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의대 증원 수요조사 제출기한두고 성명 잇따라
"지금도 카데바·실습실 다 부족…모교 명예 지켜달라"
"재학생 목소리, 총장이 안 들어주면 누가 들어주나"
의대생들이 대학교 본부 총장에 'NO 증원'을 호소하고 있다. 형식은 공식 SNS 계정을 통한 성명 발표로, 의과대학 정원 수요조사 제출에 거부하거나 0명을 제출할 것을 요청하고 있다.
교육부는 지난달 22일 의과대학을 운영 중인 전국 40개 대학에 2025학년도 의대 정원에 대한 수요를 제출해달라고 요청했다. 기한은 3월 4일까지.
의대생들은 수요 제출 기한을 앞두고, 지난달 28일부터 시작해 각 대학별 성명을 잇따라 발표했다. 청자는 대학 본부 총장. 대학별로 문구는 다르지만 의대 정원 확대의 부당성과 대학의 시설과 여건을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은 모두 동일하다.
재학생들은 대학별로 부족한 카데바나 실습실, 강의실 등 현실적인 문제들을 열거, 열악한 환경에서의 정원 추가는 교육의 질을 급격히 떨어뜨릴 거라고 경고했다. 자랑스러운 '모교의 명예'를 지켜야 한다거나 "학생들의 목소리를 총장님이 들어주지 않으면 누가 들어주느냐"는 호소도 눈에 띈다.
호소문이 나온 곳은 아주의대, 영남의대, 동국의대, 계명의대, 경북의대, 대구가톨릭의대, 경상국립의대, 전남의대, 전북의대, 조선의대, 원광의대, 건양의대, 가톨릭의대, 울산의대, 제주의대, 강원의대, 가톨릭관동의대, 차의학전문대학원, 부산의대, 충남의대, 동아의대, 이화의대 등 22곳이다.
"홍원화 경북대학교 총장님께 드리는 호소"
경북의대 학생들은 1일 경북의대 총장과 교수들에 드리는 호소라며 글을 올렸다.
경북대학교 의과대학이 작년 개교 100주년을 맞은 역사와 전통을 자랑한다는 점을 언급하며 "경북의대 학생일동은 자랑스러운 경북의대의 명예를 의과대학 정원증가에 단호히 반대함을 밝힌다"고 전했다.
경북의대 한 해 입학 정원은 현재 110명. 모든 강의실과 교육현장들은 이에 맞게 설계돼 있다.
경북의대 학생들은 "현 정원의 2배 가까이 되는 학생들을 한꺼번에 수용할 수 있는 교육시설은 사실상 전무하다. 현재도 해부실습이나 병원 임상실습 현장에서 시설 및 기자재의 부족으로 인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이번 정책으로 가장 많은 영향을 받게 될 것은 현재 교육을 받고, 시행된 뒤 의사로 활동할 학생들이다. 우려가 큰 저희의 목소리를 정부가 들어주지 않는다면 총장님과 교수님들이 들어주시고 함께 해주시길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끝으로 "명문 경북의대 이름과 명예를 지키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해보려 한다. 모교가 옳은 방향으로 나아가길 바라는 마음임을 알아주시길 바란다"면서 "경북의대 학생 일동은 3/4 증원 규모 제출에 반대하는 입장임을 전달드린다"고 강조했다.
"존경하는 최기주 아주대학교 총장님께"
아주의대생들은 1일 서신문을 통해 작년 11월 21일 보건복지부의 요청에 따라 제출했던 의대 정원 수요 인원을 제출해선 안 된다고 촉구했다.
"총장님께서 현 40명인 아주의대 정원을 최소 100명 최대 150명으로 증원하겠다고 제출한 것으로 파악했다"며 "진정 의대 교육의 질을 고려해 이 수치를 적어낸 것이 맞는지 심각하게 의문을 표한다"고 지적했다.
의대교육의 질을 누구보다 잘 알고있는 자는 그 교육을 받고 있는 의대 학생들이라며 현재의 열악한 교육 환경을 나열했다.
아주의대생들은 △꽉 채워도 최대 66명까지만 앉을 수 있는 강의실 자리 수 △12구 이상의 카데바를 배치할 수 없는 해부실습실 △공간이 협소해 각각 4·5명만 쉴 수 있는 모든 학년 공용 남·여휴게실 △22대밖에 없는 EMR 컴퓨터 △OSCE(의사 국가고시 실기시험 형태 중 하나. 임상술기에 대한 평가) 모형 개수가 적어 5분 가량 실습을 하기 위해 1시간을 기다리는 실태 △144명까지만 수용이 가능해 증원되면 한 학년을 수용하고 꽉 차게 될 자습실 △실습과정에서 술기 장비가 부족해 파손된 장비로 연습하거나 아예 장비를 사용해보지 못한채 관찰만하고 넘어가는 PK(의대 실습학생) 실습 등을 열거했다.
끝으로 "이런 절규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려 노력은 하셨나?"라고 반문하며 "총장님께서 교육의 질을 고려하지 않은 채 독단적으로 적어낸 숫자는 당장 내년부터 들어올 의대 후르이 받을 교육의 질을 현저히 떨어뜨리게 하는 방아쇠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성한기 대구가톨릭대학교 총장님께 올리는 의대생들의 호소"
대구가톨릭의대 학생들은 1일 호소문에서 "총장님께서 교육부의 의대 증원신청 규모 제출 공문이 온 후 적지 않은 증원을 생각하고 계신다고 전해 들었다"며 "정부의 기조 속에서 여러 불이익을 고려해 대구가톨릭대학교를 대표하는 입장으로 매우 난감하시다는 점은 충분히 이해한다. 하지만 정말 학교와 학생을 위한 일인지, 그 과정에서 잘못됨음 없었는지 한 번 더 재고해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대구가톨릭의대 학생들은 "학교가 수용할 수 있는 증원 규모는 어떻게 추산했는지 여쭙고 싶다"며 이미 의과대학은 빈 강의실, 빈자리 없이 의예과 2학년부터 의학과 2학년까지 아침부터 저녁까지 수업 중임을 짚었다.
"해부 실습의 경우, 돈이 없다는 이유로 냄새가 베이고, 약품과 조직 일부가 묻은 일회용 실습복을 그대로 몇 개월 동안 재사용한다"면서 "실습을 도는 의학과 3·4학년도 수술실 및 진료실이 좁아 참관이 어려웠다. PK실의 환경과 수용 능력도 부족하다"고 한탄했다.
약 260명 의대생조차 겨우 수용하는 의과대학이 어떻게 더 많은 인원을 수용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지적.
대구가톨릭의대 학생들은 "의학교육은 책걸상만 추가한다고 이뤄지지 않는다. 저희 모교가 겨우겨우 최소 조건만 맞춘 의사 면허 학원이 아닌 학생 한명한명에게 관심을 기울여 최고의 명의를 길러내는 명문 의과대학이 되길 희망한다"며 "저희 학생들은 3월 4일 정부로의 증원 신청에 무대응 또는 0명 제출을 희망한다"며 대구가톨릭대학교의 2024년 슬로건인 '학생을 끝까지 책임지는 대학'의 정신을 지켜줄 것을 요청했다.
"권순기 경상국립대학교 총장님, 우리 의견에 귀를 기울여주세요"
경상국립의대 비대위는 2월 29일 의대생들 중 가장 먼저 성명을 내고 "정부의 일방적 정책 추진에 반대해 단체행동으로 목소리를 내고 있지만 목소리를 듣지 않는 대학 본부와 정부의 행태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경상국립의대생들은 "정부에서 진심으로 국민·환자·의료계를 위해 의대 정원을 늘리려는 것이었다면 가장 먼저 학생·전공의·전임의·교수를 비롯한 의료계 현장 의견을 듣고, 현실적으로 각 대학이 수용하는 것이 가능한지 확인하는 과정이 우선돼야 한다"면서 "정부는 오로지 정치적 논리로만 의대 증원을 밀어붙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의학교육은 교과서와 강의를 통한 지식 습득을 넘어 실습을 통한 체득이 필요한 과정임을 짚고, 많은 의대에서 카데바 기증을 충분히 받지 못하고 있고, 경상국립도 예외가 아님을 밝혔다.
경상국립의대생들은 "의사로서 필수덕목인 정확한 해부학적 지식을 쌓을 기회가 사라질 것이다. 임상실습의 기회까지 박탈해 일차 진료를 수행할 수 잇는 의사 배출이라는 목표로 수행하지 못할 것"이라면서 "대학 본부는 학생들의 의견을 반영하지 않은 숫자 제시를 당장 멈추고, 우리의견에 귀를 기울여 달라"고 촉구했다.
끝으로 "경상국립대학교 의과대학생들이 떳떳한 의사로, 미래사회를 선도하는 혁신과 상생의 개척인으로서 대한민국의 의료를 이어갈 수 있도록 도와 달라"고 요청했다.
"존경하는 김동익 차의과학대학교 총장님 안녕하십니까"
차의학전문대학원생들은 1일 서신을 통해 총장·교수들에 교육부에서 요구한 증원 인원 수 제출에 대해 재고해줄 것을 요청했다.
차의학전문대학원생들은 "의학교육의 수준과 규모를 결정할 때는 학교 인프라·강의실·실습실 등 표면적 여건뿐 아니라 교육을 받는 학생들의 관점도 충분히 고려돼야 한다"며 학생들의 의견을 경청해 달라고 촉구했다.
현 정부가 의료계와 미래 의료인들의 의견을 완전히 무시하고 있고, 의료시스템의 붕괴를 불러올 수 있는 정책을 일방 추진하고 있음을 짚으며 "의대 증원을 결정하기 위한 불공정하고 편향된 재수요 조사에 참여하지 않으실 것을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신일희 계명대학교 총장님과 교수님들께 올리는 말씀"
계명의대 재학생들은 1일 총장과 교수들에 올리는 서신을 통해 현 76명의 정원으로 운영되는 계명의대는 어떤 의대보다 체계적이고 우수한 학사과정으로 구성돼 있음을 짚었다.
계명의대 재학생은 "증원이 단기간 대폭 이뤄진다면 후배들이 이러한 우수한 교육과정과 시설, 실습을 제대로 누리지 못하게 된다. 계명의대가 선진의료교육을 선도하는 우수한 의대로 남길 바란다"며 "늘 저희를 생각하는 마음으로 학사 일정을 진행해주시는 총장님과 교수님들께 이런 말씀을 올리게 돼 비통스럽다. 의료는 절대 정치적 도구가 돼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3월 4일 확대 증원 인원을 제출하는 날 의대생들의 목소리를 한번이라도 들어달라는 호소도 이었다.
계명의대 재학생은 "강의실을 뛰쳐나와 대한민국 선진의료를 위해 목소리를 내고 있는 저희를 잊지 말아 달라"면서 "객관적 증원 규모 추산 없이는 단 한명의 증원 규모도 작성하지 말아달라"고 요청했다.
"윤재웅 동국대학교 총장님께 의대생들이 서신 드립니다"
동국의대 재학생들은 1일 성명에서 학생들의 목소리를 전달하고, 3월 4일로 예정된 의대 증원 규모 제출에 대해 강력한 반대의사를 표명하기 위해 서신을 드리게 됐다고 전했다.
현재 의과대학 증원 정책을 포함한 필수의료 정책패키지에 대해 반대 목소리를 내기 위해 휴학계를 제출하고, 수업거부를 진행중임도 밝혔다.
동국의대생들은 "의대 증원은 단순히 학교 발전 차원에서만 고려할 문제가 아니다. 추후 늘어난 증원을 감당할 수 있는 자대 병원 규모, 전공의 TO 등 장기적 측면에서 미래 문제까지 함께 고려돼야 하는 복합적 문제"라면서 "증원이 정말로 필요한지 원점에서부터 재논의해 달라"고 요청했다.
의대증원을 포함한 필수의료 패키지는 교육 질 저하는 물론, 대한민국 의료계 전반에 좋지 않은 방향으로 큰 파장을 가져올 것이라고도 진단했다.
동국의대생들은 "현재 정부는 강압적 형태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매우 불합리하다고 생각한다."면서 "증원 규모 제출 역시 정부의 압박 속에서 진행되는 것은 옳지 않다. 학생들은 증원 규모 제출에 반대하는 입장이다. 총장님께서 부디 학생들이 행동하는 이유에 귀를 기울여 주시고, 목소리를 들어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존경하는 최외출 영남대학교 총장님께"
영남의대 비대위는 2일 최외출 영남대 총장에 "정부의 정원 확대 정책은 총장님이 제출한 수요 가능한 의대 정원을 기반으로 한다"며 "총장님께 묻는다. 과연 수요 가능한 의대 정원 수치는 과학적 근거와 산출 과정에 의해 도출된 수치인가?"라고 불었다.
현재 의과대학 교육현장은 과포화 상태라는 점도 분명히 했다. 영남의대 자습실·강의실·CBT 시험용 컴퓨터 수가 인원에 딱 맞춰 제공되고 있고, 카데바는 8명당 한 구만이 제공된다는 설명이다.
영남의대 비대위는 "수술실의 경우 의료진만으로도 꽉 찬다. 학생 한 조 두명만 들어가도 수술 동선에 큰 방해가 된다. 병동 실습 또한 case와 시설 부족으로 의료진에게 피해가 가지 않는 선에서 관찰할 뿐 실습을 충분히 교육받지 못한다"면서 "현재도 부족한 시설과 시스템으로 어떻게 추가 증원을 받아 교육할 수 있는가?"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끝으로 "총장님께서 학생을 대변하지 않는다면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지 묻고 싶다. 무엇이 학생을·학교를·우리나라를 위한 것인지 지혜로운 결단이 필요한 순간"이라면서 "3월 4일 재수요 조사에 응하시면 안 된다. 우수한 우리나라의 의료가 무너지지 않도록 현명한 결단을 내려주시길 부탁드린다"고 간곡히 호소했다.
"정성택 전남대학교 총장님, 저희의 목소리를 들어주십시오"
전남의대생들은 2월 29일 호소문에서 "학생들은 정부의 비과학적이고, 독단적인 정책에 맞서 투쟁하고 있다. 한없이 무거운 생명을 다루는 학문이 한없이 가볍에 다뤄지는 작금의 상황을 그저 좌시 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호납권은 이미 서남대학교 폐교 사태를 통해 수준이 보장되지 않는 의학 교육이 어떤 미래로 이어졌는지를 알고 있다고도 짚었다.
전남의대생들은 "정성택 총장님께 후배들이 호소한다. 학생들과 협의 없는 의대 증원 수요조사에 응답하지 말아 달라"며 "부실교육의 여파는 고스란히 학생들의 몫이다. 저희의 목소리를 들어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존경하는 양오봉 전북대학교 총장님께"
전북대학교 의과대학 학생들은 2월 29일 총장에 보내는 서신을 통해 "의대생들의 목소리를 무시하지 말아 달라"고 촉구했다.
전북의대 학생들은 "의대 교육을 받는 학생들이 의대 교육환경을 가장 잘 알고 있다. 정원을 늘린다면 저희 의대는 절대로 수용할 수 없다"며 "증원 규모에 대해 학생들의 목소리를 듣고, 원점 재논의하시길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끝으로 "총장님께서 독단적으로 증원 규모를 발표하거나 국민과 환자에 해를 끼치는 필수의료패키지를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발표하는 일이 없으시길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강조했다.
"김춘성 조선대학교 총장님께 드리는 서신"
조선의대 비대위는 2월 29일 서신을 통해, 하루 전 언론을 통해 조선의대 증원 신청 예정 사실을 접했다며 깊은 유감을 표했다.
조선의대 재학생 602명 전원이 정부의 일방적 정책에 맞서 투쟁 중임을 알리며 "총장님께서도 의료인이기에 이러한 정책들로 의료시스템의 큰 붕괴가 초래될 것이 자명함을 깊이 인지하고 계실 것"이라고 전했다.
조선의대 비대위는 "총장님께 강력히 요청한다. 정부의 기만에 당하지 말아 달라. 제출 예정인 증원 규모의 공명하고 과학적인 근거를 제시해 달라. 무책임투성이의 수요조사 결과를 조속히 번복해 달라"며 3가지 요청사항은 밝혔다.
끝으로 "사랑하는 모교, 존경하는 총장님께서 논리적이고 공명정대한 방향으로 저희와 함께하실 것을 굳게 믿고 있다"며 "저희이 믿음을 저버리지 말아 달라. 믿고 기다리겠다"고 말했다.
"존경하는 박성태 원광대학교 총장님께"
원광의대 비대위는 2월 29일 서신을 통해, 원광대가 증원된 학생 수를 감당하기 위해 교육환경 개선에 나선다는 소식을 들었다며 "그간 이뤄지지 않았던 일이 증원을 전제로 일사천리로 진행되는 것이 학생 입장에서 야속하다"고 전했다.
원광의대생들은 "총장님께서 원광의대, 나아가 원광대학교의 미래를 생각하는 마음은 백번 이해한다"며 "허나 의대 증원은 타당한지, 현 필수의료 붕괴는 의대 증원으로 해결될 것인지에 대한 해답이 나온 후에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총장님에게 두 가지를 요청한다면서 "교육부에서 요청한 증원 규모 재조사에 응하지 말아 달라. 원광의대 교육환경을 즉시 개선해 달라. 교육환경 개선은 증원을 두고 협살할 의제가 아니다"라고 전했다.
끝으로 "존경하는 총장님이 학생들의 진심어린 이야기를 들어주실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고 덧붙였다.
"김용하 건양대학교 총장님께 올리는 성명문"
건양의대생들은 2일 성명을 통해 건양의대 증원을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건양대학교가 의대생이나 의료계와 합의 없이 증원계획을 일방적으로 통보했다"며 "단순히 건물의 공간·시설에 대한 것만이 아닌 의대생들의 의견을 들어 달라"고 전했다.
"의대증원이 실행된다면 의료계에 악영향을 주고 그 피해는 국민들이 고스란히 받는다. 그 모든 결과를 건양대가 책임질 수 있느냐?"고도 물었다.
건양의대생들은 "학생 일동은 공부를 잠시 멈추고 한목소리로 의대증원 정책을 반대하고 있다"며 "독단적으로 의대 증원 규모를 발표하지 않으시길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원종철 가톨릭대학교 총장님, 간곡히 요청드립니다"
가톨릭의대 비대위는 2일 호소문을 통해 "의대 증원 희망 숫자 제출을 보류하시도록 간곡히 요청드린다"고 밝혔다.
비대위가 내부적으로 실시한 조사결과에서 응답자 459명의 학생 중 94.3%가 '교육환경을 고려했을 때 증원 이후 교육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고 답변했음을 짚었다.
가톨릭의대생들은 "본교는 대부분의 강의실이 100명 남짓하게 수용할 수 있다. 현재 상황에서의 증원은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며 "과학적 근거도, 현실적 준비도 되지 않은 상황에서의 의대 증원 숫자를 적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지적했다.
총장에 "부디 이 나라의 의료계가 무너지지 않길 바라는 학생들의 목소리를 들어 달라. 희망 숫자 제출을 보류해 달라"고 요청했다.
"오연천 울산대학교 총장님께 드리는 의대생들의 성명서"
울산의대생들은 2월 29일 '총장님께 드리는 성명'을 통해 의대 정원 신청이 명확한 근거를 바탕으로 추산돼야 함을 강조했다.
울산의대생들은 "의대정원 신청은 교육 변화로 인해 영향을 받는 의대생들과의 충분한 논의 후 결정돼야 한다"며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에서 1차 수요 조사 결과가 과장됐음에 유감을 표한 일을 짚었다.
울산대학교의 교육목표 중 하나가 '진리를 지키는 용기'임을 언급, 울산의대생들이 진리와 정의에 따라 양심적으로 행동하겠다는 용기로 본 성명을 작성한 것임을 강조했다.
울산의대생들은 "총장님께서 의대생들의 우려를 고려해 학생 정원 신청에 앞서 학생들, 교수진과 충분히 논의해주실 것을 간곡히 요청한다"고 전했다.
"김용승 가톨릭관동대학교 총장님께 드리는 의대생들의 호소문"
가톨릭관동의대 비대위는 3일 호소문을 통해 "본교, 병원, 학생들이 모두 소통해야만 의학교육의 질을 보장할 수 있다"며 "갑작스러운 증원이 이뤄질 경우, 본교와 학생들이 큰 혼란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근본적 구조 개혁이 없는 증원은 의료전달체계를 더 왜곡시킬 것이고, 환자에 적절한 치료를 제공하지 못하는 상황을 초래할 것이라고도 봤다.
가톨릭관동의대생들은 김용승 총장의 신입생 환영사를 인용해 "학생이 중심이 돼야 한다는 환영사는 학생들에 큰 울림을 주었다"며 "미래 세대의 의료인인 저희의 목소리가 차갑고 높은 곳에 닿을 수 있게 도와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촉구했다.
"예비 충남대학교 총장님께 올리는 호소문"
충남의대 학생들은 3일 현재 교학부총장이 직무 대행 중인 관계로, 예비 총장님을 향한 호소문을 작성했다. 충남대는 지난해 선거를 통해 차기 총장 임용 후보자로 김정겸(교육학과)·임현섭(응용생물학과) 교수를 각각 1·2순위로 교육부에 추천했다.
일부 기사에서 충남의대가 현재 2.7배 규모인 300명까지 정원을 늘릴 수 있다고 언급한 데 대해 "단순한 오보일 것이라 생각하고, 호소드린다"고 전했다.
학생들은 130명 수용 강의실이지만 자리가 부족해 강단 바로 앞까지 추가 책상을 놓아야 하는 현실, 200명이 넘어가는 병원 실습생이 10대도 돌아가지 않는 EMR 확인을 위해 경쟁을 벌여야 하는 PK실 등 현재에도 해결돼야 할 열악한 환경을 꼽았다.
충남의대생들은 "이번 정원 신청에 모든 충남의대 구성원들의 의견을 반영해 달라"면서 "충남대학교의 교시인 창의, 개발, 봉사를 배우게 해 달라. 사태가 최악에 치닫지 않도록 예비 총장님께서 의대 구성원들의 의견을 수렴해 달라"고 요청했다.
"김일환 제주대학교 총장님께 드리는 의대생들의 호소문"
제주의대생들은 3월 3일 호소문을 통해 교육부 재수요조사에서 총장의 냉철한 선택을 해달라고 요청했다.
제주의대생들은 "급격한 증원은 교육의 질을 심각히 떨어뜨리고, 제주도민의 신뢰를 잃게 만들 것"이라면서 60명조차 앉을 수 없는 강의실, 시신 7구조차 비치할 수 없는 해부 실습실, 50명 시험을 못 치르는 컴퓨터실, 40명조차 혼잡한 병원 실습 환경 등을 꼽았다.
의대증원은 제주대 출신 의사의 육지 유출을 막을 수 없다고 짚으며 "의대생들이 고민없이 증원을 반대하는 것이 아니다. 뒤따르는 여러 문제에 심각한 우려를 가지며 논의를 더 거쳐야 한다는 입장"이라면서 "3월 4일 증원 숫자를 확정하지 않기를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김헌영 강원대학교 총장님께 드리는 의대·의전원 학생들의 성명서"
강원의대 학생들은 3일 성명을 통해 "학생들의 의견을 반영해 3월 4일 수요조사에 참여하지 않길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의대 증원 정책이 강원대학교의 건학이념인 '실사구시'나 미래지향적인 글로컬 대학을 꿈꾸는 교육목표와도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강원의대생들은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 모두 수요조사 제출을 반대하고 있다"며 "교육자와 피교육자가 모두 비판하고 있는 정책이다. 대학본부는 의과대학의 목소리를 들어 달라"고 요청했다.
"존경하는 차정인 부산대학교 총장님께"
부산대학교 의과대학생들은 4일 서신을 통해 "의대 학장님과 교수, 학생들과 함께 결정한 바에 따라 증원 가능 인원수 0명 또는 제출의 보류를 간곡히 요청한다"고 밝혔다.
부산의대생들은 "이전에 진행됐던 의대 증원 규모 조사에서 학과 구성원들의 의견을 경청해주셨던 모습때문에 어느 학교보다 학생들을 존중한다고 믿었다"며 "언론에 보도된 주변 학교들처럼 총장님께서 이해할 수 없는 규모를 제시할까 우려돼 성명문을 보낸다"고 전했다.
의대 재학생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교육환경 실태조사 중 빈출 응답을 제시하면서 △카데바 부족으로 10명이 한조를 이뤄 진행, 고른 참여가 어렴다 △책걸상 및 공간 자체가 부족해 학생 수업이 버겁다 △학생지도 실습조교·교수 수가 너무 적어 제대로된 피드백을 받을 수 없다 △병원 PK 실습실1개를 250명의 학생이 공유해 이미 과포화 상태다. EMR 컴퓨터도 돌아가며 사용한다 등의 현 상황을 꼬집었다.
부산의대생들은 "교육부의 압박이 총장님의 마음을 편치 않게 함에 깊이 공감한다"면서 "그러나 윗선의 압박이 교육부의 본질인 인재 양성을 위한 것인지, 정부 이해관계에 매몰된 것인지 한번 더 돌아봐 달라"고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