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 저편
오늘은 천둥으로 잠을 깨웠다
뭐가 부족한지,
저리 큰 것으로 흑백영화처럼
쿵쾅쿵쾅 내 앞에 남겨진 어둠을 쪼개고 있었다
희미한 기억을 흔들어 대고 파발마 내달리는 소리
들려주었다
다시 잠을 청하는 동안
유리창으로 낯선 시간을 흘려보내고
한 움쿰씩 시들어가는 하젤 장미의 숨은 미소를 훔쳤다
그림자처럼 새벽에 기대어
몇 번의 들숨으로
침묵하려는 일렉트릭 기타의 잔음을 거두어 갔다
Yes뿐 아니라 No가 있고
사랑 권력 모든 걸 가졌다는 하늘이
저편으로 숨죽이며 수축하던 심장을 끌어당겼다
엄마와 같은 손으로 봄비를 거두고
어디선가 닭 울음 소리를 찾아냈다
▶분당 야베스가정의학과의원장. 2012년 <발견> 신인상으로 등단/시집 <오래된 말> <기다리는 게 버릇이 되었다><눈물만큼의 이름>/시편묵상시집 <그가 들으시니>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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