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괄적 건강관리 통해 중증환자 줄이는 게 상수"

"포괄적 건강관리 통해 중증환자 줄이는 게 상수"

  • 이영재 기자 garden@kma.org
  • 승인 2024.01.1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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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차의료, 필수의료 확립·급증 보건의료비 절감 '해법'
국민 의료이용량 갈수록 늘어…이젠 예방에 치중할 때
일차의료발전특별법 제정 통한 일차의료 환경 개선 시급
인터뷰 - 강재헌 대한가정의학회 이사장

왼쪽부터 한병덕 홍보이사, 강재헌 이사장, 김정하 정책이사.
왼쪽부터 한병덕 홍보이사, 강재헌 이사장, 김정하 정책이사.

강재헌 대한가정의학회 이사장이 지난 2017년 발의됐던 '일차의료발전특별법'의 조속한 입법을 촉구했다. 열악한 일차의료 환경을 개선하고 의료전달체계를 확립하는 시금석이 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필수의료 구현 차원에서의 일차의료 중요성도 각인시켰다. 일차의료기관에서의 1차, 2차 예방을 통해 만성질환 발생을 줄이고, 고혈압이나 당뇨병 환자가 뇌졸중, 심근경색 등 중증 질환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하는 게 가장 근본적인 대책이라는 진단이다. 양질의 일차의료는 중증·응급의료체계를 떠받치는 가장 우선적인 필수의료의 주축이라는 인식이다.

새해 임기를 시작한 강재헌 이사장은 10일 간담회를 갖고 ▲주치의제도 및 의료전달체계 확립 ▲가정의 역량 강화 ▲가정의학회 일차의료연구소 활성화 ▲공공의료 연대 강화 ▲일차의료에서 흔히 접하는 정신질환 교육·연수프그램 확대 ▲디지털 미래의료 선도 등 핵심 추진과제를 설명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날 간담회에는 한병덕 홍보이사(고대안암병원 가정의학과), 김정하 정책이사(중앙대병원 가정의학과)가 함께 했다.

먼저 일차의료발전특별법 제정을 통한 지역사회 의료체계 확립을 제안했다.

강재헌 이사장은 "무너진 의료전달체계를 재정립해 의사들이 지역사회 주민을 대상으로 포괄적 건강관리를 제공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일차의료 교육·수련에 대한 정책적·재정적 지원이 절실하다"면서 "양질의 일차의료서비스를 위한 새로운 수가체계를 제시하고, 이에 대한 정부와 지역사회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필수의료 확립과 급증하고 있는 의료비의 절감도 일차의료에서 해법을 찾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강재헌 이사장은 "정부의 필수의료 지원대책은 응급의료체계 구축, 응급 심뇌혈관질환 전문 치료역량 강화, 상급종합병원 중증 진료기능 강화 등 병원급 이상의 진료역량 강화와 분만·소아 분야 지원에 초점을 두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중증질환을 담당하는 전문의 확보와 지원이 필요하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일차의료기관에서의 1차, 2차 예방으로 만성질환 발생을 줄이고, 고혈압이나 당뇨병 환자가 뇌졸중, 심근경색 등 중증 질환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하는 게 가장 근복적인 해결책이다. 중증 환자를 줄이는 게 상수"라면서 "상급병원 치료 이후 재발을 줄이기 위해서는 투약과 생활습관 교정 등 일차의료의 역할이 필수적이며, 이미 GDP 10%를 넘어선 보건의료비의 급상승을 막기 위해서도 일차의료 강화와 의료전달체계 확립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단언했다. 

가치기반수가제에 대한 기대도 내비쳤다. 

강재헌 이사장은 "가치기반수가제는 질병 개선과 건강증진을 위한 노력을 통해 실제로 환자들의 건강이 좋아지면 추가 보상하는 제도다. 환자가 약을 끊게 되더라도 교육과 시간을 투자한 데 대한 보상이 이뤄지면 의사들도 노력하게 된다. 실제로 만성질환관리제 본사업에는 교육수가가 들어 있다"면서 "우리 의료는 늘 공급이 부족했다. 국민의 의료 이용량이 많기 때문이다. 접근성이 높은 이유도 있지만 의료 이용량이 많다는 것은 이제 예방에 치중해야 한다는 의미다. 환자들의 이용량이 줄게 되면 진료비 급여 여력도 여유을 갖게 된다"고 설명했다. 

전면적인 주치의제도 도입이 어렵다면 다제약물 관리가 절실한 노인계층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의견도 내놨다.

강재헌 이사장은 "주치의제도는 의료계가 합의하고 국민도 원해야 정착할 수 있다. 누구도 경험한 적이 없는 제도이기 때문에 낯설다. 강제적 인두제를 연상시키면서 의료계 내부의 반대도 있다. 의료 소비자 측면에서는 의사나 병원 선택을 제한한다는 지적도 있다. 주치의 필요성과 적절성에 대한 홍보가 필요하다. 가정의학과 전문의만 주치의를 할 수 있다고 생각치 않는다. 주치의 역할을 할 수 있는 의사가 주치의를 하면 된다"면서 "노인층의 다제약물 관리는 무엇보다 중요하다. 약물 이력을 정확히 인지하지 못하고 처방하게 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주치의가 가장 필요한 노인층만이라도 도입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짚었다. 

가정의 역량 강화와 함께 학회내 일차의료연구소 활성화 의지도 다졌다. 올해에는 <일차의료 Fact Sheet>도 발간할 계획이다. 

강재헌 이사장은 "가정의 역량 제고를 위해 전공의 임상역량 강화, 강연, 술기 교육, 교육학점제 학술 프로그램 운영 등을 확대하고, 근거에 기반한 일차의료정책 개발을 위해 일차의료연구소를 활성화해 연구과제를 공모하고 진료 모델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겠다"라며 "공공의료와의 연대를 강화해 국립중앙의료원과 함께 <일차의료 Fact Sheet>를 발간하고, 지역사회 통합돌봄사업, 가치기반 의료 등의 사업 수행에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일차의료 질 향상에 도움이 되는 디지털 헬스케어 기법 개발에도 주력한다.

강재헌 이사장은 "세계보건기구에서도 일차의료에서의 디지털 기술 접목을 강조하고 있다. 디지털 헬스케어 기술을 통해 진료 질을 높일 수 방안을 다각적으로 모색하겠다"면서 "대한가정의학회는 세계와 나라와 사회와 가정의학회 회원 모두가 의(義)와 이(利)를 함께 이뤄나가는 학회가 되도록 노력하겠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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