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 김효수 교수팀, 간손상→간경변 악화 원인 밝혔다
간 섬유화 억제 TIF1 유전자 발견…간 섬유화 치료제 개발 기대
국내 연구팀이 간 손상이 간경변증으로 악화하는 원인을 밝혀내고 이를 차단할 수 있는 유전자를 찾아냈다. 이 연구를 통해 간 섬유화 치료제가 탄생할지 주목된다.
김효수 서울의대 교수(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연구팀(서울대병원 연구중심병원-프로젝트 바이오 치료법개발-유니트)은 간 손상이 간경변으로 악화하는 메커니즘을 밝히고 이를 차단할 수 있는 유전자를 발견했다고 9일 발표했다.
연구팀은 섬유화를 예방하고 치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 신규 유전자 치료제를 특허 출원했다. 이 연구는 세계 최고 권위의 학술지 [실험의학(J.Experimental Medicine, IF: 11.5)] 최근호에 게재됐다.
간경변증, 폐섬유증, 만성신부전, 심근경색증 후 심부전 등은 대표적인 난치병이다.
해당 장기 세포들이 사멸돼 섬유질로 대치되면서 장기의 기능이 소실되는 것이 공통된 원인이다.
이런 이유로 세계 유수의 연구실과 다국적 제약사들이 섬유화 저지를 위한 치료제 개발에 투자하고 연구하고 있지만 아직 시장에 출시된 섬유화 예방·차단 치료제는 없다.
서울대병원 연구팀이 발견한 간경변증의 기전은, 간 손상이 초래되면 간-성상세포에서 TIF1 유전자가 감소하면서 간세포의 사멸과 동시에 섬유화가 악화하는 것이다.
유전자 조작 마우스에서 TIF 유전자를 제거하면 간 섬유화가 악화했다. 반면, TIF 유전자를 주입해 보충해주면 간 손상 이후에도 간 섬유화를 예방할 수 있었다.
연구팀은 이 실험을 위해 유전차 치료제를 개발해 동물실험에서 효과를 검증했다. 즉, 섬유화 환경에서만 발현하고, 섬유화의 주범인 간 성상세포에만 전달되도록 해 안전성과 효율성을 극대화한 간 섬유화 치료 유전자치료제를 개발해 낸 것.
사람에게 적용되는 것도 검증했다. 간경변증 환자의 간에서 TIF1 유전자를 분석한 결과 동물실험과 같았다.
간경변 환자의 간은 정상인과 비교해 TIF1 유전자 발현이 저조했다. TIF1 유전자 치료로 간경변증을 예방하고 치료할 수 있음을 증명한 것이다.
연구팀은 이 원천기술을 바탕으로 유전자 치료제를 상용화하기 위해 바이오벤처 주식회사 네오진팜(Neo-Gene-Pharm)을 창업했다.
현재 임상 등급의 유전자치료제를 제작하고 있으며, 앞으로 임상시험 허가용 동물실험을 완료하고, 2년 후에 환자 대상의 허가 임상 연구에 진입할 예정이다.
김효수 교수는 "이번에 고안한 유전자치료제는 섬유화 환경에서만 발현되고, 간-성상세포에 선택적으로 유전자를 전달하도록 디자인되어서 안전하고 효율적인 것이 큰 장점"이라며 "다국적 제약회사들이 시도 중인 간 섬유 치료제 후보들과 비교해도 우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순도 높고 안정적인 유전자치료제를 대량 생산하는 공정을 확립한 이후 동물실험에서 효과를 재증명해 허가용 임상시험에 돌입할 것"이라며 "유효성과 안전성을 확보해 단계별로 신중하게 진행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는 보건복지부가 지원하는 연구중심병원-프로젝트의 바이오 치료법 유니트와 선도형 세포치료 사업단에서 수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