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도 법원도 해결 못 했다…2020년처럼 의정합의 주도 요청
의대 교수들 "협의 절차가 최우선, 올바른 의료개혁 재논의하자"
2025학년도 대입 모집요강 발표가 다가옴에도 의료사태가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자, 의대 교수들이 차기 국회에 적극 개입을 요청하고 나섰다. 2020년에 그랬듯 정부와 의료계 간 협의의 창구를 터달라는 것이다.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는 28일 한국프레스센터 프레스클럽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전공의 사직 사태로부터 3개월이 넘어가고, 한국대학교육협의회의 2025학년도 입시계획 발표를 목전에 둔 시점이다.
서울의대 교수 비대위는 "사태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지 않는 현시점에서 22대 국회 개원을 손꼽아 기다린다"며 "2020년처럼 의료사태에 다시 한번 개입해 주기를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비대위는 "비록 현재는 휴지조각이 돼 버렸지만, 2020년 당시 의료공백이 한 달 만에 해결될 수 있었던 건 국회의 주도로 의정합의가 이뤄졌기 때문임을 기억한다"고 돌이켰다. "현 정부는 3개월 넘게 사태를 해결하지 못하고 협박만을 일삼고 있고, 사법부 또한 공공복리 우려를 들어 해결 기회를 흘려보낸 상황에서, 국민이 기댈 수 있는 건 입법부가 유일하다"고도 했다.
비대위는 22대 국회를 향해 "2020년 의정합의가 이제라도 지켜지도록 해 달라"며 "의료전문가 집단이 포함된 국회 내 협의 기구를 설치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충분히 논의해 주시라"고 요청했다.
이어 "의료계는 조건 없는 대화를 원하며, 문제의 본질과 해결 방법을 함께 논의하기 위한 원점 재검토를 요구하고 있다"며 "2025년도 의대정원은 논의 대상이 아니라며 대화 걸림돌을 치우지 않고 있는 것은 정부"라고 꼬집었다.
2000명이나 1500명이란 수치보다는 '타협 절차' 그 자체가 훨씬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비대위는 "협상과 합의에 따른 정책 수립이 어길 수 없는 원칙이 되도록, 여야 합의를 거친 법안을 통해 합리적인 정책이 추진되도록 국회가 나서주시라"고 거듭 밝혔다. 그러면서 "목표로 하는 의료 체계에 합의가 먼저 이뤄지고 이에 필요한 의사 수를 최선의 방법으로 추산한 후, 목표치 의사 수에 도달하기 위한 합의가 이뤄진 후에 점진적으로 시행돼야 올바른 의료개혁"이라고 짚었다.
정부를 향해서도 쓴소리를 냈다.
비대위는 "의대 정원을 일시에 50%씩 늘리는 나라는 전 세계에서 우리가 유일하다. 전공의와 의대생들은 이대로 증원이 확정되면 복귀할 의사가 없다고 한다"고 짚었다.
이어 정부를 향해 "학생과 전공의들이 돌아오게 할 대책, 다수의 N수생 양산과 이공계 신입생 감소에 따른 사회적 비용 손실에 대한 대책, 의학교육평가인증에 실패해 의사면허 국가시험 자격 박탈이나 폐교에 이르렀을 시의 대책, 이 모든 문제를 통틀어 2025년 교육에 대한 대책을 갖고 있어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