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라 울산의대 교수 '골반장기탈출증' 최적 치료 방법
재발률 낮고 통증 적어 고난도 수술 환자 만족도 높아
자궁, 방광, 직장 등을 지지하고 있는 골반 근육이 약해져 장기가 골반 밖으로 빠져나오는 골반장기탈출증은 60대 이상 고령층 여성에게 주로 발생한다. 보행 및 배뇨 장애, 골반 통증 등의 증상으로 일상생활에 많은 불편함을 초래해 천골질고정술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치료 받는 게 중요하다.
이사라 울산의대 교수(서울아산병원 산부인과)가 3월 말, 골반장기탈출증 3기를 진단받은 60대 여성을 로봇수술로 치료하면서 아시아권 최초로 천골질고정술 로봇수술 400례를 달성했다.
골반장기탈출증은 골반을 지지해주는 근육과 인대가 약해지면서 자궁, 방광, 직장 등의 장기들이 아래쪽으로 처지거나 밖으로 빠져나오는 질환으로 '밑이 빠지는 병'으로 알려져 있다.
국내 골반장기탈출증의 1기 이상 유병률은 31.7%로, 성인 여성 10명 중 3명이 앓고 있다. 특히 환자의 절반 이상이 60∼70대일 정도로 노년기 여성에게 주로 발생하며, 고령화 추세에 따라 환자 수가 계속 증가하고 있다.
골반장기탈출증은 보행 장애, 배뇨 장애, 골반 통증, 질 출혈 등을 유발해 삶의 질을 떨어뜨린다. 폐경 후 노화 진행과 함께 증상도 악화되기 때문에 적극적인 치료가 중요하다. 연령이 높아질수록 수술적 치료가 필요한 경우가 많지만, 3명 중 1명은 재수술을 받을 정도로 재발률이 높다.
골반장기탈출증에서 가장 효과적인 치료 방법은 질과 천골(골반을 구성하는 뼈) 사이에 그물망을 넣어 연결하는 천골질고정술이다.
과거에는 주로 개복이나 복강경으로 천골질고정술이 진행됐다. 개복수술은 흉터가 커 수술 후 통증이 심하며 회복이 느렸고, 복강경수술은 많은 봉합이 필요해 수술 및 마취시간이 4∼5시간으로 길어 합병증 위험 부담이 있었다.
그러나 최근 수술 로봇의 발달로 배꼽 부근에 2.5cm 안팎의 구멍 1개만 절개하면 빠르고 세밀한 수술이 가능해졌다. 고해상도 카메라로 시야가 10배까지 확대되며, 좁은 공간에서도 움직임이 자유로워 깊은 곳에 위치한 조직 박리와 꼼꼼한 봉합이 용이해졌다.
기존 수술법과 로봇수술의 재발률 차이는 없다. 하지만 천골질고정술 로봇수술을 받은 환자들은 기존보다 흉터가 작아 통증이 줄었고 회복이 빨랐으며, 수술 시간이 짧아 합병증 위험 부담이 낮아지는 등 삶의 질이 크게 향상됐다.
이사라 교수가 천골질고정술 로봇수술을 시행한 환자 400명(평균 연령 57.8세)을 분석한 결과, 수술 집도시간은 평균 1시간 20분, 마취시간은 2시간 30분이었다. 기존 해외에서 보고된 개복수술 3시간 30분, 복강경수술 3∼5시간에 비해 현저히 수술시간이 짧았으며 입원기간은 평균 2.05일이었다.
대부분의 환자(98.6%)는 이미 증상이 꽤 진행된 골반장기탈출증 3기 혹은 4기였으며, 11.4%는 골반장기탈출증 치료를 위해 다른 수술을 받았었으나 재발한 경우였다. 전체 재발률은 1% 미만이었고, 특히 재발 위험이 더욱 높은 연령군인 60세 미만 환자 213명에서도 수술 후 재발이 없었다.
이사라 교수는 "골반장기탈출증은 다른 질환에 비해 재발률이 높은 편이지만 로봇수술의 장점을 활용해 천골질고정술로 치료하면 재발에 대한 걱정을 크게 덜 수 있다"라며 "비만한 경우, 이전 수술로 유착이 심한 경우, 고령인 경우 등 고난도 수술이 필요한 환자들의 만족도도 매우 높다. 앞으로도 천골질고정술과 같은 미세침습수술 분야를 선도하며 여성 환자들의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