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 의료개혁 추진 위한 재정 역할 토론회 개최
"인력 육성, 의료기관 몫 아니라 국가 인프라 구축 관점에서 접근해야"
의대정원 강화를 포함한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를 발표하머 의료'개혁'을 내세우고 있는 정부. 보건복지부는 개혁을 위해 10조원 이상의 재정을 투입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상태인데, 임상 현장에서는 재정투자에서도 '혁신'이 필요하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강희정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2일 '의료개혁 추진을 위한 건강보험과 재정의 역할'을 주제로 열린 정책 토론회에서 건강보험 재정과는 별도로 국가 재정을 필수의료 육성 등에 투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구체적으로 ▲필수의료인력 양성 ▲필수의료서비스 공급 비용 보상 ▲지역의료기관 역량 강화 ▲지역의료서비스 인프라 투자에 국가재정을 투입해야 한다는 것이다.
재원은 일반회계 전입금과 관련 조세 수입을 공유하는 형태로 해서 (가칭)필수의료특별회계와 지역의료발전기금을 만들어 관리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필수의료특별회계는 전공의 처우개선, 의학교육지원, 책임보험 및 공제료 지원, 의료사고 보상한도 상향 등에 쓰면 된다고 했다.
지역의료발전기금은 지역 정주 및 필수의료인력 기회비용 보전을 위한 공익보조금 지급, 주거지원, 수련지원수당, 필수의료 특화 의료기관 지정 및 운영지원 등에 사용할 수 있다고 했다.
강 연구위원은 "국민건강과 관련성이 높지만 현재 보건의료재원으로 투입되지 않고 있는 주세 및 교통 에너지 환경세를 활용할 수 있고 농어촌지역 의료격차 해소를 위한 재원으로는 농어촌특별세 활용을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주세는 3조5686억원, 에너지·환경세는 10조8436억원을 징수했다. 농어촌특별세 징수액은 5조4534억원 수준이다.
신응진 대한병원협회 정책위원장은 '건강세' 도입을 주장했다. 그는 "WHO는 각국에 설탕세 도입을 권고한 바 있다"라며 "설탕을 과다섭취해 비만이 유발되고 비만 때문에 여러가지 질병이 유발돼 결국은 의료자원을 써야한다는 이유에서입니다. 영국은 이미 설탕세를 받고 있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흡연이나 음주에 따른 술과 담배에 관광세를 부과하는 나라도 있다. 건강보험 재정만으로 필수의료를 살리는 데 한계가 있는 만큼 필요한 재원을 확보하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필수의료 영역에 속하는 심장전문병원 세종병원 박진식 이사장은 현실을 전하며 필수의료인력 양성에 국가 재정 투입 역시 필수라고 했다.
박 이사장은 "초대형 병원조차도 필수의료 인력에 대한 육성에는 관심을 별로 갖지 않는 상황"이라며 "세종병원은 선천성 심장병 어린이 수술, 심장 수술을 목표로 투자하고 있는데 현재 심장병 환자를 치료하는 소아청소년과 의사, 소아 흉부외과 의사 중 세종병원을 거치지 않고 간 사람이 별로 없다고 얘기할 정도다. 거꾸로 얘기하면 소아심장 분야 인력 육성에 어떤 병원도 투자하지 못하고 있다는 뜻"이라고 토로했다.
새롭게 보건의료정책관을 맡은 김국일 정책관은 건강보험 재정 이외 별도 재정을 만들기 위해 필수의료특별회계, 지역의료발전기금 구성을 설계하고 있다고 했다. 여기에다 건강세 도입, 각종 기금 사이 관계, 관련 법 제정 등도 고민해 나가겠다고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