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사회, 한국 상황 예의주시...국제 의료계 우려"

"세계의사회, 한국 상황 예의주시...국제 의료계 우려"

  • 고신정 기자 ksj8855@doctorsnews.co.kr
  • 승인 2024.04.1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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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율 세계의사회 서울이사회 준비위원회 공동위원장
세계의사회 이사회, 4월 18일~20일 서울 여의도서 열려
의료 윤리·교육·진료·인권 등 핵심 가치, 관련 논의 진행

박정율 <span class='searchWord'>세계의사회</span> 서울이사회 준비위원회 공동위원장(새계의사회 의장/대한의사협회 부회장) [사진=김선경 기자] ⓒ의협신문
박정율 세계의사회 서울이사회 준비위원회 공동위원장(새계의사회 의장/대한의사협회 부회장) [사진=김선경 기자] ⓒ의협신문

"한국 상황에 대해 세계의사회에서 예의주시하고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의사인력 증원 문제는 대부분의 나라에서 의사단체가 먼저 논의를 시작하거나 의사조직 또는 개인이 원해서 추진하는 형태로 이뤄지고 있다. 지금 우리나라처럼 정부가 일방적으로 강행하는 경우는 찾아보기 어렵다는 점에서 국제의료계가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세계의사회(WMA) 이사회가 오는 18∼20일 콘래드서울 호텔에서 열린다. 

세계의사회는 114개국 1500만 의사를 대표하는 국제기구로 매년 이사회와 정기총회를 개최해 오고 있는데, 올해 226차 이사회를 서울에서 열기로 했다. 이번 모임에는 50개국 180여 명의 의사들이 참여할 예정이다.

세계의사회가 주최하고 대한의사협회가 주관하는 이번 행사는 18일 세계의사회 의료윤리위원회와 사회의무위원회 회의, 19일 사회의무위원회와 재정기획위원회 회의를 거쳐, 20일 본회의 순으로 이뤄질 예정이다.

본 행사를 앞두고 16일에는 의협 주최로 '대한의사협회 글로벌 포럼'이, 17일에는 세계젊은의사협의회(JDN) 회의가 각각 의협에서 열린다.

다음은 박정율 세계의사회 서울이사회 준비위원회 공동위원장(세계의사회 의장/의협 부회장)과의 일문 일답.

Q. 최근 한국 상황에 대한 국제사회 동향은.

=국제 의료계가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무엇보다 의대증원 논의가 의료계 관련 연구자들, 임상현장에서의 전문가들과 충분히 이뤄지지 않았고, 정부가 제시하는 근거도 정확하지 않고 과학적이지 못하기 때문에 절차적인 면에서부터 상당히 문제가 있다고 보고 있다. 더 심각한 것은 의사직역에 대한 자율성과 권한, 권리를 배제시키고 협박 등 강압적인 태도로 의사들 특히 젊은 의사들과 학생들을 상대하는 점에서 크게 우려하고 있다.

제가 세계의사회 의장으로 선출된 지난해 이사회 이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하마스-이스라엘 가자지역 분쟁, 각국의 재난재해 등으로 인해 많은 희생자들이 발생해 세계의사회에서 인도주의적 입장에서 관심을 갖고 있던 중에, 정부의 일방적 주도로 강행되는 한국 의료상황도 심각한 문제로 떠올랐다. 이에 지난 두 달 동안 한국에 대한 우려 표명과 한국의료계에 대한 지지 입장을 담은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전에도 간호법, 수술방 CCTV 같은 국제적 이슈가 되는 문제들에 대해서도 WMA에서 많은 관심을 갖고 한국의사들의 대응을 지지해왔고 전문가적 차원에서 조속하고 원만하게 해결할 것을 촉구하는 노력들을 적극적으로 해온 바 있다.

Q. 세계의사회에 앞서 의협 글로벌 포럼을 연다. 

=세계의사회 이사회에 앞서 16일 사전 일정으로 글로벌 포럼을 열어, 각국의 현안과 관련한 의사의 역할과 책임이라는 제목으로 심포지엄을 준비했다. 크게 다섯 세션으로 WMA의 핵심 주제인 의료윤리를 시작으로 의사들의 역할과 사회적 책무, 의료보험과 수가에 대한 문제점 등을 포함했다. 마지막이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순서로, 우리나라 포함 5개국의 중요 현안에 대해 논의해 모든 회원국가들이 인지하고 서로 협업할 필요성과 시의적절한 조치에 대해 모색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이번 세계의사회 이사회는 226차인데 저희가 2021년에도 한 번 준비했다가 코로나19 때문에 온라인으로 했는데, 이번 회차 원래 다른 나라가 선정됐다가 여건상 하기 어려워져서 KMA가 재추진해 개최하게 됐다. 2008년 서울총회에 이어 규모 있는 세계의사회 행사를 마련하는 차원에서 준비위원회에서 많이 애썼고, 특히 16일 글로벌 포럼을 통해 우리나라 포함 세계 주요 현안에 대해 공유와 협업할 수 있는 장을 만들도록 노력하겠다.

Q. 세계의사회의 역할과 기능은.

=세계의사회는 1947년 발족했다. 세계대전 후 독일과 일본에서 반인류적인 연구가 진행된 것에 대한 반성과 성찰의 필요성이 부각됐고, 특히 의료인의 윤리에 초점이 맞춰지면서 세계의사회 설립이 가시화되었다. 각 나라의 대표 의료단체들이 정회원으로 가입하고, 우리나라의 경우 중앙회로 인정받는 대한의사협회가 가입돼 있다. 각 나라에서 대표하는 의사단체가 가입 신청하면 심사절차를 거쳐 회원국으로 인정한다. 현재 114개 회원국으로 구성돼 있다. 

세계의사회의 미션과 비전에서 최우선적인 건 물론 진료이고 그 다음으로 의료윤리, 의학교육, 건강과 관련된 인권 이 4가지 핵심 요소에 대한 국제적으로 최고 수준의 표준을 지향하고 추구하며 유지하는 데 그 목적이 있다. 윤리·교육·진료·인권을 핵심 가치로 두고 관련 주제들을 다루며 통상 4월 이사회 10월 정치총회 사이에 준비작업을 거쳐 총회 때 수십개의 주요한 결의문과 관련 성명서 등을 발표한다. 의사의 자율성·독립성 등의 이슈 들이 앞으로 국제적으로 더욱 강조될 것이므로, 세계의사회에서는 각 회원국에 협조와 협력을 통해 이를 강화해 나갈 것이다. 

Q. 한국의사로서 세계의사회 의장을 맡고 있다.

=지난해 4월 20일 세계의사회 케냐이사회에서 신임의장으로 선출됐다. 아시아에서 세계의사회 의장이 배출된 것은 1987년 일본 이후 37년만 이다. 의장은 이사회 모든 회의를 진행, 주도하는 역할을 한다. 절차적으로 많은 시간과 노력, 정성과 공을 들여야 하는 일이라 책임과 의무가 막중하나 그렇게 의견들을 도출해 나가는 과정 자체가 매우 아름답고 민주적이다. 각국의 이사뿐만 아니라 많은 회원들과 소통하고 공유하면서 얻는 가치 있는 결정에 도달했을 때 느끼는 보람이 크다. 

ⓒ의협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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