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수의료 기피 '낮은 수가'·'의료사고 법적 보호 부재' 원인
의사 수 늘려 해결? 오판…전공의 협박 좌시하지 않을 것
직선제대한산부인과개원의사회가 2000명 의대 정원 확대는 이공계 인재 양성에 미칠 부정적 파장과 증가할 사교육 규모 등을 고려하지 않은 정치적 표심을 위한 정책이라며 백지화를 요구하고 나섰다.
직선제대한산부인과개원의사회(직산의회)는 14일 스위스그랜드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정부는 전문 집단과 아무런 합의도 없이 2000명 의대 정원 확대를 발표했다"면서 "정부에 과학적 근거를 요구했지만 근거 자료 공개도 거부했다"고 밝다.
직산의회는 의사 수가 부족해 소아과 오픈런이나 응급실 뺑뺑이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는 정부의 원인 진단에 관해서도 조목조목 반박했다.
2010년부터 2020년 15세 미만 인구수는 21% 감소한 반면, 소아청소년과 전문의는 33% 증가해 인구당 전문의 수는 무려 67.9% 증가했다고 밝힌 직산의회는 "경영난으로 소아과 진료를 하지 않고 타과 진료를 하기 때문"이라며 "소아과 오픈 런도 지역에서 제일 유명한 소아과 병원에서 독감철에만 나타나는 일시적인 현상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응급실 뺑뺑이 역시 "대학병원 응급실은 경증 환자가 넘쳐나 중증환자를 받기 어려운 반면, 2차 병원 응급실은 텅텅 비어 있다"면서 "응급의료 전달체계만 정상적으로 작동하면 충분히 해결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의대 정원 2000명 증원은 수도권에 총 6600병상의 대형병원 분원을 위한 것"이라고 지적한 직산의회는 "필수의료 기피 원인인 낮은 의료수가와 의료사고 법적 보호 부재를 해결해 기존에 면허를 취득한 의사들이 상대적으로 의사가 부족한 지역에서 분만을 할 수 있는 환경을, 앞으로 배출될 의료인력이 산부인과를 전공할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해법을 제시했다.
직산의회는 정부가 수련병원에 내린 집단 사직서 수리 금지와 전공의에게 내린 업무개시 명령·면허 정지·면허 박탈 등을 비롯해 출국 금지 명령과 대한의사협회의 성금 모집 활동 중단 권고 등 압박과 협박을 멈출 것을 촉구한 뒤 "전공의가 불이익을 보게 된다면 의협 비대위와 더불어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직산의회는 산부인과 분만비 300% 인상·분만수가 Risk fee 및 분만 대기료 신설·분만실을 특수 처치실 인정·산과 초음파 7회 보험 적용 횟수 제한 폐지·신생아실 입원료 인상·기본 진찰료 수가체계 개편 등 수가 현실화도 촉구했다.
한편, 직산의회와 대한산부인과의사회는 지난 2월 24일 통합에 관한 합의 사항을 정했다고 밝혔다. 통합을 위한 합의 사항은 ▲통합이란 대의에 모두 깊이 공감하고 이 공의로운 대의를 방해하는 요인을 함께 극복하기로 한다 ▲두 단체는 산부인과 전문의면 모두 참여할 수 있는 직선제로 회장을 선출 후 두 단체의 통합에 동의하고 조속하게 시행한다 ▲위의 합의 사항을 실현하기 위해 두 단체에서 추천된 위원으로 통합위원회를 구성하고 통합 관련 전권을 위임한다 ▲통합위원회는 3월 달에 합의를 이루고 4월에 통합총회를 할 수 있도록 노력한다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