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0차 총회 결의문 채택 "신임 집행부 지지·협조"
최대집 의협회장 당선인 "강력한 집행부 이끌 것"
대한의사협회 최고 의결기구인 대의원회가 총파업 등 모든 수단을 동원한 대정부 투쟁을 선언했다.
전국에서 회원 직선제로 선출된 의협 대의원들은 22일 더케이호텔에서 열린 제70차 정기 대의원총회에서 결의문을 통해 "신임 최대집 회장 집행부의 현 상황에 대한 위기의식과 그에 따른 투쟁 전략에 전적으로 공감한다"며 "신임 집행부의 회무 수행과 대정부 투쟁에 아낌없는 지지와 협조를 다 할 것"이라고 결의했다.
또 정부는 문재인케어와 관련된 모든 정책의 시행을 즉각 원점에서 재검토하고, 제대로 된 보장성 강화를 담보할 수 있는 새로운 건강보험제도 개혁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이와 함께 건강보험 심사평가원과 건강보험공단의 폐쇄적이고 복잡한 심사기준을 전면 공개하고 개혁할 것을 요구하고, 구속 수감한 이대목동병원 의료진의 즉각적인 석방 및 의료계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특별조사위원회 구성을 촉구했다.
대의원들은 "우리의 결의를 외면하고 일방통행식 정책을 강행하며 의사들의 자율성과 전문성을 짓밟는다면 13만 의사들은 총파업 등 필요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정부와 맞서 싸울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날 총회에는 최대집 의협회장 당선인이 참석해 각 지역·직역에서 새로 선출된 대의원들과 처음으로 대면했다. 최 당선인은 강력한 문재인케어 저지 투쟁을 다짐하며 대의원들의 적극적인 지원을 호소했다.
최 당선인은 "국민과 의사 모두에게 재앙과 같은 문재인케어를 막아낼 적임자로 나를 뽑아준 회원 뜻에 반드시 부응하기 위해 강력한 집행부를 꾸려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를 둘러싼 위협, 정부의 폭거에 대응하기 위해 의료계의 대동단결이 필요하다. 사분오열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고 집행부와 대의원의 혼연일체가 필요하다"며 "집행부가 아쉬움 없이 뜻을 펼치도록 열렬히 성원해달라. 산적한 의료 현안을 헤쳐나가는데 아낌없는 도움을 달라"고 강조했다.
의협을 거치지 않고 과별 학회·의사회와 개별 접촉을 시도하는 보건복지부를 경계했다. 최 당선인은 "전면급여화 강행을 위해 의료계를 각개격파 하겠다는 것"이라고 비난하고 "과별 이익만을 생각해 움직이면 의료계의 운명은 불 보듯 뻔하다. 복지부의 개별접촉 요구에 응하지 말고 제40대 의협 집행부로 대화 창구를 단일화해달라"고 요청했다.
최 당선인은 '저부담-저급여-저보장의 현행 건강보험제도는 국민의 건강을 담보하지 못한다. 땜질식 처방이 아닌 사회 경제 상황에 맞게 완전히 새롭게 재편해야 한다"며 문케어는 진정한 보장성 강화 정책이 아니다. 의료계는 새로운 건강보험제도를 대안으로 내놓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총회는 차기 집행부의 투쟁을 전폭 지원하기 위해 관련 예산을 대폭 확충했다. 투쟁회비를 현행 가·나 회원 1만 원, 다·라 회원 5000원에서 각각 3만 원, 2만 원으로 올려 총 20억 3000여만 원의 예산을 책정했다. 전국 규모 집회 예산도 3억 원을 책정했다. 협회 회관 인근에 회장 관사를 설치하는 방안도 만장일치로 가결했다.
투쟁에 앞장서다 불이익을 입은 회원을 보호하는 규정도 신설키로 했다. 총회는 회원이 회무로 인해 기소, 투옥, 재판, 면허정지 및 취소 등을 당한 경우, 상임이사회 의결로 위로금을 지급할 수 있도록 규정한 정관 개정안을 논의하고, 해당 내용을 정관 보다 규정에 넣는 것이 타당하다는 의견에 따라 추후 신설된 규정을 임총 또는 정총에 보고토록 했다.
의협 국민건강수호 비상대책위원회는 이달 말까지 활동을 마무리하고 5월 1일부터는 신임 의협 집행부가 투쟁을 이끌기로 했다.
제29대 의협 대의원회 의장에 이철호 전 대전광역시의사회 대의원회 의장이 선출됐다. 이 의장은 이날 총회에서 치러진 선거에서 결선투표까지 가는 접전 끝에 새 의장에 당선됐다.
의장 선거와 함께 치러진 신임 부의장 선거에선 △임장배 전 광주광역시의사회 대의원회 의장 △주승행 전 서울시의사회 대의원회 의장 △김영준 경기도의사회 대의원회 의장 △이원철 대한의학회 부회장이 선출됐다.
부회장 선거에서는 △이필수 전라남도의사회장 △박홍준 서울특별시의사회장 △이동욱 경기도의사회장 △박정율 대한의학회 부회장 △유태욱 대한가정의학과의사회장 △강대식 부산광역시의사회장 등 6명이 당선됐다(득표순).
신임 감사는 △박성민 전 대구광역시의사회장 △김영완 전 충청남도의사회 대의원회 의장 △김영진 전 서울시의사회 대의원회 부의장 △조경희 전 대한가정의학회 이사장이 각각 선출됐다.
이와 함께 총회는 정관 개정을 통해 대의원총회의 불신임 대상에 감사와 부회장을 포함했다. 특히 의협회장 선거에 결선투표제를 도입하기로 했다. 총회는 결선투표제를 도입하되, 추가 절차 등을 정관개정특별위원회 논의를 거쳐 차기 총회에서 세부 안건으로 심의하기로 했다. 회원투표제 도입, 부의장 등 선거의 1인 2표제 등은 논란 끝에 폐기됐다.
총회는 올해 예산으로 △고유사업 97억 8580만 원 △발간사업 22억1820만 원 △의료정책연구소예산 21억9250만 원 △공익사업 27억2130만 원 △의료광고심의사업 △8억9860만 원 △수익사업 1억3594만 원 △종합학술대회 및 의학교육 7억2430만 원 △한방대책특별회비 9억7890만 원 △투쟁회비 20억3064만 원 △회관신축기금 126억 600만 원(특별회비 21억 원, 기부금 모금 55억 원) 등 총 355억1600만 원을 통과시켰다.
3년 임기를 마친 임수흠 대의원회 의장은 "의료계는 매우 어려운 상황에 직면해 있다. 의료를 감시하고 옥죄는, 의료의 질을 떨어뜨리는 정부의 문재인케어 정책에 강력히 맞서고 있다"면서 "정부는 의료계가 수긍할 수 있는 대책을 진정성 있게 내놓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지금까지 의협 비대위를 중심으로 전개해온 투쟁이 앞으론 새로운 의협 집행부를 중심으로 전개하게 될 것"이라며 "내부 분열을 지양하고 소통과 아량이 필요한 때다. 새 집행부는 대의원회와 운영위원회의 조언을 존중하고 회무에 참고해달라"고 당부했다.
역시 임기를 마무리하는 추무진 의협회장도 "새로 출범하는 차기 집행부를 중심으로 전 의료계가 화합과 소통해 보다 나은 여건에서 진료토록 지혜와 힘을 모아달라"며 "그 길만이 현재 의료계가 겪는 난관을 슬기롭게 극복하고 앞으로 나아가는 발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