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법사위서 특사경법 재심의…의료계, 압수수색 중 인권보호 우려
의협 "의료계도 의지 만만…지역의사회 신고, 전문가평가제 촉구"
국민건강보험공단 직원에게 특별사법경찰 권한을 부여하는 법안 재심의를 앞두고, 대한의사협회가 재차 강력한 반대를 표명했다.
더불어민주당 정춘숙·김종민·서영석 의원과 국민의힘 이종배 의원이 각각 대표발의한 공단 특사경법안은 공단 직원에게 사무장병원·약국 불법개설에 한한 특별사법경찰권을 부여토록 하고 있다.
해당 법안들은 지난해 12월 14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심의됐으나 추가 논의 필요성에 따라 '계속 심사'로 결정됐다. 특사경법안에 대해 국회 법사위에서 재차 심의가 예정된 10일, 의협은 입장문을 내고 법안 폐기를 촉구했다.
의협은 공급자인 의료기관과 공단이 민사적으로 대등한 관계임을 짚었다.
공단은 국민건강보험법에 따라 가입자 및 피부양자의 자격을 관리하고, 보험료 부과·징수, 보험급여 관리·지급 등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공단 직원에게 일방적으로 의료기관을 단속하고 경찰권을 행사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한다면 이같이 대등한 보험자와 공급자 간 관계가 왜곡될 위험이 크다는 지적이다.
또 "의사가 공단 직원에게 '갑질'을 당하거나, 심지어 강압적인 조사 때문에 목숨을 끊는 등 사고가 계속되고 있다"며 "경창권까지 부여된다면 결과는 불보듯 뻔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특히 사무장병원 단속에는 압수수색이 필연적으로 동반됨에도 특사경에게 형사절차상 인권보호 교육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의협은 "단속 과정에서 의료인 및 의료기관의 직업수행의 자유, 신체의 자유, 영장주의가 침해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며 "결국 의료인의 정당한 진료권을 심각하게 위축시킬 것"이라고 우려했다.
의협과 공단이 공조해 사무장병원 척결에 실효성 있는 결과물을 내고 있는 상황이라고도 짚었다. 구태여 경찰권을 부여하지 않더라도 의료계에서도 사무장병원 근절 의지가 확고하기에, 자율적 규제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더욱 효과적이라는 설명이다.
"사무장병원 여부를 가장 먼저 인지할 수 있는 것은 같은 지역의 의사들"이라고 강조한 의협은 "의료계 스스로 적발할 수 있도록, 의료기관 개설 시 지역 의사단체에 신고를 의무화하거나 전문가평가제 등 자율 규제를 위한 방안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그러면서 "특사경법안은 절대로 수용할 수 없다"고 재차 밝히고 법안 폐기와 의료계 자율 규제를 위한 개선 방안을 국회와 정부에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