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 현실화 전, 후유장해 손배 청구권 소멸시효는?

장애 현실화 전, 후유장해 손배 청구권 소멸시효는?

  • 최재천 변호사(법무법인 헤리티지) admin@doctorsnews.co.kr
  • 승인 2019.11.10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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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천 변호사

[시작]

교통사고 있었다. 후유증, 그러니까 손해가 현실화된 건 한참 뒤였다.  배상청구에 들어갈 것이다. 상대방(대체적으로 의료기관이나 보험회사 등)은 당연히 소멸시효가 지났다고 항변할 것이다. 오늘 판례는 바로 이 점에 대한 정리다. 법리적으론 확고하다.

"가해행위와 이로 인한 현실적인 손해의 발생 사이에 시간적 간격이 있는 불법행위의 경우 소멸시효의 기산점이 되는 불법행위를 안 날은 단지 관념적이고 부동적인 상태에서 잠재하고 있던 손해에 대한 인식이 있었다는 정도만으로는 부족하고 그러한 손해가 그 후 현실화된 것을 안 날을 의미한다(대법원 2001. 1. 19. 선고 2000다11836 판결 등)." 하지만 막상 현실에 닥치면, 쟁점이 된다. 

[사실]

교통사고로 차량에서 튕겨나가 외상성 경막하출혈 등의 상해를 입은 15개월된 어린아이가 있었다. 만 6세가 돼서야 '난치성 간질을 동반하지 않는 각성이 대발작을 동반한 간질'등의 진단이 내려졌다. 보험회사를 상대로 소송이 제기됐다. 법원의 신체 감정에서는 '치매, 주요 인지장애' 진단을 받았다. 

[1심]

원고 승소, 보험회사가 소멸시효 항변을 하는 것은 신의칙에 반하는 것으로 판단했다.(서울중앙지방법원 2014.8.28. 선고 2014나52987 판결)

[2심]

원고 패소, 원고는 상법 제 724조 제2항에 따라 보험회사에 직접 손해배상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지만, 사고발생일은 2006. 3.이고 소송을 제기한 것은 3년을 훨씬 넘은 2012. 3.이기 때문에 시효가 완성되어 소멸되었다고 판단했다.(서울중앙지방법원 2015.12.3. 선고 2014나52987 판결)

[3심]

대법원은 원심 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서울중앙지방법원 합의부로 돌려보냈다. 철저히 법률적인 판단을 했다. 소멸시효를 판단함에 있어, 치료가 계속되는 과정에서 어떠한 증상이 발현되고 그로 인한 손해가 현실화된 사안이라면 법원은 이를 인정하는데 매우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전제한 다음, "특히 가해행위가 있을 당시 피해자의 나이가 왕성하게 발육·성장활동을 하는 때 이거나, 최초 손상된 부위가 뇌나 성장판과 같이 발육·성장에 따라 호전가능성이 매우 크거나(다만 최초 손상의 정도나 부위로 보아 장차 호전 가능성이 전혀 없다고 단정할 수 있는 경우는 제외한다), 치매나 인지장애 등과 같이 증상의 발현 양상이나 진단 방법 등으로 보아 일정한 연령에 도달한 후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야 정확하게 진단할 수 있는 등의 특수한 사정이 있는 때에 더욱 그러하다."(대법원 2019.7.25. 선고 2016다1687 판결) 

따라서 원고로서는 이 사건 사고 직후에는 막연한 짐작 말고는 "뇌 손상으로 인하여 발생할 장애의 종류나 정도는 물론 장애가 발생할지 여부에 대해서조차 확실하게 알 수 없었을 것으로 볼 여지가 충분히 있다."며 소멸시효가 완성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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