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정원 확대' 의-정 갈등, 정총서도 드러날 듯
사직전공의 비판 부른 '병협 박민수 차관 초청'과 대조
정부의 일방적 의대 정원 2000명 확대로 시작된 의료 사태가 2달 넘게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의-정간 팽팽한 갈등이 의료계 1년 향방을 좌우할 정기대의원 총회에서도 드러날 전망이다.
대한의사협회는 오는 4월 28일 열리는 제76차 정기대의원총회에 보건복지부 및 정부측 인사를 일절 초청하지 않기로 했다. 매년 진행됐던 보건복지부 장관 표창도 올해는 없다.
의협 대의원 총회는 한해의 살림을 준비하고, 1년간의 의료계 사업·정책 추진 방향을 정하는 주요 행사. 특히 올해의 경우, 의대 정원 확대를 포함한 필수의료패키지 정책이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면서 비상대책위원회 향방, 향후 대응방안 등을 심도있게 다룰 것으로 예상되면서 어느때보다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의료계의 큰 행사인 만큼 여야 정치인을 비롯해 정부 관계자들이 대거 자리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2022년 제74차 정기 대의원 총회에는 이준석 당시 국민의힘 대표, 배진교 당시 정의당 원내대표, 송영길 당시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경선후보가 각각 총회장을 찾았다.
박병석 당시 국회의장과 김부겸 당시 국무총리는 각각 서면축사와 영상축사를 통해 코로나19 속 의료진의 헌신에 대해 감사를 표했다.
작년 제75차 정총에서는 현재 의료계에서 '경질'을 요구하고 있는 박민수 보건복지부 제2차관이 자리하기도 했다. 이때는 '간호법'으로 국회와의 긴장감이 컸던 터라, 국회 인사들을 초청하지 않았다.
올해 의협의 정부인사 '노 초청' 행보는 최근 논란이 됐던 대한병원협회와는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병협은 지난 12일 정기총회에 박민수 보건복지부 제2차관을 초청, 의료계 내부에서 비판 목소리가 나왔다. 전공의들의 경우 공식적으로 병협에 유감을 표하기도 했다.
사직 전공의 1360명은 지난 15일 보건복지부 장·차관을 '권력남용'으로 고소하면서 진행한 기자회견 중 박민수 차관의 병협 정총 참여를 언급했다.
사직 전공의 대표로 입장을 밝힌 정근영 분당차병원 사직 전공의는 "병협 정기총회에서 웃으며 축사를 진행하는 박민수 차관을 보고 일제시대 독립운동하는 마음이 들었다"며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나 병협도 믿을 수 없다. 믿을 건 의협뿐"이라고 전했다.
의협 관계자는 "정부 인사 초청 관련 내용은 인수위원회 및 상임이사회에서 모두 논의된 사안이다. 보건복지부 장관 표창 역시 마찬가지"라면서 "보건복지부에서도 올해는 장관 표창과 관련해 따로 연락을 해오지 않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