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 자료 제출 비협조에 국회 보건복지위 '부글부글'
정부, 증원 근거 질문에 "3개 논문 참고, 정책적 결정" 무한반복
"정부의 입장은 2000명이 반드시 필요한 숫자라는 것이지 않느냐. 그래놓고 두 달만에 500명, 4분의 1일 뚝 줄여서 최종적으로 1509명 증원을 결정했다. 그렇게 합리적으로 과학적이고 필요 불가결한 숫자였다면 어떻게 두 달만에 500명이나 줄이나."
26일 의료계 비상사태 관련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공청회에서는 '2000명 증원'을 둘러싼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2000명 증원 근거가 미흡하다는 위원들의 지적에, 정부는 "KDI 등 3개 논문이 제시한 수급 전망에 따라 2035년 1만명 정도의 의사 부족이 예상된다는 점을 참고해 빠른 시일 내에 2035년 수급 균형을 맞춰야 하고, 의대 교육기간이 6년이라는 점을 감안해 결정했다"는 답변을 반복했다.
다만 정부는 그에 대한 근거자료는 내놓지 못하고 있다. 지난 의대증원 집행정지 소송 2심에서 서울고등법원이 겪었던 고난이 국회 청문회 자리에서도 재현된 셈이다.
거듭된 요청에도 정부가 별다른 근거 자료없이 전문가 의견을 들어 정책적 결정을 내린 것이라는 답변을 반복하자, 박주민 국회 보건복지위원장이 언성을 높이는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다.
오전까지만 해도 "법원에서조차 왜 근거를 내지 못하느냐고 질타한 사실이 보도도면서 많은 이들이 의구심을 가지고 있는 부분이다. 관련 자료를 정리해 제출해 달라"고 차분하게 요청했던 박 위원장은 청문회가 속개된 오후에도 자료가 도달하지 못해 질의응답이 공회전하는 상황이 반복되자 정부를 강하게 질타했다.
박 위원장은 "오늘 정부의 말대로라면 2000명은 반드시 필요한 숫자였다는 것인데, 최종적으로 결정된 증원 규모는 1509명이다. 그렇게 오랜시간 전문가들과 논의해 결정한 합리적이고 과학적이고 필요 불가결한 숫자였다면 어떻게 (발표 후) 두달 만에 500명, 4분의 1일을 뚝딱 줄이 수 있느냐"고 꼬집었다.
이어 "상식적으로 그렇게 필수불가결한 숫자를 4분의 1이나 줄이는게 말이 되느냐. 결국 4분의 1일을 확 줄일 수 있을 정도로, 아니 줄일 수 밖에 없을 정도로 막 정한 숫자라는 얘기"라면서 "서울고등법원에서도 2000명 결정에 대해서는 그 근거가 미흡하다며 판결문 곳곳에서 여러차례 언급하고 있다. 정부의 주장대로 증원의 근거가 명확하다면 자료를 내라"고 요구했다.