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신장학회, 환자-의료진 공동의사결정 '다행캠페인' 진행
막연한 두려움·일상 지속 여부 걱정 영향 투석방법 선택 어려움
적절치 않은 투석방법 선택 따른 투석 후 삶의 질 저하 최소화해야
"만성콩팥병 5기 환자 중 절반 가량이 적절한 투석 시작 시기를 놓쳐 응급투석을 시행하고 있다. 환자가 참여하는 투석방법 공동의사결정이 중요하다."
대한신장학회가 3월 10일 '세계 콩팥의 날' 주간 행사로 '다행캠페인'을 진행했다.
다행캠페인은 환자와 의료진이 다 함께 행복한 투석방법을 결정하는 공동의사결정 캠페인이다. 만성콩팥병 환자가 의사와 함께 투석방법에 대한 양질의 정보를 충분히 제공받고, 환자 가치관과 선호도를 감안한 최선의 투석방법을 결정하기 위해 의사와 환자가 협력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
만성콩팥병은 9명 중 1명이 환자일 정도로 매우 흔한 질병으로, 말기 신부전증으로 이환되면 투석을 시작하게 되는 심각한 질환이다.
국내 말기신부전증 환자는 10만명을 넘어서는 등 폭발적인 증가세를 보이지만, 여전히 투석요법에 대한 정보를 얻기 어려운데다 투석에 대한 지식이 부족해 개인에게 맞는 치료 방법을 결정하기 쉽지 않다.
대한신장학회는 2018년부터 표준화된 교육자료를 개발하고, 국회 정책토론회 등을 통해 교육수가 책정을 위한 정책 개발을 선도하고 있다.
복막투석 재택의료 시범사업에도 이런 노력이 반영돼 투석방법을 결정하지 못한 환자에게 공동의사결정을 시행할 경우 시범수가를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2021년부터 한국보건의료연구원이 환자 중심 의료기술 최적화 연구사업의 일환으로 공동의사결정 임상시험을 수주해 연구를 수행 중이다. 이 연구에는 전국 19곳 종합병원이 참여해 공동의사결정을 통한 환자의 임상적인 효과와 경제적 효과를 비교 분석하고 있다.
공동의사결정은 맞춤형 상담을 통해 투석방법을 정한다. 사전학습 교육책자와 동영상 교육자료를 환자에게 미리 제공하고, 5∼10분가량 상담에는 표준화 교육자료와 자가 진단 도구를 활용한다.
다행캠페인에서는 혈액투석·복막투석 공동의사결정 과정을 통해 선택한 환자 인터뷰 영상을 제작 및 제공하며, 현재 시행 중인 공동의사결정 과정과 내용에 대한 소개와 실제 공동의사결정을 통해 투석방법을 선택한 환자들의 경과에 대한 사례를 소개했다. 생생한 의료현장의 목소리를 통해 환자가 투석방법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다행캠페인 기간 중 시행한 인지도 설문결과 환자들은 투석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과 일상 지속 여부에 대한 걱정으로 투석방법 선택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이와 함께 담당 의사의 상세한 치료 경과 설명도 간절히 원했다.
캠페인에서는 환자들의 궁금증을 해결하기 위한 패널 토의도 함께 진행했다.
이번 행사를 기획한 김세중 서울의대 교수(분당서울대학교병원 신장내과)는 "만성콩팥병 5기 환자 중 절반 가량이 적절한 투석 시작 시기를 놓쳐 응급 투석을 시행하고 있으며, 이로 인한 불필요한 의료비용이 매년 최소 89억원 이상 발생하고 있다"라며 "투석 준비를 제대로 진행했다면 충분히 피할 수 있는 비용이라는 점에서 공동의사결정 등의 해결 방안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김세중 교수는 "투석방법에 대한 정확한 지식과 교육의 기회를 제공받지 못해 투석을 시작한 이후 방법을 바꾸거나, 적절치 않은 투석방법을 선택함으로써 투석 후 삶의 질이 떨어지는 사례를 최소화해야 한다"라며 "환자와 의료진이 함께 행복한 공동의사결정을 이뤄가는 게 궁극적인 캠페인 사업의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행사에 활용한 교육자료 및 강의내용은 대한신장학회 유튜브 채널 '내 신장이 콩팥콩팥'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