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숙 의원 "정치판단 배재"...허종식 의원 "국민 10명 중 6명 반대"
국시원장 "국민 감정 공감하나, 의료인 배출 분리 판단 필요" 소신 발언
의사국가고시 시험 거부 입장을 철회하고 있지 않은 의과대학 본과 4학년생들에 대한 의사국시 재허용 여부 문제가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 쟁점으로 부상했다.
국민의힘 등 일부 야당 의원들은 국시 재응시에 대한 정치적 판단을 배제하고 재응시 허용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조심스런 의견을 피력한 반면, 여당 의원은 국민 정서와 다른 보건의료인과의 형평성을 고려해 허용하면 안 된다는 강력한 의견을 밝혔다.
이윤성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이하 국시원)장은 의대생 국시 거부에 대한 국민 반감에 대해서 공감하지만, 배출돼야 할 보건의료인이 배출되지 않는 문제는 국민 정서와 분리해서 판단할 필요하가 있다는 개인 의견을 피력했다.
국민의힘 서정숙 의원(보건복지위원회)은 15일 열린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의 국시원 등 보건복지부 산하단체 국정감사에서 의대생 국시 재응시 허용에 대한 전향적 고려를 조심스럽게 당부했다.
서 의원은 "의대생 국시 재응시 관련 여당 지지자층의 81.9%가 반대하고, 야당인 국민의힘 지지자의 62.4%는 의대생 구제에 찬성했다. 무당층의 41.8%도 구제에 찬성한다"면서 "(의대생 국시 재응시에 대한 의견이) 지극히 정치지향적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전제했다.
이어 "의대생 국시 거부와 관련 상급병원장들이 의대생이 국시 거부에 대해 반성하고 있다면서 사과하고, 재응시 허용을 호소했다. (의사증원에 대해) 의료계와 의과대학과의 협상이 미비한 상태에서 의대생들이 국시 거부 의사를 표현한 것이기 때문에 정부와 의료계, 의대생이 국민 건강 차원에서 문제를 풀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나아가 "지난 (이윤성 국시원장도) 국민권익위원회를 찾아, 의사국시 재응시가 허용되지 않을 경우 의료공백 상황에 대해 설명했다고 들었다. 국시 재시행 여부가 이번 주 안으로 확정돼야 원서접수 등을 거쳐 시행이 가능하고, 의대정원 확대와 의료인 부족 문제 등을 해결하는 발판이 마련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의대생 국시 재응시 결정을 보건복지부가 한다고 하더라도 2700명의 의대생이 추가 시험을 치르지 않으면, 코로나19 팬데믹 등 앞을 볼 수 없는 상황에서 국민 불안이 가중될 것"이라면서 "국시원장은 실무 기관장으로서 정치적 판단에 치우치지 말고 소신과 사명감 가지고 업무에 임해 달라"고 당부했다.
같은 당 강기윤 의원(보건복지위원회)은 "(의대생 국시 재응시 미허용) 문제 발생 시 또 다른 큰 문제 발생한다는 것을 잘 설명해야 한다"고 이윤성 국시원장에 당부했다.
이어 "의대생이 국시를 거부한 것은 명백히 법을 어겼지만, 법적으로만 재단하면 2차, 3차로 파생될 문제를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생각을 달리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이 문제는 (재응시 허용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물리적으로 재응시 시행 가능 시한에 대한 질의도 했다.
이윤성 국시원장은 "정부 등 굉장히 많은 사람들한테 듣는다. 필기시험과 달라 여러 요소가 필요하다. 언제까지 된다는 안을 가지고 있지 않다. 보건복지부가 결정하면 거기에 맞게 시행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답했다.
그러나 더불어민주당 허종식 의원은 자체적으로 진행한 의사국시 재응시에 대한 여론조사 결과를 인용하며, 국시 재응시 허용에 반대했다.
허 의원은 "(상급종합)병원장들과 의료계 원로들이 나섰는데도 (의대생 국시 재응히 허용에 대한) 여론은 썰렁하다"고 단정했다.
"수도권 중심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1일 1000명 이상 급증하는 상황이었던 지난 8월 18일 의대생이 국시 거부 및 동맹휴학을 선언했다. 국민은 이런 상황을 잊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의원실 여론조사 결과, 10명 중 6명은 시험보게 하지 말라는 의견을 보였다. 정당 지지도에 따른 의견 차는 모르겠으나, 30∼40대 학부형들은 절대적으로 반대하고 있다. 나이 드신 분들은 재응시 허용에 찬성하는 의견이 많았다"고 전했다.
이어 "여론조사 관련 인터넷 댓글이 무지 달렸다. '의대생이 응시를 거부했는데 무슨 재응시냐', '신청 기한을 두 차례나 연장했는데 재응시를 허용하는 것은 특혜다', '사과하면 뭐든지 가능한가', '국시 거부할 때는 책임도 져야 한다는 것도 알고 있었을 것이다', '히포크라테스가 아닌 초등학생도 웃을 일이다' 등 의대생 국시 재응시 기회를 주지 말라는 취지의 댓글이 대부분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런 상황에서 지난 9월 11일 (상급종합)병원장들이 시험 보게 해달라고 대리사과를 했다.10월 8일에는 의대생들이 필기시험 응시 접수를 한 것은 '재응시 뜻이 밝힌 것'이라는 대리의사표명을 하기도 했다. 그러나 의대생들은 공개적으로 사과한 적이 없다"면서 "대부분 댓글이 그런 의사 필요없다는 의견"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코로나19로 국민이 죽어가는데 진료하지 않는 의사, 시험 안 본다는 학생이 어떤 의사가 될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이에 대해 이윤성 국시원장은 "의사가 진료를 하지 않는 방식으로 의사표현을 하는 것에는 반대한다. 국민 감정 거스른 것은 잘못됐다. 반성의 표현이 있어야 한다"면서도 "그러나 개인적으로 그것 때문에 배출돼야 될 보건의료인이 배출되지 않는 것은 분리해서 판단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의대생들이 (자신들의) 의도와 달리 표현방식이 미숙했다. (표현이) 잘못됐다고 생각한다. 국민 매우 나쁜 감정과 재응시 기회 주지 말자는 의견을 이해한다"고도 했다.
허 의원에 이어, 같은 당 강병원 의원과 서영석 의원 등 여러 여당 의원들은 의대생 국시 재응시 허용에 강한 반대의견을 밝히면서, 이윤성 국시원장의 국민권익위 방문 및 발언에 대해 강하게 질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