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원은 '찬성', 2000명은 '과도'…국민 여론 "현실 불가"
이재명 대표 "2000명 증원 발상 걱정, 의대 수용 못해"
윤석열 대통령 "2000명 턱없이 부족, 최소한의 확충 규모"
최근 정부가 의대정원 2000명 증원을 발표한데 증원 인원이 너무 많다는 국민 여론이 형성되자 정치권에서 '무리수'라는 주장까지 제기됐다. 의대정원 증원은 찬성하지만 2000명 증원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것.
앞서 정부는 지난 6일 의대정원을 2000명 증원한다고 밝히고 2035년까지 1만명의 의사인력을 확충한다는 계획을 수립했다. 벼랑 끝에 서 있는 필수의료를 살리겠다는 설명과 함께다.
그러나 정부의 취지와 달리 국민들은 이번 정부의 의대정원 증원이 필수의료를 살리는데 실효성이 없을 것으로 판단했다.
최근 더불어민주당 강득구 의원(교육위원회)이 서울특별시교육청을 통해 실시한 온라인 설문조사에서 의대정원 증원 정책이 소아청소년과와 외과, 산부인과 등 필수의료 과목이지만 기피과로 평가되는 의료과목의 인력난 해소에 도움이 될 것이냐는 질문에도 응답자의 50%인 2만 448명이 '그렇지 않다'고 선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총 4만 867명이 참여한 해당 설문조사에서 참여자는 유·초·중학교 학부모 50.2%, 고등학교 학부모 20.2%, 기타 10%, 유·초·중학교 교원 9.2%, 고등학생 7.2%, 고등학교 교원 3.2% 등 의료 전문가가 아닌 국민들도 구성됐다.
의대정원 증원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입장도 참여자의 절반 가까이 됐다.
2025학년도 입시부터 의대 정원을 2000명 늘리는 것이 현실적으로 가능하다고 묻는 질문에 응답자의 49.4%인 2만 156명이 '그렇지 않다'고 대답했으며, 응답자의 39.7%인 1만 6206명은 '그렇다'고 응답했다.
2000명이라는 증원 숫자에 대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여론이 형성되자 정치권에서도 현실 불가능한 수치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19일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들의 걱정이 많다"며 "어떻게 한꺼번에 2000명을 증원하겠다는 발상을 할 수 있는지 걱정된다"고 2000명의 의대정원 증원 규모를 언급했다.
그러면서 "왜 이런 무리한 수를 던졌을까"라며 "연간 2000명을 지금 당장 증원하면 현재 의대들이 수용 불가능하다고 본다. 공공·필수·지역의료 확충을 위해 정원 확대가 필요하지만 의사 수를 늘리는 일은 단순히 덧셈하는 산수 문제가 아니다"고 꼬집었다.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 역시 개인 SNS를 통해 "의대정원이 1만명이 되더라도 비인기과와 지방에 대한 수가조정없이는 비인기과 및 지방 의료의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며 "축소사회를 대비해 고통 속에 모든 것을 줄여가는 상황에서 의대정원만 한번에 70%를 늘려야 하나?"고 반문했다.
한편, 윤석열 대통령은 의대정원 2000명 증원도 부족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윤 대통령은 20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진행된 국무회의 모두발언에서 "일각에서는 2000명 증원이 과도하다며 허황한 음모론까지 제기하고있지만, 이 숫자도 턱없이 부족하다"며 "2000명 증원은 말 그대로 최소한의 확충 규모"라고 증원 의지를 피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