계 확립 ▲심사평가원의 완전 독립 ▲지역의료보험 재정 50% 지원약속 이행 ▲의사인력 동결 및 감축 ▲약사법 재개정을 결의하고 이들 요구가 관철될때까지 투쟁할 것을 선언했지요. 이들 사안들은 반드시 개선이 되어야만 올바른 의료를 시행하고 나아가 국민건강을 지킬 수 있다는 입장을 천명한 것이지요.
 -24일에는 대통령에 대한 보건복지부 업무보고가 있었지요.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은 보고를 받고 차흥봉(車興奉)장관에게, 특히 의약분업 시행과 의료보험 통합에 높은 관심을 표명하고 정해진 대로 원칙에 입각해 차질없이 추진하라고 지시했습니다. 그러면서 이 제도를 주도할 의료계에 대해 경영상에 손실이 없도록 대책을 세우고 의료전달체계 확립 등 제도적인 뒷받침을 마련할 것을 당부했지요.
 -이 달에도 의료계로서는 매우 긴박한 상황속에서 `의사 자존심' 회복에 심혈을 기울였습니다. 3월29일의 청와대 김대중대통령 면담이후 휴진문제를 놓고 의견이 분분했으나 결국엔 4·5·6일 3일간 휴진을 강행하고 이어 전공의들이 가세, 파업하는 사태를 몰고온 가운데 교수들까지도 `올바른 의약분업' 찾기에 참여했지요. 의사들의 결의대회 및 휴진도 의료사상 유례없는 사건이고 전공의 파업 역시 의료역사상 전무한 사건이라는데서 비참한 의료현실을 보여준 사례이며 대사건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투쟁은 결국 보건복지부와 협상의 자리를 마련하게 되었고 협상의 결과로 의약분업과 의료보험 관련 문제를 풀어가는데 중앙의약분업협력회의 구성에 합의하는 등 `4/6 합의사항'으로 22개항에 걸쳐 합의하고 현재 개선작업이 진행 중에 있지요. 이들 합의사항 타결은 의약분업과 의보제도를 개선하는데 반드시 시정되어야 할 의료계의 절박한 요구라는 점에서 정부도 적극적인 자세로 임해야 한다는 시각입니다. `4/6 합의'는 약사회측에도 관심을 불러 일으켜 내분을 겪는 등 일련의 사태를 몰고 왔지요.
 -7월1일 의료보험 통합을 앞두고 또다시 전국직장의보조합노조가 10일부터 파업에 들어 갔습니다. 직장노조는 `준비안된 의료보험 통합은 반대한다'고 표방하고 나섰지만 반대이유 중 의료기관의 진료비 청구에 대한 예탁금 납부거부란 카드를 제시함으로써 결국 의료기관이 피해를 당할뻔 했습니다.
 -13일 실시된 제16대 국회의원 선거에서는 의사출신 국회의원 4명(한나라당 3명, 민주당 1명)이 당선됐고 약사는 2명이 당선됐습니다. 당선자는 한나라당에서 정의화(부산 중·동구), 김찬우(경북 청송·영양·영덕), 박시균(경북 영주)의원이며 민주당에서 고진부(제주 서귀포·남제주)의원이 당선되는 영광을 안았지요.
 -7월 시행되는 의약분업, 의보통합 등을 비롯한 변화하는 각종 의료제도 및 정책에 대응하기 위한 갈 길은 멀지 않습니다. 모쪼록 전국 회원들이 힘을 실어준 새 집행부는 이들 제도변화에 발빠르게 대처함으로써 금년에 의협이 지향하는 목표인 `의권 확립'에 닥아가는 회무가 수행됐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정리=金永植·young@kma.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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