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과장, 여성 몰카 혐의로 경찰 조사
50대 부장, 임산부 부하 직원 성추행으로 지사 발령
강도태 이사장 "성범죄 엄중하게 처벌할 것"
최근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남성 직원이 여성 직원을 몰래 촬영하다 적발된 사건과 건보공단 간부급 직원이 임신한 부하 직원의 복부를 만지는 등의 성희롱 사건이 연이어 발생하며 건보공단의 도덕적 해이에 관한 지적이 나왔다.
특히, 국민건강보험공단을 대상으로 진행한 국회 국정감사에서 여야의원들은 가해 직원의 엄중한 처벌을 촉구했다.
앞서 건보공단에서 지난 10월 6일 오전 40대 과장(4급)급 남자 직원이 건보공단 내 체력단련실 여자 탈의실에서 몰래 여성을 촬영하다가 발각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해당 사건은 피해여성 직원의 신고로부터 시작된 것으로 알려진다. 피해 직원은 체력단련장 여성 탈의실 내에서 누군가 사진을 찍는다는 느낌을 받아 주위 CCTV를 확인하고 건보공단에 신고했다.
건보공단 관계자는 "당시 건보공단은 CCTV에 찍힌 한 남성 직원을 용의 선상에 올리고 조사를 진행했지만, 해당 남성 직원이 몰카 혐의를 부인하고 핸드폰 공개를 거부했다"며 "이에 건보공단에서는 해당 남성을 경찰에 불법 촬영을 이유로 신고했다"고 설명했다.
현재 경찰은 해당 남성을 입건해 조사 중이다.
본지 취재 결과, 몰카 사건이 발생한 날과 같은 날 건보공단 간부급 직원이 부하 직원을 성희롱해 지사 발령을 받은 사실도 추가로 드러났다.
건보공단은 10월 6일 50대 부장(2급)급 직원이 임신한 부하 직원의 복부를 쓰담는 등의 성추행을 해 해당 부장 직원을 피해여성 직원과 격리차원의 원거리 지사발령 조치를 시행하고 추후 징계위원회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건보공단의 횡령 사건과 더불어 성 비위 사건이 연이어 발생하자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여야의원들은 '참담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10월 13일 국민건강보험공단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을 대상으로 진행된 국정감사에서 국민의힘 최연숙 의원(보건복지위원회)은 "최근 발생한 횡령 사건에 이어 건보공단 직원이 여성 체력단련실에서 몰카를 설치해 조사를 받고 있다"며 "국민의 건강보험을 책임지고 있는 건보공단의 도덕적 해이가 어디까지인지 참담하다"고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 한정애 의원(보건복지위원회) 역시 "피해 직원이 또 다른 2차 피해를 받지 않도록 해달라. 추가 피해자가 또 확인된다면 피해자들에 대한 필요한 보호와 지원을 제공해야 한다"며 "건보공단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이 안심하고 업무에 최선을 다할 수 있도록 가해자를 엄중하게 처벌해야 한다. 내부 감사 징계 과정에 허술함이 없도록 잘 챙겨달라"고 요구했다.
여야 의원들의 지적에 강도태 건보공단 이사장은 "기본적으로 개인정보 보호 문제, 성범죄에 대해서는 엄격하고 엄중하게 처벌하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한편, 건보공단 직원들 사이에서는 직원의 46억 횡령사건과 성범죄가 연이어 발생하자 국정감사에서 총체적 경영 부재, 도덕적 불감 상황이 집중적으로 거론될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문자로 돌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