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과·가정의학과·산부인과·마취통증의학과·노인의학회 중심 발족
홍승봉 초대 회장 "우울증 치료 접근성 11→60%까지 높일 것"
신경과·가정의학과·산부인과·내과·마취통증의학과 의사들이 모여 대한우울자살예방학회를 창립했다.
OECD 국가 중 17년째 자살률 1위를 기록하는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우울증 치료율을 높여야 한다는 데 뜻을 모았다.
대한우울자살예방학회 창립에는 대한신경과학회·대한가정의학회·대한가정의학과의사회·대한산부인과의사회·대한노인의학회·대한마취통증의학과의사회 등이 함께 했다.
초대 회장에는 홍승봉 성균관의대 교수(삼성서울병원 신경과)가 선출됐으며, 부회장에는 강재헌 성균관의대 교수(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김재유 원장(산부인과)·김한수 원장(내과)·박학수 원장(마취통증의학과)·신동진 가천의대 교수(길병원 신경과) 등이 선임됐다.
우울자살예방학회는 그동안 정신건강의학과에만 주로 의존한 우울증 치료와 자살예방에 가정의학과·산부인과·신경과·마취통증의학과·대한노인의학회 등을 중심으로 참여해 치료 접근성을 6.4배 높일 계획이다. 이후 내과·소아청소년과까지 확대, 우울증 치료 접근성을 12.4배까지 높이고, 선진국 수준의 치료 환경을 만드는 데 주력할 계획이다.
대한우울자살예방학회는 당면 목표로 ▲OECD 최저 우울증 치료율을 OECD 평균으로 높인다 ▲OECD 1위 자살률(24.6명/10만 명)을 OECD 평균(11.3명/10만 명)으로 낮춘다 ▲한국의 OECD 최저 우울증 치료 접근성(4%)을 50% 이상으로 높인다 ▲우울증의 여러 신체 증상으로 받게 되는 불필요한 투약, 시술, 수술을 막는다 ▲국민이 우울증의 정신 및 신체 증상의 고통에서 쉽게 벗어나게 한다 ▲국민의 삶의 질과 행복 지수를 높인다 ▲국민의 정신건강과 생명을 지킨다 등을 제시했다.
목표 달성을 위해 △전국 의사들에게 WHO 권고기반 우울증치료·자살예방 가이드라인 제작 및 배포 △우울증·자살예방 심포지엄 △우울증 교육 course·자살예방 교육 course △우울증 out of shadow 및 자살예방 캠페인 △WHO "대화합시다. Let's talk" 캠페인 △"우울감·자살 생각 물어보기" 캠페인 △한국-노르딕 우울증·자살예방 연맹 "우울증·자살예방" 걷기 운동 △한국-WHO 우울증·자살예방 공동 캠페인 등의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홍승봉 초대 회장은 "국민이 어디서나 우울증을 조기에 치료받을 수 있게 하고, 자살예방에 적극적으로 노력하는 것이 모든 의사들의 책임이자 사명"이라며 "우울증 환자들이 숨지 말고 쉽게 주위에 알리고 도움을 받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하고, 외롭거나 스트레스가 많거나 힘든 처지에 있는 주변 사람들에게 혹시 자살 생각을 하고 있는지 물어봐야 한다. 자살 생각을 물어보고 그들의 말을 들어주는 것이 자살예방의 시작"이라고 강조했다.
학회는 먼저 중등도 및 심한 우울증 치료율 올리기에 전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홍승봉 초대 회장은 "한국의 중등도, 심한, 매우 심한 우울증 치료율은 11.2%에 불과한 반면 미국의 우울증 치료율은 66.3%에 달한다. 이것이 총기 소유가 자유로운 미국의 자살률이 한국 보다 훨씬 낮은 주요 이유"라면서 "대한우울자살예방학회는 한국의 중등도 우울증과 심한 우울증 치료율을 단기적으로 30%로 높이고, 장기적으로 미국과 같이 60%까지 높여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4월 26일 열린 창립총회에 참석한 더불어민주당 신현영 의원(보건복지위원회)은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국민의당 최연숙 의원과 함께 항우울제 SSRI의 처방제한 문제를 지적했지만 일선 의료현장에선 어려움이 지속되고 있다"면서 "향후 우울증과 자살과 관련한 제도 개선에 적극 의견을 내어 주시길 바란다"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