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증 안 된 검정물로 난임부부 절실함 이용해선 안돼"

"검증 안 된 검정물로 난임부부 절실함 이용해선 안돼"

  • 박승민 기자 smpark0602@gmail.com
  • 승인 2024.01.30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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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협, 30일 한방난임치료 국가지원법 반대 기자회견 개최
한방난임치료 안전성·유효성 우려…"유산율·사산율 위험 있어"
이정근 부회장 "한방난임치료 위험성 대국민 홍보할 것"

[사진=김선경 기자]ⓒ의협신문
대한의사협회는 30일 대한의사협회관에서 '과학적 근거에 기반하지 않은 한방난임치료지원법 반대'를 주제로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사진=김선경 기자]ⓒ의협신문

한의약 난임치료 시술비를 국가가 지원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이 국회를 통과하자 의료계가 다시한번 우려의 목소리를 강하게 냈다. 

대한의사협회는 30일 대한의사협회관에서 '과학적 근거에 기반하지 않은 한방난임치료지원법 반대'를 주제로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한방난임치료에 대한 유효성과 안전성에 대한 의구심을 다시한번 제기했다. 

국회는 지난 9일 본회의를 통해 모자보건법 일부개정법률안을 의결했다. 해당 개정안은 국가와 지자체가 한방의료를 통해 난임을 치료하는 한방난임치료비 지원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주요 골자로 한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김교웅 의협 한방대책특별위원회 위원장은 한방난임치료의 안전성을 짚으며 "난임치료에 사용되는 여러 한약재들이 동물실험에서 유산이나 기형을 일으키는 독성을 나타냈다는 국내외 연구가 있다"며 "한방난임 관련 연구나 지원사업에서 매우 높은 유산율이 나타난 점도 우려스럽다"고 밝혔다.

실제 지난 2019년 김동일 교수(동국대일산한방병원)가 발표한 한방난임치료 임상연구에 따르면 총 13명이 임신했으나 절반에 가까운 6명이 출산에 실패한 결과가 있었다. 당시 임신한 여성들은 평균 30대 초반으로 유산 위험이 높은 연령도 아니었다. 

또다른 연구인 2016년 김춘배 교수(연세대 원주의대)팀의 보고서에 따르면 한방난임사업에 참여해 한약 복용을 시작하고 3개월 이내에 임신한 87명 중 2명이 사산하고 24명이 유산한 것으로 드러났다.

[사진=김선경 기자]ⓒ의협신문
[사진=김선경 기자]ⓒ의협신문

김교웅 위원장은 "사업기간 종료로 조사하지 않은 임산부들의 출산성공여부, 한방난임사업으로 태어난 아이들의 현재 신체적, 정신적 건강상태에 대해 추가적인 추적 조사가 반드시 필요하다"며 "정부와 국회는 책임있는 자세로 한방난임치료의 안전성을 엄격히 규명해달라"고 촉구했다. 

대한산부인과학회 내 보조생실수 위원회의 성명을 발표한 최영식 교수(연세대의과대학, 산부인과학교실)는 외국에서 국내 한방난임치료 연구를 비판한 점을 조명했다. 

영국의 의료통계학자인 잭 윌킨슨은 2019년 김동일 교수가 실시한 한방난임치료 연구와 관련해 "과학이 아니고, 임상 연구가 아니며, 터무니없다"고 공개적으로 비판한 점을 언급한 최영식 교수는 "해당 연구 결과를 살펴보면 자연임신율과 큰 차이가 없으며, 오히려 절반에 13명 중 6명이 유산했다는 사실은 한방난임치료의 안전성에 문제를 제기하게 한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정부와 국회는 지금이라도 한방치료의 안전성을 객관적으로 규명해 이를 국민 누구나 알 수 있게 공개하고, 그 이후 비용/편익을 분석해 그 효용에 따라 적절한 치료 적응증을 명시하는 작업을 통해 국민의 세금이 근거없이 무분별하게 남용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며 "난임부부가 안전하고 효과적인 치료만을 제공받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사진=김선경 기자]ⓒ의협신문
[사진=김선경 기자]ⓒ의협신문

앞으로 의료계는 국회를 통과한 모자보건법의 잘못된 점을 대국민 홍보를 통해 알릴 계획이다.

이정근 의협 상근부회장은 "한방난임치료 국가지원이 법제화 됐지만 올바른 이야기를 국민에게 전달해야할 의무가 있다"며 "전국민을 대상으로 이 법안이 얼마나 잘못된 법안이고, 한방난임치료가 효과가 없을 뿐더라 경우에 따라 기형아, 사산아 등 위험성을 내포할 수 있다는 점을 계속해서 홍보해 나갈 예정이다"고 설명했다. 

앞서 의협 한특위는 전국 16개 지자체를 다니며 한방난임에 대한 지원 및 육성에 대한 조례 마련을 저지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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