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 총궐기 후 첫 만남…의료전달체계 '강도' 높인다

의-정, 총궐기 후 첫 만남…의료전달체계 '강도' 높인다

  • 홍완기 기자 wangi0602@doctorsnews.co.kr
  • 승인 2023.12.20 19:57
  • 댓글 5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밴드
  • 카카오톡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보건복지부 "지역 외 의료기관 이용 패널티 검토"
의료인력 문제 '긴장감' 여전…'국민 여론' 두고 공방

ⓒ의협신문
ⓒ의협신문

대한의사협회와 보건복지부가 '편법'으로 얼룩진 의료전달체계 강화를 위한 개선방안을 마련키로 했다. 지역 내 의료기관 활용을 위해 '패널티'를 부과하는 방안도 검토한다고 전했다.

전국의사들의 '일방적 의대정원 증원'에 대한 반발 의지를 보여준 '제1차 전국의사총궐기대회' 3일만인 20일. 의-정은 달개비(서울 중구)에서 제22차 의료현안협의체를 열고, 마주 앉았다.

회의에서는 지역의료·필수의료 확립을 위한 '의료전달체계' 개선방안, 필수의료정책 패키지 방안, 적정 의료 인력 안건 등을 함께 논의했다.

김한숙 보건의료정책과장은 회의 직후 열린 브리핑에서 의료전달체계 개선과 관련 "의료계, 정부 모두 필요성을 느끼는 부분으로 별다른 이견이 있지 않았다"며 "지역 내 의료기관을 활용할 수 있도록 지역을 넘어가는 경우 패널티를 부여하고, 대형병원·응급실 경증환자 몰리는 현상 막기 위한 정책, 병상 관리 관련 의료법 개정안의 조속한 통과 등을 구현하기 위해 노력 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패널티 부여'와 관련해서는 "구체적인 방안까지 정하진 못했다"면서도 "원천차단이 어려운 만큼 본인 부담을 높이거나 진료의뢰서로 상급종합병원에 바로 가는 것을 차단,  의뢰·회송 활성화 방안 등의 기술적인 논의를 함께 이어갈 생각"이라고 전했다.

현행 의료전달체계가 '편법' 등으로 무너지고 있다는 데 대해서도 공감대를 이뤘다.

서정성 의협 총무이사는 "의료전달체계가 엄격하게 시행된 때가 있었지만 지금은 가정의학과를 통하는 등의 편법이 만연해 있다. 중요한 핵심"이라면서 "지역 의료가 살아나기 위해서는 지역 환자가 있어야 한다. 수도권에 쏠리지 않게 하기 위해서는 의료전달체계 명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음 회의에서는 의사 인력 확충 정책 추진 방향과 함께 그간 논의했던 필수의료정책패키지에 대한 종합토론, 의료계에서 제안한 면허관리 개선 방안 등의 논의를 이어갈 계획이다.

특히 의료인력 문제와 관련해서는 국민이 필요로 하는 의료수요 관점, 인구구조 변동에 따른 의료수요 전망, 건강지표 등 다양한 통계에 기반한 의사인력 확충 방향에 대해 논의키로 했다.

의대 정원 증원에서는 '긴장감' 여전…'국민 여론' 기댄 정책 불합리 vs 그럼 뭘 따를거냐

의대 정원 증원 이슈에서는 팽팽한 긴장감이 이어졌다. 의·정은 모두발언부터 신경전을 벌였다.

정경실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관은 필수의료 수가체계개선·의료분쟁개선 법안 마련 등 정부의 필수의료 여건 개선을 위한 노력을 조명하는 한편, 국민 여론조사가 의대 정원 증원 정책 결정에 중요한 판단 기준임을 강조했다. 

지난 회의에서 양동호 대한의사협회 협상단장이 "국민 모두가 세금을 줄이자고 하면 줄일꺼냐?"며 '국민 여론'에 기댄 의대 정원 정책 결정을 비판한 것에 대해 재반박한 것이다.

정경실 정책관은 국민 89% 의대 정원 증원 찬성 여론조사를 언급하며 "국민의 뜻에 따르지 않고 무엇을 따른다는 것인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 '전문가인 의사 의견에 따라 결정해야 된다, 의사단체와 합의한다'라고 요구하지만 국민 대다수는 그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점도 직시해야 한다"며 강도 높은 발언을 내놨다.

의료계는 OECD 통계 전반, 의료인력 조정에 따른 전망 등 구체적 수치를 통한 논의가 이뤄져야 함을 재차 강조한다.

양동호 단장은 "소아과 오픈런, 응급실 뺑뺑이 문제는 일부 영역에서 벌어지는 현상이다. 이는 의사 수 부족이 아닌 특수 의료 영역에서의 정책 실패를 의미한다"며 "정부의 정책 실패로 인한 필수지역의 붕괴를 의대 증원으로 전환하는 것은 너무나도 무책임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정부가 'OECD 평균 이하의 의사 수'를 근거로 드는 만큼, 대기 시간 등의 의료접근도를 포함한 OECD 통계를 함께 검토해야 한다고도 짚었다. 보건사회연구원의 연구 결과가 시기별로 바뀐 점도 이를 뒷받침한다고 봤다. 

양 단장은 "정부는 전반적 OECD 통계 검토 제안엔 정작 '싫다'고만 한다. 국책연구기관인 보사연은 2018년 의사 수 확대로는 필수의료가 해결되지 않는다고 결론을 냈다가 5년 뒤에는 2032년까지 의사가 2만 6000여명 부족하다고 주장했다"면서 "결국 모든 통계 수치를 원하는 정책 방향에 억지로 끼워맞추기를 하고 있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최근 대법원이 전공의 1년 차 때 대동맥 박리를 진단하지 못한 응급의학과 의사에 징역 6개월·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사건을 언급하면서는 "필수의료 의사들이 잠재적 범죄자가 되는 상황이다. 의사 수를 늘린다고 응급실로, 필수의료로 의료인들이 몰려갈 것이라 보는가?"라고 반문했다.

다음 제23차 회의는 오는 27일 16시 개최된다.

관련기사
개의 댓글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 기사속 광고는 빅데이터 분석 결과로 본지 편집방침과는 무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