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성·성악클리닉 오픈

음성·성악클리닉 오픈

  • 김영식 기자 kmatimes@kma.org
  • 승인 2000.05.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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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성을 많이 사용하는 직업인들의 음성관리와 치료를 전문으로 하는 `음성·성악클리닉'이 개원가에서 문을 열었다.

장본인은 오랜동안 대학에서 이 분야를 전공하고 임상에 적용해 온 문영일(文英一·65·前 이화의대 이비인후과학)교수가 지난 2월말 교단에서 정년한 후 서울 성동구 행당동에 개원한 `문영일 이비인후과의원' 내에 설치하면서 새로운 전문분야로 등장하게 됐다.

“현대 사회는 다양한 직종과 직업이 존재하고 있지요. 그중에서 음성을 사용하는 직업에 종사하는 사람을 음성직업인이라고 하지요. 이 가운데는 성악가, 가수, 국악인, 아나운서, 교사, 정치인, 경매인 등 무수히 많은 직종이 있습니다. 아직 우리나라에선 이 분야 종사자에 대한 집중적인 음성관리와 치료가 체계적으로 이루어지는 곳이 그리 많지않은 것이 현실입니다.”

문 원장은 일찌기 연세의대 교수로 재직시 일본 동경대학교 의과대학 음성언어 연구시설과 음성의학의 세계적인 권위자인 히라노교수가 재직하고 있는 구루매의대에서 유학하면서 음성직업인, 특히 성악가들의 음성관리 및 치료에 국내에서는 선구자적 역할을 담당해 왔고 정년 후에도 전문클리닉을 운영하게 된 것이다.

“목소리 이상으로 찾아 오는 환자들이 해마다 늘어나고 있습니다. 성악가·아나운서 등 음성직업인들은 지금까지 사용해 온 발성방법이 좋지 않은데도 교정하지 않고 그대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올바른 발성을 하려면 건강한 목소리를 만들어 내야 하고 어떤 상황속에서도 그 목소리를 그대로 유지할 수 있어야 한다는 문 원장은 음성직업인은 적어도 일상생활속에서 언제나 자연스럽게 발성할 수 있는 훈련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음악을 전공하려 했으나 의학을 원하시는 부모의 뜻에 따라 의사가 되었다는 문 원장은 다소나마 이 분야를 전공하고 발전시키기 위해 전문과를 음(音)과 가장 관련이 있는 이비인후과학을 선택하게 됐단다. 음악인 못지않게 피아노, 오페라 전곡 반주, 작곡법과 지휘법을 배워 음악활동 경험으로 직접 30여곡을 작곡할 정도로 수준급의 음악인이기도 하다.

연세의대와 이화의대 교수로 재직시 음성학 전문연구소인 `음성언어의학연구소'를 총지휘하면서 후학들을 양성했으며 여러 음악대학 성악과에서 음성학 강의를 맡기도 했다.

“우리나라 음성언어 분야도 점차 음성치료 및 관리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방면의 참고가 될 만한 관련 서적이 없는 형편에서 전문서적의 출판이 시급했다”는 문 원장은 시대적인 요구에 만족스럽게 보답할 수는 없지만 30여년동안 음성환자들을 치료하고 관리해 온 경험을 바탕으로 요구에 부응하는 뜻에서 책을 발간하게 되었다면서 이 분야를 발전시키는데 작은 밑거름이 되기를 기대했다.

1982년 `아름다운 목소리' 첫 저술을 시작으로 `발성과 공명', `기초 음성학과 발성기법', `호흡과 발성', `초·중·고 교사들을 위한 음악교수법', `음성과 언어', `음성―이론과 활용', `음악교수법' 등 총 9권을 저술하는 등 음성학 분야의 음성관리를 비롯 치료 및 연구에 몰두함으로써 불모지나 다름없는 국내 음성 언어학을 정립시켰다.

이화의대 봉직 25년과 정년을 기념하기 위해 `음성 직업인을 위한 음성치료와 관리―올바른 발성'을 출간하고 지난 2월 교단을 떠나는 정년기념 출판기념회를 가졌다.

성악치료에 높은 관심을 갖고 있는 문 원장은 성악치료는 한마디로 올바른 발성을 하도록 하는 훈련하는 것이란다. 횡격막의 추진력에 의해 만들어진 음성의 흐름을 머리쪽으로 유도하여 간격이 없고 균일하면서도 조용히 뿌리를 내린 울림있는 소리를 만들어 내도록 유도하는 것이 성악치료라고 설명한다.

최근 시행한 200례의 성악치료 경험으로 보아 대부분의 환자에서 성악치료만으로 음성의 개선뿐만 아니라 성대병변도 소실이 되었다면서 성악인들은 앞으로 성악치료가 최선의 방법이 될 것이란다.

정년을 하면서 이화의대 이비인후과학교실에 2천만원을 음성언어의학연구소 발전기금으로 기탁한 문 원장은 부부의사로 부인 정정순(산부인과)회원과 같은 장소에서 환자를 돌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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