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CA, 선별급여 수술부위 지속적 국소마취제 투여법 재평가
단독사용 조건부 권고...임상에서 병행사용 3년사이 2.5배 증가
수술부위 진통제 주입을 기존 통증조절 방법과 함께 사용하는 것은 권하지 않는다는 결정이 나왔다.
한국보건의료연구원(NECA)은 '수술 부위로의 지속적 국소마취제 투여법(이하 수술부위 진통제 주입)'에 대한 의료기술 재평가 결과를 22일 발표했다.
수술부위 진통제 주입은 개복개흉 수술을 받은 환자의 통증 조절이 목적이다. 제왕절개술 등에서 수술 부위·주변 신경조직에 미세 주입관(카테터)를 삽입해 국소마취제를 지속적으로 투여하는 방법이다. 약물 알레르기 등 기존의 통증 조절 방법을 사용할 수 없을 때 통증 조절이 충분하지 않은 경우 추가 사용을 고려할 수 있는 통증조절법이다.
해당 기술은 2010년 신의료기술 평가를 거쳐 2011년 비급여로 등재, 2016년에는 본인부담률 80%의 선별급여로 바뀌었다. 적절한 신경차단이 이뤄지면 마약성 진통제 사용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는 등 유용성이 기대된다는 이유에서였다.
수술부위 진통제 주입 항목은 주기적 요양급여 적합성평가 대상이라 의료기술재평가위원회 의결을 거쳐 평가 대상으로 결정했다. 재평가는 90편에 달하는 무작위임상시험(RCT) 문헌에 대한 체계적 문헌고찰을 통해 이뤄졌다.
그 결과 수술부위 진통제 주입은 시술 관련 감염, 약물 부작용 발생 등은 대조군과 의미있는 차이를 보이지 않아 임상적으로 안전한 의료기술이라는 판단이 나왔다. 의료기술재평가위원회는 기존 통증조절 방법과 병행 사용하는 경우는 권고하지 않고, 단독 사용할 때만 조건부 권고한다는 결정을 내렸다.
수술부위 진통제 주입을 병합 사용하는 방법을 기존 통증조절법 단독 사용과 비교했을 때 임상적으로 의미있는 통증조절 차이를 입증하기 어렵다는 점을 고려한 결과다.
위원회는 이같은 결정을 내렸지만 임상현장에서는 병합사용이 증가추세인 상황.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을 통해 수술부위 진통제 주입 사용 현황을 확인한 결과 개복개흉 수술에서 해당 의료기술의 단독 사용이 급격히 감소했지만 병합사용은 오히려 증가했다.
2020년만해도 단독사용와 병합사용 건수가 각각 5만2334건, 4만7555건으로 비슷비슷했다. 이는 지난해 반전됐다. 단독사용 건수는 6884건으로 3년만에 8배 줄었지만 병합사용은 12만871건으로 2.5배 늘었다. 수술부위 진통제 주입의 94.6%가 병합사용인셈이다.
연준흠 대한마취통증의학회장(상계백병원 마취통증의학과 교수)은 "예컨대 경막외 통증자가조절법에 사용되는 국소마취제 양과 비교했을 때 동 기술은 6~7배의 국소마취제를 사용해야 동일한 효과를 보인다"라며 "같은 기술을 통증자가조절법 등과 함께 사용 시 국소마취제 과다 사용으로 인한 독성 및 부작용에 대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재태 한국보건의료원장은 "수술부위로의 지속적 국소마취제 투입의 병합사용이 증가하고 있는 현실을 감안할 때 이번 의료기술재평가를 통해 확인한 최신 근거가 의료인과 환자의 의사결정에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한편, 관련 의료기술재평가 보고서는 보의연 홈페이지(www.neca.re.kr)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